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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원 "포 비올라, 오직 비올라만을 위해 무대"

등록 2021.09.18 0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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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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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승원. 2021.09.17. (사진 = 목프로덕션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비올라는 실내악 성부에서 중요한 악기예요. 화성을 뒷받침하죠. 비올라로만 꾸린 앙상블은 비올라가 고음과 저음의 성부를 모두 소화해야 해서 어려움이 물론 있어요. 하지만 오직 비올라만을 충분하게 느낄 수 있죠."

비올라의, 비올라에 의한, 비올라를 위한 무대가 마련된다. 국내를 대표하는 비올리스트 이승원·김규현·김세준·문서현이 오는 1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펼치는 '포 비올라(For Violas)'다.

17일 전화로 만난 이승원은 "오직 비올라만을 위한 무대라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하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과 '아벨 콰르텟'의 전·현직 비올리스트 네 명이 의기투합했다. 이승원과 김규현은 노부스 콰르텟의 전·현 멤버, 김세준과 문서현은 아벨 콰르텟 전·현 멤버다.

사실 비올라는 악기 본연이 가지고 있는 은은한 매력은, 평소 실내악이나 오케스트라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중석적인 음색이 특징으로, 평상시 화려한 음색의 바이올린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간 음역을 담당해 독주도 드물다.

모든 프로그램 구성이 비올라 단일 악기로만 구성된 이번 무대는 비올라의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공연 타이틀 '포 비올라'는 네 대의 비올라(Four Violas)를 뜻하는 동시에 비올라의 모든 것(For Violas)을 뜻한다.

비올라 연주자들은 대부분 비올라를 닮는다. 비올라처럼 배려심이 많고 다른 사람과 잘 조화를 이룬다. 자신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그 몫 이상을 해낸다.

이승원은 "저를 제외하고 다른 세 연주자는 어릴 때 바이올린을 전공하다 비올라로 바꾼 케이스예요. 근데 비올라를 연주한 이후 성격이 더 부드러워지고 포근해졌다고 입을 모은다"고 웃었다. "다들 유머스러하고 유쾌해서 리허설 과정도 즐겁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선 가장 유명한 바이올린 곡을 비올라 네 대 버전으로 편곡한 바흐의 파르티타 2번 중 샤콘느, 이승원·김규현의 두 대의 비올라를 위한 녹스 '9개의 손가락', 김세준·문서현의 브리지 '비가', 바인치엘(Weinzierl) '야상곡', 네 대의 비올라로 연주하는 퍼셀·녹스·보웬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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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포비올라. 2021.09.17. (사진 = 목프로덕션 제공) photo@newsis.com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네 연주자가 곡마다 돌아가면서 1비올라를 맡는다는 것이다.

이승원은 "저희끼리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있어요. '비올라가 한을 풀었다'는 거죠. 주로 중음 역을 담당했는데 이번에 아름다운 멜로디를 내기 때문이에요. 하하. 첼로의 음역도 담당해야 하는데, 한계가 있어 더 내려가지 않다보면 첼로의 마음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9~2017년 노부스 콰르텟 멤버로 활약한 이승원은 지휘에 집중하고자 이 팀을 나왔다. 이후 함부르크 국립음대에서 오케스트라 지휘 전공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최근 주목할 만한 지휘자로 급부상 중이다.

지난달에는 '제1회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를 위해 내로라하는 연주자 90명이 결성한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도 했다. 이 자리는 공모를 진행했는데, 이승원이 22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이승원은 "코로나19 시국에 감사한 시간이었다"면서 "다른 음악관을 가지고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연주자들이 짧은 시간에 결솔력이 생겼다. 내년에도 좋은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지휘자를 꿈 꿔온 이승원은 현역 비올리스트 활동을 겸하고 있어 상당히 유리한 위치다. 현역 연주자 겸 지휘자는 드물기 때문이다.

"지휘자는 리허설 능력, 소리를 잘 듣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해요. 제가 연주자라는 것이 도움이 되죠. 반대로 지휘를 본격적으로 한 이후 아무래도 시야가 넓어졌어요. 곡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고 성부의 균형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됐죠. 작은 것에 연연하던 습관에 벗어나 큰 그림을 그려 전체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두게 됐습니다."

비올라를 대하는 태도는 조금 달라졌는데, 비올라를 아끼는 마음은 여전하다. "예전엔 비올라가 제 세상의 전부였죠. 어릴 때는 콩쿠르로 인해 치열하게 살기도 했죠. 이제는 여유를 갖고 연주할 수 있어 감사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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