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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줌 흙으로 돌아가자"…美, 자연장 선택 늘어

등록 2021.09.17 12: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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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 회귀' 환경친화적 장례 시대 여는 대중화 일보

코로나19 장례에 대한 인식 변화…자연장 선택 4%→11%

콜로라도주, 지난해 워싱턴주 이어 2번째로 자연장 허용

[아르바다(미 콜로라도주)=AP/뉴시스]지난 8월11일 미 콜로라도주 아르바다의 세스 비달이 시신을 퇴비화 처리하는 자연장 시설 옆에 서 있다. 미국에서 죽은 후 화장이나 매장 대신 자연장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021.9.17

[아르바다(미 콜로라도주)=AP/뉴시스]지난 8월11일 미 콜로라도주 아르바다의 세스 비달이 시신을 퇴비화 처리하는 자연장 시설 옆에 서 있다. 미국에서 죽은 후 화장이나 매장 대신 자연장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021.9.17

[라파예트(미 콜로라도주)=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미 콜로라도주가 지난 7일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매장이나 화장하지 않고 퇴비화시키는 것을 허용했다. 지난해 5월 워싱턴주에 이어 미국에서 2번째이다. 또 오리건주도 내년 7월부터 시신의 퇴비화 처리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시신을 퇴비화시키는 자연장이 처음 허용된 워싱턴주에서는 지금까지 3개 업체에서 최소 85명이 자연장을 선택했다. 또 900명 이상이 자연장 서비스에 가입, 매장이나 화장이 아닌 자연장이 조금씩 대중화를 향해 나가기 시작했다.

덴버에서 자연장 업체를 새로 연 세스 비달은 자연장이 자연적 유기 감소를 통해 시신을 처리하는 이러한 시신 퇴비화가 보다 환경친화적인 장례 과학의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달은 죽은 시신을 빠른 기간 내에 다시 원소 수준으로 자연으로 되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말한다.

자연장은 나무상자 안에 시신과 함께 나무조각과 짚을 넣고, 상자 안 온도를 55도의 고온으로 유지하면서 필요한 산소를 공급, 살아 있는 유기체로 하여금 빠른 기간 내에 시신을 부식시키도록 하는 방법이다. 3개월 후면 살은 다 썩어 없어지고 뼈만 남게 되고, 보철물 등 의료 기기들을 제거하고 뼈를 분쇄한 후 다시 3개월 후면 시신은 완벽한 흙으로 퇴비화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퇴비는 의뢰자 가족의 마당에 뿌려질 뿐 상업적 이용은 금지된다.

자연장을 위한 비용은 7900달러(약 931만원)으로 2200달러(약 259만원)의 화장에 비하면 비싼 편이지만 1만 달러(약 1179만원)이 소요되는 매장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볼더에 사는 AJ 킬린은 사후 자신을 자연장하기 위해 최근 자연장 서비스에 가입했다. 그는 40살로 아직 어리지만 환경 문제를 고려해 자연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화장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데다 유독 가스를 배출해 대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 매장은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데다 잔디 유지를 위해 추가 자원을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종교계 일부에서는 시신을 퇴비화 처리하는 자연장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지 못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 퇴비가 토양을 오염시키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장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망 후 시신 처리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아직은 화장과 매장이 여전히 더 선호되고 있지만 지난해 조사에서 4%였던 자연장 선택 응답은 최근 11%로 3배 가까이 높아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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