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이 이재명·이낙연 운명 가른다…연휴에도 '명낙대전' 후끈
與 대선주자들 앞다퉈 호남行…러브콜에 시끌벅적
호남 20만 표심에 '끝내기'냐 '승부 원점'이냐 걸려
여론조사는 '오리무중'…명낙 앞서거니 뒤서거니
프레임 싸움 "실적으로 증명" vs "불안한 후보 NO"
이런 이유로 추석 연휴기간에도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주자들의 쇄도하는 러브콜에 시끌벅적할 모양새다.
연휴 직후 열리는 호남권 순회경선을 앞두고 양강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한 주자들이 총집결해 저마다 지지를 호소하는 '호남 대전'이 펼쳐지는 탓이다. 호남이 '끝내기 한방'과 '원점 승부'의 기로에 선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서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 쏠린다.
3박4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18일 광주청년드림은행 방문을 시작으로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광주 엔젤하우스를 찾는다. 이어 광주·전남을 돌며 바닥 민심 잡기에 들어간다. 19일에는 광주MBC가 주관하는 당 대선경선 TV토론에 참석한다.
이 지사는 전날인 17일에는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은 기득권 적폐세력과의 마지막 승부"라며 "동학혁명과 광주혁명의 개혁정신을 실천해 온 후보가 저 이재명이다. 가장 민주당다운 후보, 가장 개혁적인 후보가 바로 저 이재명"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달 초부터 문지방이 닳도록 호남을 오가는 모습이다. 앞선 경선 연패의 고리를 고향인 호남에서 끊어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18일 제주 방문 후 다시 3박4일 일정으로 호남에 머무른다. 19일에는 광주 무등산 산행 후 TV토론에 참여하고, 20일 광주·전남 지역을 순회한 뒤 22일까지 전북을 둘러본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6일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선 "호남은 대통령을 배출할 수 없다는 잘못된 편견을 깨 달라"면서 지역정서를 자극하기도 했다. 또 "검증 한 방에 무너지는 것이 대선이다. 검증이 끝난 후보, 도덕성에 흠이 없는 후보가 대선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면서 이 지사에게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7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옥상에서 기자들과 질의 응답하고 있다. 2021.09.17. [email protected]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 15일부터 광주와 전북을 누비고 18일에는 전남을 찾는 등 호남 민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두관 의원도 18일 전남 여수·순천·광양을 방문할 예정이며, 박용진 의원도 20일부터 호남 순회에 들어간다.
이처럼 여권 주자, 특히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호남 올인에 들어간 것은 호남권 경선에서 사실상 대선후보가 낙점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오는 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권 경선에는 총 20만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경선 중도 하차 후 이 지사가 누적 득표율 53.70%(28만5856표), 이 전 대표가 32.46%(17만21790표)를 차지한 상황에서 수도권 이전 최대 규모의 표밭이자 정부여당의 핵심 기반의 상징성이 있는 호남의 선택 여하에 따라 이 지사가 승기를 굳히거나 이 전 대표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형국이다.
여권 내 전략통인 우상호 의원은 KBS '사사건건' 인터뷰에서 호남 경선 판세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누적 득표율 50% 밑으로 내려앉느냐, 이낙연 후보의 누적 득표율이 40%로 올라가느냐, 이게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여론조사에 나타난 호남 민심은 오리무중이다. 이 지사가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안팎에서 집중포화를 두들겨 맞는 데다가, 이 전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 승부수가 통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자 무등일보 의뢰 리얼미터의 광주·전남 지역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이낙연 전 대표(44.1%)가 이재명 지사(35.4%)를 오차범위 밖에서 누르고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13~14일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 2.5%포인트)
반면 같은날 발표된 광남일보 의뢰 모노리서치 여론조사에선 이 지사 40.6%, 이 전 대표 38.4%로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12~14일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 3.1%포인트)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의원인 16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지지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9.16. [email protected]
전국 단위 지지도에선 이 지사가 이 전 대표를 두자릿수 차로 앞서고 있지만 호남에선 접전 양상인 셈이다.
16일자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기관 합동 전국지표조사의 범진보 후보 적합도의 경우 전체 표본에선 이 지사 34%, 이 전 대표 19%였지만 호남에선 이 지사 40% 이 전 대표 33%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13~15일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 3.1%포인트)
호남 민심을 향한 이재명·이낙연 양측의 프레임 전쟁도 치열한 모습이다. 입을 모아 '본선 경쟁력'을 외치지만 메시지의 내막은 결이 다른 모습이다.
이 지사가 "나는 어딘가에, 누군가에, 무엇인가에 기대어서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다. 오로지, 더 새로운 길을 내는 저 이재명만의 비전과 실적에서 증명된 실력으로 국민께 선택받고 싶다"면서 실력론을 내세운다면, 이 전 대표는 "불안한 후보는 안 된다"면서 안정론을 앞세웠다. 이 지사의 성남 대장동 의혹을 에둘러 부각시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호남 대전을 가를 또다른 포인트로 오는 19일 예정된 광주MBC 주관 호남권 경선 TV토론회이 부상하고 있다. 주관 방송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연기됐던 일정이 오는 21일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전으로 확정된 것이다. 전략적 투표에 밝은 호남 유권자들에게 각 후보들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어필하냐가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들의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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