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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에 막말했던 김여정, 돌연 유화적 태도…"종전 나쁘지 않아"

등록 2021.09.24 14:41:20수정 2021.09.24 14: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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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김여정, 한국에 선결조건 걸고 종전선언 호응
남북대화 재개와 남북 통신선 복원 가능성
대북 적대시 정책과 이중 기준 철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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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지난 29일 주재했다고 30일 방영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1.06.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 대미·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여정은 종전선언을 고리로 삼아 대북제재 완화와 한미연합군사훈련 취소 등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여정은 24일 오후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제76차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 문제를 또다시 제안했다"며 "장기간 지속돼오고 있는 조선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상태를 물리적으로 끝장내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시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의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남북 통신선 복원과 한미연합훈련 국면에서 한국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가했던 김여정이 이번에는 유화적인 태도로 돌변했다.

김여정은 남북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남조선이 때 없이 우리를 자극하고 이중자대를 가지고 억지를 부리며 사사건건 걸고들면서 트집을 잡던 과거를 멀리하고 앞으로의 언동에서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북남 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관계회복과 발전전망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남북 통신선 재복원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목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과거에도 한미연합훈련 기간에는 매우 강경한 대남 태도를 보이다가도 훈련이 끝나면 유화적인 태도로 전환한 바 있다"며 "김여정의 이 같은 태도에 비춰볼 때 북한이 적절한 시기에 남북통신선을 다시 복원하고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추후 북한 의도를 재확인해야 하겠지만, 상호존중과 이중 잣대만이라도 우선 내려놓는다면 우선 대화에 호응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여정은 전제조건을 달았다. 그는 "선결조건이 마련돼야 서로 마주앉아 의의 있는 종전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며 북남관계, 조선반도의 전도 문제에 대해서도 의논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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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09.22. bluesoda@newsis.com

김여정은 그러면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종전이 선언되자면 쌍방 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한 한국측의 비판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은 그만큼 내부 경제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한이 무기 개발 경쟁을 벌일 경우 북한으로서는 출혈이 클 수 있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은 남북 간의 끝없는 군비경쟁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감을 갖고 있고 따라서 국가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수준의 평화유지와 상황관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평가된다"며 "리태성 외무성 부상과 이어 김여정 부부장까지 나서 굳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반복해서 밝히고 있는 것은 종전선언 제안을 계기로 대북적대시 정책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게 만들면서 교착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돌파해 보려는 시도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한국 정부가 북한이 요구한 선결조건을 맞춰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북제재 완화나 한미연합훈련 취소 등은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제재 완화와 연합훈련 중단이라는 북한이 원하는 성과를 얻어 오면 종전선언을 해주겠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입장이 난처해질 것 같다.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해주기 어렵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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