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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20주년 특집] 네이버 이해진의 도전과 꿈…오매불망 '글로벌'

등록 2021.10.10 14:03:48수정 2021.10.18 09: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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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자국어 검색엔진 성공에서 시작된 이해진 GIO 글로벌 비전·행보 조명
한국은 물론 일본 최대 IT 기업으로 등극함으로써 세계 공략 본격화
일본·북미·유럽·동아시아 등 권역별로 진출 전략 다르게 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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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18일 서울 포시즌스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디지털 G2 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 심포지엄에 대담자로 참석했다. (사진=네이버 제공) 2019.06.18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기자로서 한국을 이끌어가는 리더급 인사들을 직접 볼 기회가 많다. 이들 가운데서 부귀와 영달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리더를 보면 안도감을 느낀다. 이중에서도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55)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보면 특히 더 그렇다. 어느 정치인, 기업인, 지식인보다 진심이다. 최근 경영계 화두인 ESG 경영을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특히 그는 밑바닥부터 끊임없이 내공과 실력을 쌓고, 끈질기게 도전하고, 모두가 꿈이라고 여기는 것을 목표로 세워 현실화시켰다는 데서 더 뜻깊다.

한국에서 기업을 하면 숙명처럼 짊어지는 과제 '글로벌'. 그는 창업 초기 '다윗' 시절부터 글로벌 IT 공룡들을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의 비전은 원래부터 세계를 겨냥하고 있었다. 애초부터 인구가 5000만명 정도인 나라에서 성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제는 일본은 네이버의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 간의 경영통합, 북미는 웹툰 등 엔터테인먼트, 유럽은 개인 간 거래(C2C) 서비스, 동남아시아는 메신저 '라인 등을 필두로 권역별로 글로벌 공략 전법을 달리 구사하며 꿈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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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디지털 G2 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 심포지엄이 열린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 그랜드볼룸으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이자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한국 인터넷 산업의 선구자에게 듣다:네이버 창업과 성장의 경험'을 주제로 대담을 하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2019.06.18. amin2@newsis.com

10일 IT 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GIO는 국내 수많은 기업가 중에서 유일하게 PC 웹과 모바일에서, 한국과 해외에서 모두 탁월한 성과를 낸 유일한 기업인이다.

세계 인터넷 시장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과 같은 미국 IT 공룡들이 포식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검색과 메신저 시장은 지켜냈지만 동영상은 유튜브가, SNS는 페이스북이, 사진은 인스타그램이 가져가는 등 지금도 총성 없는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자국 기업 보호 정책과 큰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한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이런 환경에 맞서 이 GIO는 대한민국 IT 역사는 물론 세계 IT 역사를 다시 쓰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검색 1위 구글과 맞짱 떠 이긴 유일한 기업"

이 GIO는 1999년 네이버를 창업한 후 국내 1위 검색엔진을 키워냈다. 당시 미국의 야후, 라이코스 등에 이어 다음까지 등장한 가운데 후발주자로 나섰으나 한국어 검색 서비스를 만들자는 엔지니어적인 사명감으로 맞섰고 결국 1위로 올라섰다. 이는 이 GIO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성공으로 꼽힌다.
 
그 결과 한국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제외하고 자국 검색엔진이 있는 유일한 나라가 됐다. 정부가 직접 인터넷 장벽을 쌓아준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검색 1위 구글과 맞짱떠 이긴 유일한 나라가 된 것이다. 덕분에 검색엔진 네이버는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오롯이 지켜내고 있다.

PC 웹 시장에서의 성공에 취한 것일까.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실기,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이 들고온 '카카오톡'에 안방 SNS시장 주도권을 내주게 된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또 다시 도전에 나선다. 2011년 6월 메신저 '라인'을 개발,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1위 메신저로 성장시킨다.

특히 창업 2년 차인 2000년부터 법인을 설립하며 10년 넘게 구애를 펼쳤으나 꿈쩍도 하지 않던 일본 시장에서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라인을 기적처럼 성공시켰다.

메신저 '라인' 성공의 의미는 간단치 않다. 모바일 시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SNS 시장에서 글로벌 SNS 공룡 페이스북을 제친 것은 물론 국내 인터넷 기업 중 최초로 글로벌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이 GIO는 당시의 고뇌를 이렇게 회고한다 "일본 검색 시장에 진출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일본 사용자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4~5년 그런 상황이 지속되니 직원들도 지쳐갔다. 그럴 때 2011년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공포스러웠다. 가족을 귀국시킨 직원들이 퇴근하면 집에 혼자 있는 게 두려우니 자연스레 회사에 남아 같이 밤을 보냈다. 그렇게 두려움 속에 밤을 새우며 만든 것이 라인이다. 라인에서 직원들의 마지막 절박감, 혼이 담긴 느낌을 받는다. 사업 성공도 그런 것 같다. 한번의 천재적인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수십, 수백 번의 시도에도 성과가 없다가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시도하는 것에서 찾아오는 것 같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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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O)가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찬 겸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07.04. photo@newsis.com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 경영통합으로 일본 1위 인터넷 기업 등극

네이버가 설립 초기부터 문을 두드려온 일본은 라인 메신저의 성공 이후 네이버의 확고한 글로벌 기반이 됐다.

이어 지난 3월 1일에는 네이버의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 간의 경영통합을 완료함으로써 단숨에 일본 1위의 인터넷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로써 일본 최대 메신저 '라인'과 일본 최대 포털 '야후재팬'의 시너지는 물론, 세계 3위 시장인 일본을 기반으로 한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선적으로 네이버는 국내 시장에서 입증한 쇼핑 플랫폼 '스마트스토어' 기술을 Z홀딩스의 라인에 활용해 일본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일본 B2B 시장에서도 성공을 만들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인 웍스모바일의 협업 솔루션 '라인웍스'는 일본의 유료 업무용 메신저 시장에서 4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영상 메신저 스노우(SNOW)도 일본,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1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스노우의 월간 사용자는 2억8000만명에 달한다. 이 GIO가 일본에서 어떤 새로운 기록을 세워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북미 Z세대 웹툰-제페토-팬십 커뮤니티에 기반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로 공략

북미 시장은 웹툰-메타버스-팬십 커뮤니티라는 삼각 편대를 기반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

마블·DC코믹스로 대표되는 미국과, 망가(만화)의 나라 일본에 K-콘텐츠 '웹툰'이 맞서는 가운데 그 선봉장에는 네이버가 있다

네이버 웹툰의 미국 내 월간 사용자수는 천만명을 넘었다. 국내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유례없는 성과다. 이런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월에는 글로벌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했다. 

네이버웹툰과 왓패드의 월활성사용자(MAU)를 합하면, 글로벌 사용자는 1억67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이들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는 약 600만명, 등록된 창작물은 약 10억개 이상인 만큼 향후 지식재산(IP) 비즈니스에서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한국, 일본, 중국 등을 비롯해 미국에서도 10대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제페토의 누적 가입자는 2억명에 달하며, 이중 해외 사용자 비중은 90%, 10대 사용자 비중은 80%에 이른다.

네이버의 라이브 기술은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BTS가 속한 하이브(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의 시너지를 만들 예정이다. 네이버와 하이브는 팬십 커뮤니티 브이라이브와 위버스를 통합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오랜 기간 동안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빅히트가 사업을 주도하고 네이버는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브이라이브의 누적 다운로드는 1억 건에 달하며, 해외 사용자 비중은 8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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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 책임. 2019.02.07. pak7130@newsis.com

◆글로벌 빅테크도 공략 못 한 유럽 C2C 시장…현지기업과 손잡고 도전

개인간 거래(C2C) 시장은 지역적 특색이 강하고, 획일화된 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려워 현지기업이 선전하는 분야다. 구글, 아마존과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이 공략하지 못 한 사이, 네이버는 유럽의 C2C 기업들과 손을 잡으며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는 스페인 최대의 리셀 플랫폼 왈라팝에 1550여억원을 투자했다. 프랑스의 명품 리셀 플랫폼 베스티에르에도 투자했다.

◆동남아 라인·웹툰 1위 경쟁력으로 M&A

라인 메신저는 일본은 물론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서도 강력한 플랫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일본 포함 4개국의 MAU는 1억 7100만명에 달한다. 메신저뿐 아니라 인터넷은행, 배달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라인웹툰 역시 동남아시아 웹툰 시장에서 확고한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는 직간접적인 투자를 통해서도 동남아 시장의 발판을 닦고 있다. 네이버는 동남아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캐러셀(Carousell), 인도네시아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 부칼라팍(Bukalapak), 동남아 대표 승차공유 서비스 그랩(Grab), 월 2000만 동남아시아 사용자가 방문하는 쇼핑 검색 및 가격 비교 서비스 아이프라이스(iPrice), 인도네시아의 온라인 신선식품, 생필품 커머스 분야 최대 플랫폼으로 성장한 해피프레시(iCart Group) 등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했다.

라인 매출을 네이버에 포함할 경우, 네이버의 해외 매출 비중은 3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방대한 사용자 규모를 확보하면 지속적인 매출 창출도 가능한 만큼, 네이버의 해외 매출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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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위치한 유럽 최대 I 연구소인 네이버랩스유럽

◆매년 매출 25% R&D에 투자…글로벌 AI 네트워크 확장

이 GIO의 기술 뚝심을 바탕으로 네이버는 매년 꾸준히 매출의 25% 수준을 R&D로 지출하고 있다.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삼성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의 R&D 투자 비중이 10% 안팎인 것에 비해 월등히 높다. 네이버가 영업이익, 즉 번 것보다 더 투자하는 것은 어느 기업보다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장기적으로는 이 비중을 30%선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런 파격 투자로 네이버는 검색, 커머스, 광고, 콘텐츠, 인프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체 기술을 확보, 글로벌 공략에 자신감을 갖을 수 있는 저력이 되고 있다.

특히 이 GIO는 앞을 내다보는 혜안으로 일찍부터 R&D의 무게중심을 인공지능(AI)에 뒀다. AI는 글로벌 기업들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분야다.

 네이버는 2017년 6월 유럽 최대 AI 연구소인 프랑스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 유럽)을 인수했다. 다음해 4월에는 두 번째 해외 AI 연구소 '네이버-홍콩과학기술대학 AI 연구소'를 세웠다.

지난 3월에는 베트남 최고 명문 공과대학 하노이과학기술대학(HUST)과 함께 AI 분야에서 다양한 산학협력을 진행할 전용 연구 공간 'HUST-네이버 AI 센터'를 열었다. 지난 5월 진행된 ‘2021 네이버 검색 콜로키움’에서는 미국에 R&D 조직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유럽(프랑스)-아시아(한국·일본·베트남)-미국을 잇는 글로벌 AI R&D 벨트를 확보한 것이다.

자본금과 인재의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AI 기술 경쟁에서 이 GIO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조명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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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후 첫 내홍…연말까지 리더십·조직체계 재정립 최대 과제

네이버는 최근 글로벌 '테크래시'(IT 기업에 반발하거나 제재를 강화하는 현상) 기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플랫폼 공세에 맞닥뜨려 있다. 하지만 올해로 23살인 네이버는 대외적인 공격과 압박에는 맷집이 쌓였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내홍은 낯설다. 지난 5월 40대 개발자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불거진 직장 내 괴롭힘 이슈로 노사가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다. 네이버 창업 후 내부에서 분열된 모습이 연출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네이버 경영진은 지난 6월 실무 특별전담팀(TF)을 구성해 새로운 조직 체계와 리더십 구축을 연말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연말 새로운 리더십과 조직구조 재편이 네이버가 앞으로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성장통에 그칠지, 혼란만 더할지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이 GIO를 포함한 경영진이 이번에도 위기를 기회로 바꿔 글로벌을 향한 전진의 고삐를 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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