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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민연금 금융사 재취업, 이대로 좋은가

등록 2021.10.12 14: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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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국민연금공단은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시장과 기업의 성장을 원칙과 목표로 세워왔다. 국민연금은 기금 규모와 자본시장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으로 인해 '자본시장 슈퍼 갑' 지위로 인식되는 측면 있었으나 그런 모습으로 보여져선 안 된다."

2년 전인 2019년 6월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발언이다. 2년이 흘렀지만 국민연금은 '자본시장 슈퍼 갑'에서 특별히 달라진 게 없어 보이는 현실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역이 금융회사로 무더기 재취업에 나서고 있다. 퇴직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역 4명 중 3명꼴로 금융회사에 취업한다고 한다.

이종성 의원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기금운용직 퇴직자 76명 중 57명이 금융기관에 재취업했다. 57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35명은 운용사,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탈(VC) 등 국민연금 자금의 영향력이 큰 곳으로 이동했다.

특히나 놀라웠던 사실은 지난해 대마 파문을 일으켜 해임된 운용역도 전원 취업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대마 파문을 일으키며 해임까지 됐던 인물들 4명 중 3명은 운용사에 취직했다.

일반적으로 회사들은 법적으로 이슈가 됐던 직원을 뽑는 데 주저한다. 입사해 다시 비슷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사내 구성원들에게 좋지 않은 신호를 줄 가능성이 커서다.

그런데도 운용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이들을 데려갔던 이유는 뭘까. 운용역 개인의 역량도 있겠지만 국민연금 자금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게 되리란 기대감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맺고 있는 인연이 도움되지 않을까, 국민연금 출신이 내부 정보를 잘 알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다.

'슈퍼 갑' 지위가 단순히 운용역의 재취업을 위한 '스펙'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의 영향력은 막대한 자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겼다. 900조원에 달하는 자금은 기금운용역의 역량보다 국민이 납부한 연금 규모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기금운용 퇴직자에 대한 전관예우가 뿌리뽑히기 위해서는 확실한 취업 심사가 필요하다. 현재 국민연금의 퇴직자 이해상충 규정으로는 전관예우를 확실하게 막아내기 부족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은 퇴직 후 2년간 이해상충 여부를 점검하지만 재취업 심사를 받지 않는다.

또 장기적으로 운용역들이 조직에 자부심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장기 투자자로서 1~2년 운용에 그치지 않을 것인 만큼 주니어 육성을 위한 토대 마련이 필요하다. 국민연금은 최근 처음으로 무경력 운용역의 입사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들을 제대로 키워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hw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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