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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의 시간'을 거슬러 오르다…제주 만장굴·김녕굴 탐험기

등록 2021.10.14 06:00:00수정 2021.10.14 08: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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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21 세계유산축전…비공개 구간 특별 탐험
1만년 전 용암 흐른 흔적 고스란히 남아 있어
용암 다리·용암 폭포 등 구조물도 형태 잘 보존
"애착심 가지고 자연 보존해 후손에 물려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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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에서 2021 세계유산축전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축제 관계자와 취재진으로 구성된 특별탐험대가 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비공개 구간을 살펴보고 있다. 2021.10.13. 0jeoni@newsis.com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용암이 흘렀던 1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탐험입니다."

제주에서 2021년 세계유산축전이 진행 중인 13일 오전 만장굴에서 만난 김상돈 세계자연유산 큐레이터는 비공개 구간 탐험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축제 관계자와 취재진으로 구성된 특별탐험대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만장굴 제1구간 상층굴과 하층굴, 김녕굴을 돌아봤다.

1만년 전 제주도 거문오름에서 솟아오른 용암은 낮은 곳을 향해 바다까지 약 14㎞를 흘러내렸다. 만장굴(7.4㎞), 김녕굴(700m)을 포함해 이 과정에서 형성된 벵뒤굴(4.5㎞), 용천동굴(3.4㎞) 등을 '거문오름용암동굴계'라고 한다.

이 동굴들은 경관적 가치와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7년 한라산, 성산일출봉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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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에서 2021 세계유산축전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축제 관계자와 취재진으로 구성된 특별탐험대가 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비공개 구간 내 낙석을 살펴보고 있다. 2021.10.13. 0jeoni@newsis.com

만장굴 입구 계단을 내려와 좌측에 세워진 '출입금지' 철조 구조물을 통과해 상층굴 비공개 구간에 들어서자 음산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 곳은 지난 2005년 이후 완전히 통제돼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 동굴 안에는 과거 용암이 흘렀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굽이굽이 흘렀던 용암길은 마치 새끼줄처럼 바닥에 새겨졌고, 천정에는 지하수가 물방울로 떨어지며 생기는 종유석도 매달려 있었다.

특히 용암이 흐르면서 동굴 바닥이 브이(v)자 협곡처럼 길게 뻗어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탐험 중에는 박쥐와 나방과 같은 동굴 속 생명체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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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에서 2021 세계유산축전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축제 관계자와 취재진으로 구성된 특별탐험대가 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김녕굴 비공개 구간에 형성된 '용암 폭포' 구간 살펴보고 있다. 2021.10.13. 0jeoni@newsis.com

김상돈 큐레이터는 "이 모든 게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자연유산은 한번 훼손되면 다시 복구되는데 50~100년이 걸리고, 어쩌면 복구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특히 세계자연유산은 등재도 어렵지만 유지도 힘들다"며 탐험 과정에서의 세심한 주의를 당부했다.

신경을 곤두세우며 좀 더 깊숙이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던 찰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이 목격됐다.

지난 2005년 이전에도 해당 구간은 개방이 되진 않았지만,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던 것은 아니었는데 당시 드나든 사람들이 동굴에 낙서를 했던 것이다.

김 큐레이터는 "자연유산을 지키고 보존하는 가운데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 모두의 주인의식이 필요하다"며 "이런 (낙서와 같은) 흔적들이 아름다운 유산을 (공개하지 않아)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없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고 지적했다.

만장굴은 잘 알려진 것처럼 전 세계 용암동굴 중에서도 그 흔적과 생성물들이 상당히 잘 보존돼 있었다. 이는 만장굴의 가치가 빛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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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에서 2021 세계유산축전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축제 관계자와 취재진으로 구성된 특별탐험대가 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비공개 구간을 살펴보고 있다. 2021.10.13. 0jeoni@newsis.com

용암길의 모양, 용암이 흘러가면서 만들어진 '용암 다리' 등 그 구조물의 형태를 뚜렷하게 식별할 수 있었다.

현재 일반에는 제2입구에서 1㎞ 구간만이 공개돼 있는데, 이곳으로 입장한 탐험대는 지난 1946년 만장굴을 최초로 탐험한 부종휴 선생이 탐사를 시작한 제1입구로 나왔다.

숲길을 따라 15분 남짓 걸었을까. 현재 전 구간의 출입이 제한된 김녕굴에 다다랐다. 김녕굴은 바닥에 모래가 쌓여있는데, 해안에 모래가 북서풍을 타고 날아온 것이다.

김녕굴 내부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용암 폭포'였다. 상층부에서 빠른 속도로 흘러내리던 용암이 커다란 돌에 막히면서 생성된 구조물인데, 비교적 그 형태가 잘 보존돼 있다.

3시간 넘게 이어진 탐험을 마친 김 큐레이터는 "도민뿐만 아니라 제주를 찾는 모든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자연을 보존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생각했으면 한다"며 "애착심을 가지고 가꿔나가야 우리가 물려받은 그대로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0jeon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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