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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사냥하는 침입외래종 '등검은말벌' 기생자 첫 발견…방제 가능성 확인

등록 2021.10.15 10: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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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말벌부채벌레·큰턱말벌부채벌레 2종 기생자 확인

기생당한 말벌, 임무 수행력 떨어져…추가 연구 필요

[대전=뉴시스] 등검은말벌 배 마디 사이에서 관찰된 큰턱말벌부채벌레의 머리(왼쪽)와 등검은말벌 복부 내부에 기생한 말벌부채벌레 위용(유충이 번데기가 된 후 피부가 경화된 상태).(사진=산림청 국립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등검은말벌 배 마디 사이에서 관찰된 큰턱말벌부채벌레의 머리(왼쪽)와 등검은말벌 복부 내부에 기생한 말벌부채벌레 위용(유충이 번데기가 된 후 피부가 경화된 상태).(사진=산림청 국립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침입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의 성충에 기생해 살아가는 '기생자'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천적이 거의 밝혀지지 않은 등검은말벌은 지난 2003년 부산에서 첫 유입 사례가 보고된 뒤 빠른 속도로 전국에 퍼졌으며 2019년에는 환경부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됐다.

등검은말벌은 꿀벌을 주로 사냥해 양봉산업 등에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생태·공중보건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방제를 위한 연구가 시급하다.

산림 내 말벌류의 생물학적 방제 방안 마련을 위해 경북대학교와 공동연구를 수행 중인 국립수목원은 지난 2019년 토착 천적으로 '은무늬줄명나방', 2020년에는 포식천적으로 멸종위기종 '담비'를 발견했다.
 
이어 지속 연구를 통해 이번에 2종의 부채벌레가 등검은말벌에 기생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국립수목원은 전국 산림에 대한 말벌류 분포 조사과정 중 등검은말벌의 복부에 기생하고 있는 부채벌레류를 확인하고 DNA염기서열 분석 등을 통해 이들이 말벌부채벌레(Xenos moutoni)와 큰턱말벌부채벌레(국명 신칭)(X. oxyodontes)임을 최종적으로 밝혀냈다.

특히 말벌부채벌레(X. moutoni)에 기생당한 일벌의 경우 사냥 및 둥지건설 같은 본연의 임무를 거의 수행하지 않아 벌집 확장을 저해, 초기 단계의 군체에서 말벌이 세력을 확장하는데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연구에 나선 경북대학교 최문보 교수는 "국내 토착 말벌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등검은말벌이 최초 침입지역인 부산지방에서는 우점종이 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등검은말벌의 방제를 위한 천적 탐색 등 기초연구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수목원 김일권 연구사는 "등검은말벌 기생자의 발견은 국내 자생생물들의 외래종에 대한 적응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특히 이번에 기생자를 통해 등검은말벌의 세력확장을 저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연구사는 "아직 기생자의 정확한 생태적 특성 연구가 미비해 추후 숙주나 말벌 군체에 미치는 영향 등 기생자로서의 가치를 알기 위한 추가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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