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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더 매서워진, 매서워질 프로야구 방출 칼바람

등록 2021.10.18 09:48:38수정 2021.10.18 14: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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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가을은 프로야구가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다. '가을야구'로 불리는 포스트시즌이 야구 팬들을 들썩이게 한다.

하지만 축제의 화려함 뒤에는 늘 방출의 칼바람이 분다. 가을은 각 구단이 선수단 정리에 들어가는 시기다. 11명의 신인을 뽑았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육성해야 한다. 선수단 정리는 프로 구단이 매년 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그런데 올해에는 칼바람이 한층 매섭다.

정규리그 종료 전부터 구단들이 선수를 대거 방출했다.

NC 다이노스가 투수 최금강을 포함해 8명의 선수를 방출했고, 한화 이글스도 투수 정인욱, 외야수 정진호 등 12명의 선수를 내보냈다. 정규리그 선두를 질주 중인 KT 위즈도 투수 이보근, 유원상 등 12명의 선수를 웨이버 공시했다.

2019시즌 웨이버 공시된 선수 수는 20명 뿐이었지만, 2020년에는 36명으로 늘었다. 올해에는 시즌 중에 방출된 선수를 포함해 무려 42명의 선수가 방출 통보를 받았다.

방출의 칼바람은 더 매서워질 전망이다. 다른 구단들도 선수단 정리의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 구단 단장은 "예년보다 방출 선수가 많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올해에는 프로 입단 1년 만에 방출된 선수들도 있다. KT에서 방출된 투수 윤세훈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7라운드 전체 65순위로 뽑혔던 선수다.

투수 조성현과 외야수 김재중도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2차 7라운드 전체 66순위, 9라운드 전체 86순위로 NC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가 1년 만에 짐을 싸게 됐다.

투수 최금강은 올해 1군에서 20경기에 등판했던 선수지만, NC의 방출자 명단에 포함됐다.

KT는 지난해 49경기에서 3승 1패 9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2.51로 활약했던 투수 이보근이 올해 부진을 면치 못하자 방출을 결정했다.

유원상도 비슷한 케이스다. 지난해 62경기에서 2승 1패 9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던 유원상은 올해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8에 그쳤고, 방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선수단 정리 폭이 커진 것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구단들의 재정 악화를 떼놓고 생각하기 힘들다.

지난해부터 프로야구 각 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관중을 제한적으로 받거나,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다.

영화관, 공연장 등 실내 시설에도 관객을 받는 상황 속에서도 고척을 제외하고 실외 경기장에서 치러지는 프로야구에는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입장 수입을 챙기지 못하면서 각 구단은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봤다. 수도권의 한 구단 관계자는 "2019년과 올해 입장 수입을 비교하면 81억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했다. 여기에 구장 내 식음료 판매, 응원 물품 판매에서 입은 타격까지 더하면 적자 폭이 더 커진다.

2년 연속 1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보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 처한 구단들은 결국 선수단 규모를 줄이기에 이르렀다.

"구단 운영비에 고정 비용이 많다.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선수단 축소다. 선수는 구단의 큰 자신이지만, 적자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선수단 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한 구단 팀장의 말이다.

예전 같으면 조금 더 시간을 들여 지켜볼 신인급 선수에 더 서슬퍼런 칼날을 들이밀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구단의 팀장은 "선택과 집중으로 가는 부분이 있다. 애매한 선수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더 단호하게 결단을 내리게 된다"고 했다.

방출된 선수들이 새로운 팀을 찾기도 힘들 가능성이 크다. 구단들 모두 사정이 좋지 않다. 있던 선수도 방출하는데, 다른 구단에서 방출될 정도의 기량을 가진 선수 영입에 나설 구단이 있을까.

다음달부터는 '위드 코로나' 시대로 간다고 한다. 그러면 야구단들도 조금 숨통이 트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구단에게도, 선수에게도 너무나 춥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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