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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英에 호주 잠수함계약 파기 불만 佛와 관계 개선 요구"

등록 2021.10.18 15: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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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계 회복 위해 노력, 영국·호주 오불관언

프랑스, 두 나라 겨냥해 거듭 불만 표시하자

미국이 영국에 관개 개선 노력하도록 촉구

[파리=뉴시스/AP]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왼쪽 세 번째)을 만나고 있다. 2021.10.05.

[파리=뉴시스/AP]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왼쪽 세 번째)을 만나고 있다. 2021.10.05.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건설을 허용키로 하면서 프랑스가 호주에 판매하려던 66억달러(약 7조9000억원) 규모의 잠수함 계약이 무산된 뒤 악화된 프랑스와 관계 개선을 위해 애를 쓰는 가운데 최근 영국에게도 프랑스 정부와 관계를 개선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영국의 가디언지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6년에 체결된 프랑스-호주간 잠수함 공급 계약을 호주가 취소하면서 프랑스는 호주는 물론 미국, 영국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해왔다.

프랑스 지도자들이 세 나라가 프랑스를 배신했다고 느낀다는 것을 분명한 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최근 프랑스와 벨기에를 방문해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등 미국은 많은 노력을 펴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5일 파리에서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을 만났으며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에마누엘 본느 외교정책 자문관을 만났다.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미국 외교관들은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가 마크롱과 관계 복원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에 실망해 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존슨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과 단 한차례 통화만 했으며 그 뒤 "그만 좀 하라"며 짜증을 냈었다.

이에 대해 한 외교관은 "우리는 영국과 유럽, 미국 삼자가 협력하길 기대해왔다"며 영국이 유럽과의 관계를 보다 전략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고위외교관은 호주와 프랑스의 계약을 깨트리도록 의도한 일이 아니며, 호주와 영국, 미국 사이에 새로운 안보동맹이 성사된 것을 발표하기 전에 최소한 3개월 이상 기다려야만 했었다고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호주가 프랑스와의 기존 계약을 종료하길 원한다는 것이 분명해진 뒤 이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을 두고 미 정부 내에서 이견이 있었다고 한다. 일부에선 독일 선거로 인해 지도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유럽 외교의 핵심인 프랑스를 소외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호주가 비밀 유지를 강력히 원했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미국을 정치적으로 곤혹스럽게 만들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미국의 기여와 사하라지역의 대테러전에 대한 미국의 협력,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유럽연합(EU)의 역할 확대 등 양보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프랑스는 내년 프랑스가 EU의장국 자격으로 개최하는 특별회의 때 이 같은 성과를 내길 의도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와 호주 및 영국 사이에는 화해 움직임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르 드리앙 장관은 프랑스 의회에 공은 영국 총리에게 넘어가 있다면서 프랑스가 제안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아무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의회에서 증언했다.

그는 호주에 대해선 "기술에 경도돼 알지 못하는 세계로 뛰어든 호주는 앞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더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우리 협력국인 호주가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근거로 안보를 이유로 주권을 훼손시키면서 내린 결정이 뒤에 (안보와 주권) 모두를 훼손하게 되는 것임을 알게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또 글래스고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가 개최하는 영국이 파리 기후변화협정을 고려하지 않고 호주와 무역합의를 체결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로랑스 팔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프랑스 정보기관과 국방산업계가 호주의 의중을 오판하고 미국으로부터 경고를 전달받지 못한 것에 대해 강하게 추궁을 당했다. 팔리 장관은 호주가 주권을 그토록 쉽게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분개하는 분위기가 계속 불거지고 있지만 조셉 보렐 EU 대외관계집행위원은 워싱턴에서 지난 15일 잠수함 문제가 과거사이며 갈등은 끝났다고 강조하는 등 대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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