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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20주년 특집]현대百그룹 정지선의 도전과 꿈…'100년 기업' 야심

등록 2021.10.20 08:00:00수정 2021.10.20 0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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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07년 36세에 회장 취임…'2020비전' 발표 후 투자·M&A 주도
올해 창립 50주년…'2030 비전' 통한 매출 40조 시대 목표 제시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에 뷰티·헬스케어 등 신수종 사업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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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그룹의 50년 역사를 한 줄로 압축한다면 과감하고 열정적인 도전의 연속이었다. 이제 반세기 동안 축적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미래 청사진을 담은 '비전2030'을 발표하고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란 비전을 바탕으로 사회와 선순환하며 공동의 이익과 가치 창출을 통해 오는 2030년 매출 40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지난 반세기 정몽근 명예회장이 터를 닦았다면, 다가올 반세기의 도전을 이끌 주인공은 정지선(49)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근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35세가 되던 2007년 그룹 총수에 올랐다. 역대 재벌 총수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에 경영 최전선에 뛰어든 셈이다. 정 회장은 좀처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남다른 승부사 기질과 추진력으로 뚝심 있게 그룹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10여건의 M&A 진두지휘

정 회장은 경복고와 연세대(사회학과)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스페셜스튜던트 과정을 수료했다. 1997년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했으며, 이후 2001년 기획실장, 2002년 부사장, 2003년 부회장을 거쳐 2007년 12월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정 회장 취임 후 2010년 발표한 '비전 2020'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유통을 넘어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재도약하는 변곡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기점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대규모 투자와 10여건의 인수·합병(M&A)에 나섰고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를 3대 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특히 정 회장은 2012년 한섬 인수 당시 정재봉 한섬 사장을 만나 직접 담판 짓는 등 M&A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섬 인수 초기 경영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정 회장은 단기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장기 투자를 주문했고, 오히려 디자이너를 늘리고 유통 채널 협력시스템을 구축하며 실적을 급반등시켰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유통업계는 물론 산업계가 전례 없는 대규모 구조조정의 진통을 겪는 중에 신규 점포 출점을 비롯해 새벽배송, 한섬의 화장품 진출, 케어푸드 브랜드 론칭 등 3~5년 단위로 계획했던 유통·식품·패션 부문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차질 없이 단계별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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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사업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경쟁사들이 사업을 축소한 것과 달리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 2월 두산이 포기한 서울 동대문 두타면세점 자산을 인수해 두 번째 매장인 동대문점을 오픈했고, 9월에는 인천공항 면세점사업권까지 획득하며 공항면세점에 진출했다.

수도권 최대 규모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도 정 회장의 뚝심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평가다. 2011년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들이 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좌초 위기를 겪던 상황에서 정 회장은 판교 알파돔시티 내 백화점 부지를 매입해 판교점을 오픈하고, 5년 4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올해 2월 오픈한 '더현대 서울'은 정 회장의 야심작이다. 2016년 파크원 내 상업시설 입찰 당시 내부에서는 전형적인 오피스 타운이라 주말 등 집객이 어려워 백화점 사업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직접 출점을 결정하고,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에서 혁신을 꾀하며 미래형 백화점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창립 첫 해 8400만원에 불과하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20조원을 달성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재계 순위(자산 기준)는 지난해 기준 21위를 기록했으며, 그룹 전체 부채 비율도 48.2%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슈퍼마켓으로 유통 첫 발…고품격 백화점으로 자리매김

정 회장의 말대로 지금의 현대백화점그룹의 역사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모태는 1971년 설립된 금강개발산업이다. 당시 현대그룹 임직원들의 복지와 단체 급식, 작업복 지원 등을 담당하는 회사였지만 1975년 슈퍼마켓 운영권을 맡으며 유통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지금의 유통 전문기업 토대를 마련한 것은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개점하면서부터다. 당시 현대백화점은 '백화점이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생활문화를 제안하는 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발상을 토대로 문화예술 콘텐츠를 앞세운 '문화 백화점 전략'을 선보였다. 이는 후발주자였던 현대백화점을 국내 유통업계에 확실히 각인시키는 단초가 됐다. 

1990년 후반 외환위기(IMF)로 국내 백화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며 구조조정이 이뤄지던 시기에는 신규점 출점과 M&A라는 역발상 경영을 펼쳤다. 1997년 천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1998년 울산 주리원 백화점과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차례로 인수해 울산점과 신촌점을 각각 열었고, 2000년대 들어선 현대백화점 미아점, 목동점, 중동점을 연이어 오픈한다.

2001년에는 TV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하며 온·오프라인 유통사업의 양대 성장 축을 마련했다. 특히 유통 빅3 중 유일하게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TV홈쇼핑 사업자로 선정되며, 대내외에 현대백화점그룹의 역량을 과시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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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헬스케어·친환경 등 신수종 사업 가속도

위기를 기회로 바꾼 현대백화점식(式)의 정면돌파 전략은 대를 이어 미래로 향하고 있다. 정 회장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제시한 '비전 2030'은 현재의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등 3대 핵심 사업에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 같은 미래 신수종(新樹種) 사업을 더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패션, 식품, 리빙·인테리어 등 주력 사업분야의 미래 환경 변화를 고려해 신규 투자와 M&A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성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유통부문은 백화점·홈쇼핑·면세점을 주축으로 상품 차별성과 온·오프라인 경쟁력 제고 등 경쟁력을 강화해 현재 13조2000억원대의 매출 규모를 2030년에는 29조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패션부문은 한섬 고유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운 새로운 패션 브랜드 론칭과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대에 주력하고, 고기능성 프리미엄 화장품 등 뷰티 분야와 디자인 소품 등을 취급하는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건강과 친환경을 콘셉트로 단체급식·식재·외식 등 기존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높이고, 케어푸드(그리팅) 상품 다양화에 나설 예정이다. 리빙·인테리어 부문의 경우, 기존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 환경 변화를 고려한 유관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내 제조 및 플랫폼 사업 영역과 시너지가 예상되는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 등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메가트렌드 및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미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사업 중 그룹의 성장 전략(생활·문화)과 부합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와 M&A 등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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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조직 문화 혁신…ESG 경영에도 박차

정 회장은 조직문화 혁신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정 회장은 2003년 부회장 취임 직후 직원들의 경영에 대한 제언과 현장의 분위기를 듣기 위해 '주니어보드' 제도를 도입하고, 부장에서 사원까지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과 연 8~10회 가량 격의 없이 소통했다.

2014년에는 유통업계 최초로 PC오프제를 도입해 일 가정 양립 문화를 선도하고, 2018년에는 남성 육아 참여 지원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특히 정 회장은 "직원들에게 변화하라고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사가 기준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4년에는 기업문화지침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선 결재판 2만여개를 폐기하고, 5~6줄의 문장으로 결재 문서를 대체하는 '간편 보고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MZ세대 직원들을 위해 형식 위주의 대면 보고 방식에서 벗어나 '비대면 보고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였다.

정 회장은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역량을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범위와 활동을 확장해 고객에게 신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최근 이사회 산하에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사내에 대표이사 직속의 ESG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재투자를 확대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미래 세대에는 희망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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