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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격대출도 축소…서민 더 힘들어진다

등록 2021.10.20 08:00:00수정 2021.10.20 08: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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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정부 대출 규제가 완화되며 일부 은행권에서 전세대출을 재개하지만 임차 보증금(전셋값) 증액 범위 내에서만 대출금을 받을 수 있고 잔금 지급일 이전에 신청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요건과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실수요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1.10.1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일부 시중은행들이 인기 정책금융상품 중 하나인 적격대출 취급을 축소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적격대출의 경우 앞으로 지속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이어, 앞으로도 적격대출 받기는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하나·KB국민 등 시중은행들은 적격대출 취급을 한시 중단한 상태다. 적격대출은 정부가 은행들의 장기 고정금리 대출 취급을 유도하기 위해 내놓은 상품이다. 무주택자 또는 처분조건을 둔 1주택자로 주택가격 9억원 이하면 최대 5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보금자리론 등 다른 정책상품들에 비해 금리 수준은 높지만, 소득 제한이 따로 없는 등 대출 조건이 덜 까다로워 인기가 많다. 매번 은행들이 주금공으로부터 한도를 새로 받아 대출을 재개할 때 마다 수일 안에 동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더욱이 지난 7월부터는 청년층과 결혼 7년 이내 신혼부부들은 40년 만기로 가입할 수 있게 된데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정책금융상품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은행별 소진 속도는 더 빨라진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금공으로부터 받은 '차주 연령대별 정책모기지 공급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적격대출은 4조561억원이 공급돼 지난해 전체 공급실적인 4조2874억원에 거의 육박했다. 이 가운데 1조9756억원(48.7%)가 30대에게 공급됐고, 40대가 1조1702억원(28.9%)을 받아갔다. 이어 50대 4606억원(11.4%), 20대 2454억원(6.1%), 60대 2043억원(5%) 순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금공으로부터 분기별로 한도를 부여받고 있는데, 4분기의 경우 이달 개시하자마자 며칠 만에 이미 다 소진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총량규제로 인해 아예 주금공에 적격대출 한도를 새로 신청하지 않는 은행들도 있다. 은행들은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대출상품 취급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올해 정부의 적격대출 공급한도가 절반 이상이나 남아있음에도 시중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든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적격대출은 정책금융상품임에도 가계대출 총량관리 대상에 포함된다"며 "각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목표 한도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로서는 적격대출 판매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주금공 관계자는 “각 은행들의 정확한 상황을 알 순 없지만 적격대출 취급이 꺼려지는 부분도 있긴 할 것"이라며 "올해 한도인 8조원이 다 소진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은행들의 적격대출 취급 중단 움직임에 적어도 연말까지는 적격대출을 활용한 '내 집 마련'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금융당국은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적격대출 공급 규모를 지난 2018년부터 매년 1조원씩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2017년 12조원이었던 적격대출 공급규모는 올해 8조원으로 낮아진 상태다. 내년엔 7조원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적격대출은 은행들에 장기 고정금리 상품 취급을 유도하기 위해 만든 상품"이라며 "이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된 상황에서 정부가 적격대출을 굳이 확대할 이유가 없다. 적격대출이란 상품 자체가 장기적으로 볼 때 더 이상 유지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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