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재명 원팀 힘싣는 문 대통령, '신구 권력 관계' 설정 포석?

등록 2021.10.25 19:19:1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靑, 명·낙 회동 하루만에 대통령 면담 발표…후보 선출 16일 만
장기 유럽 순방·내달 5일 국민의힘 후보 확정 종합 고려한 듯
현재 권력 문 대통령과 미래권력 이 후보와의 관계 설정 주목

associate_pic

[세종=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행사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왼쪽)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1.10.1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규 안채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낙연 전 대표와의 경선 갈등 봉합 하루 만에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과 이 후보의 면담 일정을 발표한 것은 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결 과제 해소에 따른 수순으로 보인다.

이 후보 스스로 국정 감사를 통한 대장동 의혹 해소, 이 전 대표와의 갈등 봉합이란 2가지 선결 과제를 모두 해소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자신과의 면담 일정을 늦추는 것이 두 사람에게 모두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서둘러 면담 일정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유럽순방 뒤로 면담이 성사될 경우, 가뜩이나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이 후보에게 뜻하지 않은 어려움이 될 수 있다는 현실적 고민도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이 마치 이 후보와의 만남을 주저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수도 있어서다. 또 다음 달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확정된 후에는 여야 후보를 함께 만나야 하는 형평성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런 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면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관측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가 26일 오전 11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회 형식으로 면담한다고 밝혔다. 면담에는 이철희 정무수석이 배석한다. 이 후보가 지난 10일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된 지 16일 만에 문 대통령과의 회동이 성사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2년 4월29일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확정된 지 이틀 만에 만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2년 9월2일 확정 13일 만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만난 것과 비교하면 조금 더 늦어진 측면이 있다.

이 후보 측에서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문 대통령과의 면담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앞세운 청와대 사이에서 좀처럼 접점이 마련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선 과정에서 극에 달했던 이 전 대표와의 앙금이 남은 상황에서 선뜻 대통령과의 만남이 이뤄질 경우 갈라져 있는 친문 진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정치적 부담이 존재했다. '명·낙 대전 후유증' 한복판에 문 대통령이 서게 되는 모양새를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 것. 

이 전 대표의 최종 승복 선언 → 국감을 통한 이 후보 스스로의 대장동 개발 의혹 해소 → 당사자 간 회동을 통한 내부 갈등 봉합의 선결 과제들이 해소될 때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과의 만남이 적절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경선 직후 "경선 절차가 원만히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원론적인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가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의 강력 반발을 산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틀 뒤인 12일 "대장동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라"는 중립성 메시지로 무마한 바 있다.

associate_pic

[수원=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감사패 수여식에 참석해 장현국 의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2021.10.25. photo@newsis.com

이 후보 측에서는 '신속한 수사'로 해석이 가능하고,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철저한 수사'로 해석이 가능한 '전략적 모호성' 성격을 띈 기계적 중립으로 정치적 파장을 최소화 했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청와대가 이날도 정치적 만남이라는 확대 해석을 극도로 경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간 만남에 대해 "중앙선관위원회의 유권해석을 통해서 비정치적인 내용으로 대화를 하시는 것"이라며 "유권해석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범주 내에서 비정치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면담에서는 현재 권력인 문 대통령과 미래 권력인 이 후보와의 관계 설정이 이뤄질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 후보가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위해 열린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던 정동영 전 의장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과 달리 임기 말 4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임기 마지막 국회 시정연설에서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저출산·노인 빈곤·산재 사망률 등을 당면한 과제로 규정하면서도 부동산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인 '대장동'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도 이 후보와의 만남을 의식해 톤다운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 문제이면서 개혁 과제"라고만 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상황과 관련해 저서 '운명'에서 "(정 전 의장이) 결국은 탈당을 통보하기 위해 만난 모양새가 돼 버렸다. 그것으로 두 분(노 대통령과 정 전 의장의) 대화는 막혀버렸고, 만남은 유쾌하지 않게 끝났다"면서 "그것으로 두 분의 만남은 뒤끝까지 좋지 않게 끝났다"는 소회를 비교적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 문 대통령은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2012년 대선 상황에 관해 "경선마다 고통이었다. 경쟁 후보들 사이의 감정의 골만 더 깊어지는 무익한 절차가 힘들게 이어졌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러한 전례를 종합적으로 비춰볼 때 문 대통령은 이 후보에게 완벽한 '원 팀'으로 남은 대선 레이스를 잘 임해달라는 수준의 원론적인 덕담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newkid@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