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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천국 "한국의 '오페라극' 즐길 수 있을 것"

등록 2021.10.26 17: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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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작곡가 박영희, 최양업 신부 삶 그려
11월 청주서 초연 →서울→ 광주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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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에서 오페라 '길 위의 천국'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소프라노 장혜지가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1.10.26 nam_j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특별한 것은 '오페라극'이라는 점입니다. 작품 안에 서양음악, 전통음악, 연극, 현대무용이 모두 존재합니다. 이것들이 하나하나 분리된 게 아니라 다 같이 조화가 돼 있어요. 한국의 '오페라극'을 관객들이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총연출 이수은)

세계적인 작곡가 박영희(76)가 최양업 신부의 삶을 그린 '길 위의 천국'을 다음달 세계 초연한다.

 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에서 이 작품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작곡가 박영희는 서울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유학했다. 독일 브레멘 예술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동대학에서 부총장까지 지냈다.

그는 스위스 보스윌 제5회 세계작곡제에서 1등, 1979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UNESCO 작곡콩쿠르에서 1등을 수상했다. 1980년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시 주최 작곡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했고 오케스트라곡 '소리'를 도나우에싱엔 현대음악제에서 초연해 호평을 받았다.

특히 황병기(가야금 명인)와 오태석(극작가)으로부터 배운 한국 전통음악과 예술을 자신의 음악 세계에 접목, 한국인의 정신이 깃든 작품을 세계 현대음악계에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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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에서 오페라 '길 위의 천국'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작곡가 박영희(왼쪽)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1.10.26 nam_j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중배 예술감독은 "이탈리아엔 이탈리아의 오페라, 프랑스엔 프랑스의 오페라, 스페인엔 고유의 오페라가 있다. 박영희의 오페라는 그 자체로 한국의 소리를 담은 '박영희 오페라'다. 베르디, 푸치니처럼 하나의 대명사가 될 수 있는 오페라"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어 "오페라라고 하면 보통 오케스트라, 반주, 성악음악 등 생각나는 음악들이 있다. 그 생각나는 음악과는 거리를 뒀으면 한다. 한국어가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연극적인 음악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주목해 달라"고 청했다.

이에 박영희는 "지중배 감독이 말했듯이 어느 나라 오페라를 비슷하게 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의 말에 따라 우리의 말이 갖는 특징을 노래에 얹어서 조금 다른 형태로 청중들이 듣게끔 하는 게 제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오페라의 극 전개에서도 탈피했다. 지중배는 발전-전개-위기-해결-대단원의 곡 순서를 깼다고 설명했다.

박영희는 15년 전쯤부터 이 작품을 준비했다. 그는 최양업 신부의 서한집을 우연히 읽고, 배티 성지를 순례하며 겸손한 한 인간의 삶을 접한다. 인간의 욕심과 명예욕을 온전히 비운 최양업 신부의 정신세계를 음악으로 작곡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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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에서 오페라 '길 위의 천국'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작곡가 박영희, 연출가 이수은, 예술감독 지중배. 2021.10.26 nam_j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지중배는 이 작품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배경이 되는 조선 후기의 '민초들', 양반들의 횡포로부터 고통받는 민초들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오페라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민초들을 상징하는 '합창'이라고 했다.

지중배는 "실질적인 주인공은 합창단, 주조연이 표현하는 민초들이다. 그들이 그 시대에서 억압받게 되는 과정, 당시 신앙보다 학문이었던 서학(천주학, 가톨릭교)을 왜 배우게 됐고, 서학이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 나가게 됐는지를 이 오페라에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작품이 기존의 오케스트라와 다른 점으로 '해설'을 꼽을 수 있다. 해설자로는 배우 이윤지가 나섰다. 박영희는 해설에 대해 "전체적으로 볼 때 음악에서 쉴 수 있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박영희는 "내용적으로는 역사를 얘기하는 인물이다. 음악적론 청중들이 자기들이 지금까지 들은 내용과 음악을 상기해서 자신들의 음악, 얘기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서양의 오라토리오 형식을 따라서 하려는 게 아니다. 저한테는 옛날부터 우리나라의 판소리가 모델이었다. 음악적인 에스테틱(미학)에서 우리는 판소리를 할 때 '아니리'라는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니리'는 판소리에서 창을 하는 중간중간에 가락을 붙이지 않고 이야기하듯 엮어 나가는 사설을 뜻한다.

지중배는 "해설자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극을 엮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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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포스터(사진=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2021.10.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연출가 이수은은  오페라 '길 위의 천국' 안의 등장 인물들은 21세기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 존재들이라고도 했다.

"기존 사회 질서를 유지하려는 사람들과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 간의 갈등과 고난은, 인류의 문명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항상 존재해 왔고 지금까지도 이렇게 엎치락뒤치락하며 전진해 가고 있습니다."

오페라 '길 위의 천국'은 총 3회 관객을 찾는다. 다음달 12~13일 청북 청주 예술의전당에서 초연하고 이어 20~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무대에 오른다. 이후 23일 광주광역시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갈라 콘서트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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