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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에서 움직인 이재용…'최고위 TF'로 모더나 생산 챙겨

등록 2021.10.27 10:05:46수정 2021.10.27 10: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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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서 생산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243만5000회분 국내 도입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프로포폴 불법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7000만원형을 선고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1.10.2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프로포폴 불법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7000만원형을 선고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1.10.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243만5000회분이 국내에 도입되는 가운데 백신 확보를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물밑에서 이를 직접 챙기는 데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 경영진으로 이뤄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안정적인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다는 게 재계의 전언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번 백신 도입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생산을 챙겨왔다.

사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청년일자리 창출 간담회 외에 별도로 공개적인 외부활동을 하거나 공식 행보에 나서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대신에 백신문제 해결에 노력과 시간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부회장이 출소한 8월 중순은 코로나 4차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단기적으로 공급부족 사태가 빚어진 백신 확보가 관건이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백신 확보에 역할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호응해 이 부회장은 출소 뒤 가장 먼저 모더나 백신 생산계획부터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비구축, 제조지시서, 품질평가법 등 모더나와 협력해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기틀은 갖췄지만 인허가와 안정적인 대량 생산 등 난관도 있었다. mRNA 백신을 처음으로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서는 안정적인 대량 생산이라는 목표 자체가 만만치 않은 과제였다. 또 생산 이후 GMP 인증, 인허가, 출하시험 등도 관건이었다.

이에 이 부회장은 백신 생산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하고 모더나 백신 생산을 직접 챙기면서 계열사 차원의 대응체제를 구축했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의 최고위 경영진들로 이뤄진 TF를 구성했다. 이 부회장은 또 '코로나19 이후 미래준비' 계획을 통해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 신화' 창출로 이어가겠다는 비전도 밝힌 바 있다.

이에 해당 TF는 생신 공급 일정을 앞당기기 위한 체크 리스트를 작성해 점검하고 매일 컨퍼런스콜을 실시하면서 각종 인허가 관련 문제 등에 대응했다. 회의는 주말은 물론 추석 연휴에도 계속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현장부터 최고위급까지 매달린 결과 백신 생산 일정 목표가 앞당겨졌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팀은 생산 초기에 낮았던 수율을 단기간에 바이오업계에서 인정하는 수준의 높은 수율로 끌어올렸으며 까다로운 이물질 검사 과정에는 관련 노하우를 확보한 삼성전자 반도체 및 관계사 전문가들을 투입하기도 했다. 또 빨라진 생산 속도에 맞춰 경영진들은 정부와 협업해 유럽시험소 등 인허가와 관련된 절차를 대폭 앞당겼다.

이 같은 모더나 백신 생산 협업 체제로 두 달여 만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 일정은 연말에서 10월로 앞당겨졌고 동시에 안정적인 대량 생산 체제도 갖추게 됐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서도 백신문제 해소에 주력했다. 이 부회장과 모더나 최고경영진은 지난 8월 화상회의를 통해 성공적인 백신 생산 및 중장기적인 바이오 산업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이후에도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위탁자와 생산자 수준에 그쳤던 양사의 관계가 백신 수급과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논의하는 사업 파트너 관계로 격상됐다는 게 재계의 전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정중동 행보를 보인 기간에 경영 행보를 재개해 모더나 백신 생산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안다"며 "협업 체제 구축으로 삼성 고유의 스피드 경영이 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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