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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범 건선학회장 "건선은 당뇨 같은 만성질환…꾸준한 치료 필요"

등록 2021.10.28 07:00:00수정 2021.11.01 09: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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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일반적인 피부질환과 달리 면역 이상 의해 발생"
"평생 악화·호전 반복…관절염·만성질환 동반할수도"
"중증도 따라 단계적 치료…환자에 맞는 방법 선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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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범 대한건선학회 회장(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건선은 면역학적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적 전신 염증질환으로 한국에서도 약 50만명 안팎의 환자가 이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선은 평생에 걸쳐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데다 건선성 관절염, 심혈관계질환, 당뇨, 지방간 등 다양한 동반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10월29일은 세계건선협회연맹이 지정한 세계 건선의 날이다. 뉴시스는 28일 최용범 대한건선학회 회장(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과의 인터뷰를 통해 건선 치료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과제들을 점검해 봤다.

-건선은 두드러기, 아토피, 습진, 알레르기 등과는 다른 질환인가? 건선과 혼동될 수 있는 질환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건선은 두드러기, 습진, 피부염 같은 일반적인 피부질환 과는 달리 전신 면역 이상 반응에 의해 생기는 질환이므로 일반적인 피부질환과 치료방법이 다르다. 육안으로는 지루피부염, 만성습진 등과 혼동될 수 있지만 만성의 경과를 띠고 증상이 보다 심하며 병변부위와 비병변 부위의 경계가 명확하다는 점 등의 차이가 있다. 특히 두피에만 건선이 있는 경우 지루성피부염과 감별이 어려울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건선으로 고통받고 있다. 최근 건선의 유병률 및 환자의 연령대는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는가.

"전 세계적으로 건선 유병률은 서양인에서는 약 3% 정도, 동양인에서는 1% 내외로 추산된다. 세계적 유병률을 우리나라 인구 수에 대입해 본다면 약 50만명 내외의 건선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병원을 한번이라도 방문한 환자 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자료에 의하면 약 23만명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우리나라 건선 유병률은 모든 연령대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한창 사회생활에 활발해야 할 20대, 10대, 30대 순으로 비교적 젊은 층에서 높게 나타나고 있다."

-건선의 증상이 평생 악화와 호전을 반복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대표적인 만성 질환이 내과에서는 고혈압과 당뇨가 있다면, 피부질환에서는 건선을 꼽을 수 있다.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세포인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분비하는 면역물질로 인해 피부에 염증이 발생하여 건선이 발병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건선은 면역이 약해져서 생기는 질환이라 오해하고 있지만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면역반응이 활성화되는 자가면역질환이라 생각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발생하는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면역 관련 유전자 이상이 어느정도 관여한다고 여겨진다. 잠시 증상이 호전된다고 하더라도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거나 대체의학 등에 의존하게 된다면 어느 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건선은 당뇨나 고혈압 같은 다른 만성질환들과 같이 증상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실제로 건선 환자의 평균 유병기간은 108개월(약 9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3차 의료기관에서는 20년 이상 건선으로 고통받는 환자들도 많다."

-건선 환자들이 사회생활에 겪는 어려움도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진료실에 방문하는 환자들이 가장 힘들다고 호소하는 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건선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어려움은 병변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일상생활과 사회생활 시 오해를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노출 부위인 두피, 얼굴, 손등 같은 곳에 병변이 있을 경우는 피해가 심하다. 전염되는 질환이 아닌데 겉으로 보이는 홍반(붉은색 반점) 및 인설(하얀 각질)로 인해 대면접촉을 기피하게 되고, 공공장소 출입에 제약을 받기도 한다. 이로 인해 결혼이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자존감 저하나 대인기피증, 우울 및 불안장애 등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기도 한다. 또 장기간 치료하는 과정에서 전신에 걸쳐 동반되는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관리해야 할 질환이 늘어날수록 환자들이 경험하는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부담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환자들이 특별히 조심해야 하는 동반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건선 환자에게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동반질환으로 건선성 관절염을 꼽을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건선 환자 중 약 11.2%에서 관절염을 겪는다. 이 환자들의 70%는 유병기간이 약 10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선성 관절염은 장기간 방치될수록 관절의 모양이 영구적으로 변형되거나 통증이 만성화 될 수 있다. 그리고 건선 환자 10명 중 1명가량은 손발바닥에 무균성 농포(고름이 동반된 물집)와 함께 붉은색 반점이 나타나는 손발바닥 농포증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고혈압, 죽상경화, 심근경색, 심부전), 지방간, 비만 등의 만성질환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50세 이상의 남성에서 건선 유병기간이 길수록, 중증도가 심할수록 대사증후군 동반 빈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혈관계 질환인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같은 경우는 건선환자가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그 발생 위험도가 상당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통계는 건선의 증상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 외에도 동반질환 위험을 인식하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건선 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환자가 건선의 증상을 가장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치료요법은 무엇인가.

"건선의 치료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증상이 가볍다면 바르는 약치료를 먼저 진행하고 효과가 없으면 광선치료를 진행한다. 광선치료는 임산부와 소아도 치료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며 효과도 뛰어나다. 광선치료에도 듣지 않는다면 다음단계로 사이클로스포린, MTX 등 면역조절제를 복용하게 된다. 거의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지만, 약을 장기간 먹게 되면 간·신장에 부담이 갈 수 있다. 이런 모든 치료법이 듣지 않거나 면역조절제를 장기간 너무 오래 복용해 부작용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인터루킨 억제제 등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게 된다. 효과가 훨씬 좋고, 간편하고, 면역조절제 복용 대비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신약이라 10~20년 이후 데이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들로는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보고된다. 최근 아시아 국가 중증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태도와 행동에 관해 살펴본 연구가 발표됐는데 중증 건선 환자들에게는 '깨끗한 피부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 고려사항(68%)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경구치료, 광선치료, 국소치료보다 더 높은 치료 만족도를 나타냈으며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최근 등장한 치료요법인 생물학적 제제의 효과는 어떠한가.

"인터루킨(IL) 억제제 출시 이전 건선 치료의 목표는 증상이 75%정도 호전되는 걸 목표로 했다면 IL 억제제가 등장하면서 90% 이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진료하는 전문의의 입장에서도 심한 중증 건선 환자의 치료가 너무 편해졌다고 느끼고 있고 특히 수십년 이상을 건선을 앓아온 만성 중증 건선환자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생물학적 제제는 장기 치료 시 어떤 이점이 있는가?

"건선은 만성 질환이고 투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동반질환 발생 가능성도 증가하기 때문에 초기부터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 장기간 효과를 유지한다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 장기간 고용량으로 면역조절제를 복용해야만 했던 중증환자들에게는 생물학적 제제가 좀 더 편리하고 효과가 뛰어난 새로운 치료법으로서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생물학적 제제 치료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생물학적 제제는 반드시 중증환자들에게만 사용돼야 한다. 효과가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건선이 심하지 않거나 기존의 치료법이 잘 듣는 환자들, 병원치료를 한번도 받지 않은 분들까지도 투약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비유를 하자면 모기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초가집을 태우는 경우와 같다. 생물학적 제제가 우리 몸의 핵심 면역 체계인 T세포에 영향을 주는 약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기준에 따라 대상환자들에게만 투여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생물학적 제제 투여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관리하는 이유다. 현재 다양한 종류의 생물학적 제제가 건선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데 제제 별로 건선 증상을 호전시키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 효과가 더 좋은 생물학적 제제가 있는 게 아니라 본인에게 맞는 생물학적 제제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제제 별로 투약기간이 조금씩 다른데 특히 사회생활 중인 젊은 세대 환자들은 투약 기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제제를 선택하기도 한다. 또 건선성관절염 같은 동반질환도 생물학적 제제 선택의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이 밖에도 치료제 별로 보험급여 인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경제적인 상황도 고려돼야 한다. 따라서 생물학적 제제를 선택할 경우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아직 건선에 관해서 해결되지 않은 오해나 편견은 어떤 것이 있는가.

"우선 건선을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히 치료하며 조절하는 질환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증상이 잠시 호전됐다고 해서 전문의와 상의 없이 지금까지 받던 치료를 중단하거나 민간요법으로 전환하다 병을 더 키워서 다시 내원하게 되는 경우들도 많기 때문이다. 건선을 치료가 아예 안 되는 병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건선만큼 치료제가 발달해 있는 병도 드물다. 다만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하게 되는 데 이는 고혈압약을 복용하다 중단하면 혈압이 다시 올라가는 경우와 같이 생각해야 한다."

-건선 치료를 미루거나 대체의학에 의지하는 환자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건선학회장으로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건선치료에 대해 당부해 준다면.

"건선이 단순 피부질환이 아니라 전신면역질환이며 모두는 아니지만 일부 환자들은 전신 염증으로 인해 건선성 관절염, 심혈관계 질환, 대사 증후군 같은 이차적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예전에는 난치 질환이었지만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 같은 새로운 신약들이 속속 개발되고있다. 특히 몸 표면적의 10% 이상 건선병변이 있는 중증자의 경우는 반드시 치료해야 관절염이나 심근 경색 같은 이차 질환을 막을 수 있다. 더불어 지금까지는 건선을 너무 방치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의 효과가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건선이 심하지 않거나 병원치료를 한번도 받지 않으신 분들까지도 투약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졌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오히려 우리 몸의 핵심 면역체계인 T 세포 면역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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