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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금통위서 기준금리 인상 유력

등록 2021.11.2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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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추가인상 매파적 발언 나올지 주목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10.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10.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한은 금통위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현재 연 0.75%에서 연 1%로 인상하게 되면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제로금리 시대가 1년 8개월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금융투자협회 조사에서도 인상 의견이 더 우세하게 나왔다. 금투협이 지난 10~15일까지 국내 채권 업계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100명 중 90명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한은은 지난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으나, 10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은이 이미 10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해 온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 인상하지 않으면 시상 충격이 커질 수 있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저금리 기조 속에서 가계부채가 늘고 이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가 '금융불균형' 문제가 심각해 진 상황이다.
 
백신접종 확대, 방역단계 완화로 산업활동동향 등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9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3.1(2015년=100)로 전월대비 1.3% 늘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7월(-0.7%), 8월(-0.2%)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이다가 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백신 접종 확대와 국민지원금 지급 등으로 서비스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코로나19 4차대유행으로 둔화됐던 민간소비도 살아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형'(그린북) 11월호에 따르면 10월 카드 국내 승인액은 전년동기 보다 13.4%늘며 지난 4월(14.3%)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보다 15.1% 늘었고, 할인점 매출액은 2.9% 늘며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9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도 121.4(2015년=100)로 전월대비 2.5% 늘면서 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가계부채나 소비자물가 지표를 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가계 빚은 전분기 대비 36조7000억원 늘어난 1844조9000억원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반면 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증가 폭은 2분기(43조5000억원) 보다 축소돼 가계 빚 증가 속도는 둔화됐다. 한은은 저금리로 늘어난 부채가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물경제와 격차가 커지는 등 금융불균형을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2% 상승했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한 것도 2012년 2월(3.0%) 이후 처음이다.

반면 위드 코로나 정책 이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해 역대 최다인 4000명을 넘어서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4116명 늘어난 42만5065명이다.

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 22일 14거래일 만에 3000선을 회복했던 코스피는 하루만에 다시 3000선이 붕괴됐다. 기관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24일 전 거래일(2997.33)보다 3.04포인트(0.10%) 내린 2994.29에 마치는 등 2거래일 연속 3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 5일 2%대 아래로 내려가며 안정세를 보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도 3거래일 연속 2%를 넘어섰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2일 2.018%로 12 거래일 만에 2%대를 돌파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 우려와 미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 달러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23일(현지시간)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평가하는 달러인덱스도 전장보다 0.01% 오른 96.507로 마감하면서 지난해 7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1190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고 있다며, 내년 1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지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상황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물가 수준과 가계부채 부담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1%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지난달 의사록에서 금융불균형 누증에 대해 금융건전성 정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등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1명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 금통위 통방문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겠다고 하며 '점진적'으로 라는 문구를 수정했는데 이에 대해 이주열 총재가 점진적이라는 문구가 한 회의를 건너 뛰어 조정한다는 시장의 인식이 있어 이를 수정했다고 언급한 만큼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음을 사전 예고했다고 판단한다"며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매파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내년 1월 금리인상 시사 여부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위드코로나가 시행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공급망 차질 등 경기 부담도 커지고 있어 연속으로 인상하기 보다는 쉬다 갈 가능성이 높다"며 "2월에는 대선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연초에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못할 경우 상반기에는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그동안 수 차례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0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한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경기 회복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번(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원 역시 6명 중 4명이 다음번 회의인 11월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매파적 입장을 밝혔다.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속도 조절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 위원은 "GDP 또는 GDP갭과 같은 총량지표만 보고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한다거나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긴축 전환을 서두르면 경제회복의 탄력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함께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가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 캐시백, 소비쿠폰 사업 등 '위드코로나' 영향으로 수요가 늘면서 물가를 더 자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 전망치를 0.2~0.4%포인트 올린 2.3~2.5%로, 내년 물가는 0.4~0.5%포인트 상향한 1.9~2%로 수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은 대부분 올해 전망치는 4%를 유지하고 내년은 유지하거나 0.1%포인트 내린 2.9%로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 8월 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로 내년 3%로 내다봤다. 또 물가상승률은 올해 2.1%, 내년 1.5%로 전망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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