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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빈소, 대체로 한산…육사 출신 등 측근들 조문

등록 2021.11.23 23:16:54수정 2021.11.24 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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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출신 측근 및 정재계 인사들 방문

빈소 마련 첫날 조문객 300여명 찾아와

현역 의원 중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조문

보수 유튜버들 "뭘 사과하느냐" 빈소 소란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고인을 향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2021.11.23.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고인을 향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2021.11.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향년 90세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빈소가 마련됐지만 분위기는 대체로 한산했다. 이날 오후 늦게 빈소가 차려지면서 육군사관학교(육사) 출신 측근 및 정재계 인사들이 우선적으로 조문에 나섰다.

전 전 대통령의 빈소는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오후 5시 조문이 시작되기 약 25분 전인 오후 4시35분께 이영일 전 국회의원이 빈소를 찾았다. 이 전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이 총재였던 시절 내가 비서실장이었다"며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전했다.

뒤를 이어 하나회에 속했던 고명승 예비역 육군 대장이 빈소를 방문했다. 고 전 대장은 지난 1951년 육사 11기로 입교했다. 오후 5시께는 전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 여사가 빈소에 도착했지만 아무런 말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오후 5시43분께는 '5공 실세'로 불리는 장세동 전 안기부장이 빈소 안으로 들어갔다. 하나회 출신인 장전 부장은 전 전 대통령 정부에서 청와대 경호실장 및 안기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에는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빈소를 방문했다.

오후 7시께 조문을 위해 빈소를 찾은 한 중년 여성은 나오는 길에 "이준석은 물러나라"고 외치는 등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자신을 일반인이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전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지하 2층을 한 바퀴 돌면서 "우리 전두환 대통령님은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하셨다. 우리나라를 위해 너무 애를 쓰셨다"고 소리쳤다.

빈소 앞에 있던 기자들이 "어떤 애를 쓰셨느냐"고 물어보자 이 여성은 "그걸 모르시나요. 더 이상은 묻지 마세요"라고 대답했다. 장례식장 관계자들은 이 여성을 밖으로 안내했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서 백담사 주지를 지낸 도후스님 등이 조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서 백담사 주지를 지낸 도후스님 등이 조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3. [email protected]


오후 8시45분께 조문을 마치고 나온 안영화 전 국회의원은 "일이 일어났던 처음부터 다 이야기를 하면 좋겠는데 현재는 그걸 밝혀도 소용이 없지 않느냐"며 "역사에 맡기겠지만 오늘 참 애석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은 "물론 과도 있겠지만 제가 볼 때는 공도 많다"며 "이 어른은 통이 컸고 나라를 위해 진심으로 일했다. 이분이 사심을 갖고 일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 자리에서 발포 명령 관련 이야기를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오늘은 고인이 돌아가셨으니 슬픈 마음으로 그냥 가겠다"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이 과거 백담사에 칩거할 당시 주지였던 도후 스님은 조문을 마치고 "왕생극락하시라고 기도해드렸다"며 "제가 옛날에 백담사 주지를 할 때 오셔서 약 2년간 같이 수행한 인연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도후 스님은 "입관은 불교식으로 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오후 9시께 이순자 여사가 빈소에서 나와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일부 유튜버들이 다시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기자들이 "5·18 희생자들에게 사과하실 마음 없느냐"고 묻자 유튜버들은 "뭘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느냐", "전두환이랑 5·18이랑 무슨 상관이냐", "언제까지 국민들을 세뇌시킬 거냐"고 소리치며 욕설을 해 장례식장 관계자들이 중재에 나서야 했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3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한 전두환 지지자가 '이준석은 물러가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3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한 전두환 지지자가 '이준석은 물러가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3. [email protected]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유일하게 빈소를 찾았다. 윤 의원은 지난 1985년 전 전 대통령의 딸인 효선씨와 결혼했다가 2005년 이혼했다. 오후 10시께 넘어 조문을 마치고 나온 윤 의원은 기자들에게 "다음에 합시다"라고 짧게 말한 뒤 빈소를 떠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빈소에 근조기와 화환을 보냈다.

이날 오후 5시께부터 시작된 조문은 오후 10시20분께 마무리됐다. 이날 빈소에는 장례식장 추산 300여명의 조문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전 대통령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이다. 24일 조문은 오전 9시부터 다시 진행된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5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정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돼 통원 치료 중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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