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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몰래 입양보낸 아들 찾아 삼만리…印법원 "친엄마에게 보내라"

등록 2021.11.25 14:47:56수정 2021.11.25 14: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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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아버지, 딸이 유부남과 사이서 사생아 낳자 동의없이 입양시켜
인도사회 큰 충격·분노 일으켜…명예살인 유사한 명예범죄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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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아누파마 찬드란(왼쪽 2번째)이 24일 법원 밖에서 자신의 아이를 안고 있다. 인도 케랄라주에서 딸이 낳은 아이를 아버지가 몰래 입양기관에 맡겨 자식과 1년 넘게 생이별해야만 했던 사건에 대해 인도 법원이 24일 아이를 친엄마에게 돌려보내라고 판결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사진 출처 : 힌두스탄 타임스> 2021.11.25

[서울=뉴시스] 유세진 기자 = 인도 케랄라주에서 딸이 낳은 아이를 아버지가 몰래 입양기관에 맡겨 자식과 1년 넘게 생이별해야만 했던 사건에 대해 인도 법원이 24일 아이를 친엄마에게 돌려보내라고 판결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아누파마 찬드란이라는 22살의 인도 여성은 지난해 10월19일 케랄라주 티루바난타푸람에서 몸무게 2㎏의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아기는 그녀의 친정 아버지 자야찬드란이 데려갔다. 그는 아기를 아누파마의 동의없이 입양기관에 맡겼고 이후 아누파마는 잃어버린 아기를 찾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아누파마가 낳은 아기의 아버지가 그녀보다 12살이나 많은 아지스 쿠마르 바비라는 유부남인데다가, 아버지가 은행장인 아누파마는 카스트 제도의 지배계급 출신인 반면 아지스는 최하위 계층인 불가촉천민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아누파마와 아지스는 모두 열렬한 인도 공산당 지지자로 아누파마는 대학에서 여학생으로는 처음으로 공산당학생연합을 이끌었고 아지스는 공산당의 청년 지도자였다. 아누파마는 아내와 별거 중인 아지스와 사랑에 빠졌고 가족의 반대에도 아기를 임신했다.

그녀는 혐오스러운 일이라는 사회적 지탄을 무릅쓰고 혼외 관계의 사생아를 낳았지만 이는 아버지 자야찬드란과 가족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아누파마의 아버지는 아누파마의 언니가 3개월 뒤 결혼을 앞두고 있으며, 집에 신생아가 있는 것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아기를 잠시 다른 곳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아누파마는 아버지가 자신의 동의없이 아기를 데려갔다고 말하지만 아버지 자야찬드란은 부인하고 있다.

아누파마는 지난 3월 아버지의 집을 떠나 아지스에게로 돌아갔다. 이들 커플은 경찰에 아기가 실종됐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은 신고 접수를 거부했다. 자야찬드란이 이미 아기가 집에서 사라졌다고 실종 신고를 했고 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던 중 아누파마는 아기의 출생증명서에 아지스가 아닌 모르는 남자의 이름이 아버지로 기재된 것을 알게 됐고, 지난 8월 경찰로부터 충격적 사실을 전해들었다. 자야찬드란이 자발적으로 아기를 포기하고 입양시켰다는 것이다.

이후 아누파마와 아지스는 아기를 입양시킨 입양기관 앞에서 "내 아기를 돌려달라"며 시위를 계속해 왔다.

이 사건은 인도 사회에 큰 분노와 정치적 폭풍을 일으켰다. 많은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이 사건에 대해 명예살인은 아니더라도, 명예살인과 유사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K K 레마라는 여성 야당 의원은 국가 기관이 이러한 명예범죄에 거들어준 셈이라고 비난했다.

자야찬드라는 "사생아를 낳은 딸에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았겠는가"라고 되물으며 "딸은 출산 후 건강도 좋지 않았고 아기를 보호할 방법도 없었다.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입양기관에 아기를 맡겼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법원은 지난 8월 아기에 대한 DNA 검사를 명령했고, 아누파마 및 아지스의 DNA가 아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아기를 엄마의 품으로 돌려보내라고 명령했다.

아누파마의 부모와 가족 6명이 불법 감금과 납치 등의 혐의를 받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아누파마와 아지스는 아기를 괴롭힌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처벌을 받을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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