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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사제 ' 대선 앞두고 급부상…'뜨거운 감자' 되나

등록 2021.11.28 10:00:00수정 2021.11.28 15: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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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재명 후보 한국노총에 "패스트트랙 동원" 러브콜
표류했던 공공기관운영법, 연내 통과에 관심 고조
노동계, 다음주 기재위 전체회의서 직권상정 기대
경영계, 표심 의식한 야당 반대입장 선회할까 우려
"노동이사로 의사결정 지체…단체교섭장 될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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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을 방문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11.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노사정 합의 이후 표류했던 노동이사제에 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여당 대권 후보가 법제화를 주문하며 잠잠했던 논의에 불이 붙은 가운데 대선 국면에서 표심을 고려하면 야당도 노동계의 목소리를 더는 외면하기 어려워졌다.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노조의 영향력이 파급될 것을 우려하는 경영계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28일 노동계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운영법(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안)의 연내 국회 통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법을 수면 위로 다시 띄운 건 여당이다. 지난 2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공공부문 노동이사제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최우선 과제로 삼아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패스트트랙 절차를 동원해서라도 국민이 원하는 길, 필요한 길을 해내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노동계의 기대감은 커졌다.

한국노총은 그간 민주당과 정책연대를 통해 공동 행보를 취해왔지만, 노동이사제를 비롯해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제도 개선 등에 관한 논의가 답보 상태에 놓이며 우회적으로 섭섭함을 표해왔다.

그러나 대선을 반년 앞둔 시점에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노동계의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되는 만큼, 그간 여당이 보인 입장보다도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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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을 방문해 김동명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1.11.22. photo@newsis.com



한국노총 관계자는 "민주당과 고위급정책협의회를 구성할 때도 당 대표 모두 노동이사제를 하겠다고 했지만,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사실상 의지가 없었다는 의미"라며 "그러나 당 쇄신을 강력히 요구하는 이 후보가 의지를 피력했고,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 국면을 대선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이 같은 요구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장 잠정적으로 다음 주 예정된 기획재정위 전체 회의에서 법안이 다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노동이사제는 근로자 대표가 의결권을 갖고 이사회에 들어가 경영에 참여하는 제도다.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선 이미 시행 중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서울시가 산하 13개 기관에 근로자 이사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제정하며 도입됐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에 노사정은 2019년부터 경사노위 산하 공공기관위원회를 통해 논의를 진행 후 지난해 11월 합의를 이루고 관련 법 개정 국회에 건의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표류한 상태다.

현재 국회에는 김경협, 김주영,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이 계류되어 있는데 지난해 11월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에서 김경협, 박주민 의원안에 대해서만 한 차례 논의가 이뤄진 게 전부다. 이미 논의가 이뤄진 법안에 대한 재심사를 하려면 여야 간사 간 합의가 필요하지만 국민의힘 측에서 응하지 않아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노동계는 이달 말로 잠정 예정된 기획재정위 전체 회의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법안소위를 거치지 않은 만큼 연내 입법을 위해선 위원장이 직권상정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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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해 8월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8.18. mangusta@newsis.com



노조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해 온 경영계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압도적인 공공기관 노조 조직률을 감안하면, 그간 노동이사제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던 국민의힘이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야당을 중심으로 노동이사제의 대선 공약화에 대한 얘기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후보가 한국노총을 향해 먼저 러브콜을 한 셈인데 야당 쪽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정책 공약을 발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계는 공공부문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할 경우 민간으로의 확산은 불가피한 흐름으로 보고 있다. 한국노총 출신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이미 지난 4월 민간 기업에 대해서도 노동자가 추천하는 노동이사·노동 감사 등을 도입하는 '근로자대표제 및 경영 참가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노동계는 노동이사제를 통해 건강한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그간 기획재정부의 일방적 통제가 이뤄졌던 공공부문에 대해 견제와 감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의 이해를 위해 이사회를 운영하는 민간과 엄연히 목적이 다른 만큼 경영계의 우려는 기우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앞서 제도를 도입한 유럽의 사례를 보아도 선진국에선 통상 공공에 제도를 실험 삼아 도입한 뒤 추이를 살펴 민간으로 확대하는 게 추세다. 이미 국내에서도 금융권을 중심으로 노동이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경영계는 투쟁을 앞세우는 노동계 기조를 고려하면 노사 갈등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가 노동이사제를 발판 삼아 노조의 직접적인 경영참가를 요구할 것이란 추측도 경영계의 고민이 더해지는 지점이다. 경직적인 국내 노사관계를 고려할 때 의사결정 과정에 노조가 통제권을 갖게되면 이사회가 또 다른 단체교섭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경영계 한 관계자는 "노동계가 직접적인 노조의 경영참가를 요구하는 것에 비해 노동이사제가 상대적으로 무난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과거와 현재의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생각하면 노동계 이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하게 되면 긴요한 경영상 의사결정이 지체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노동이사가 주주와 기업의 이익보다 종업원의 이익만을 대변하려고 하면 이사회가 마치 단체교섭과 같이 변할 수 있다는 게 경영계 중론"이라며 "이 같은 지점에서 노동이사제를 요구하는 것은 노동계의 직접적인 경영참가 주장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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