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재명 재난지원금 등 핵심정책 잇단 철회 논란

등록 2021.12.01 11:14:0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국토보유세, 국민 반대하면 안 해"…경제 대통령 부각
보수·중도 의식 실용행보로 '준비된 대통령'…尹과 대비
표 득실 따라 공약 뒤집기…일관성 없는 이미지 우려도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기업형 메이커 스페이스 'N15'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2021.11.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 국토보유세 도입 등 핵심 정책을 잇따라 철회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실용적 노선'으로 중도층 표심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대표적인 정책을 번복하는 것은 무책임하며 대선 후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려 '불안한 후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 득실에 따라 공약을 뒤집어 일관성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후보는 최근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철회한데 이어 "국민이 반대하면 안 한다"면서 핵심 공약인 국토보유세까지도 입장을 번복했다. 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준석 패싱'으로 촉발된 당 내홍으로 갈피를 못 잡는 동안 처럼 정책 번복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중도·보수층에 자신의 유연함을 어필해 외연을 확장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29일 채널A 인터뷰에서 국토보유세 공약과 관련, "불신과 오해가 많기 때문에 국민의 동의를 얻는 전제로 추진할 것"이라며 "국민이 반대하면 안 한다. 증세는 사실 국민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 0.17%보다 고세율을 적용하는 국토보유세를 신설해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해 대표 정책 아이콘인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이 후보의 구상이었으나, 선회 여지를 남긴 것이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논의 과정에서 국민들이 아니라고 하면 접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전국민 방역지원금처럼 현실적으로 검토하고 논쟁이 충분히 가능하다. 다수 국민이 반대하면 정책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코로나19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재원 문제를 놓고 당정갈등이 격화되고 호의적이지 않은 여론에 부딪히자, 이 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고집하지 않겠다"면서 주장을 전격 철회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강화를 제안한 것과 비슷한 맥락인 셈이다.

이 후보는 지난 4박5일간의 호남 매타버스 일정 중에도 꾸준히 자신의 정책적 '유연함'을 강조해왔다.

지난 29일 광주 선대위 출범식에선 "지금 이 순간부터 내 목표는 오직 경제 대통령, 민생 대통령"이라며 윤석열 후보의 '취임 후 소상공인·자영업자 코로나19 피해 50조원 지원'을 받아들여 내년 예산안에 넣자는 깜짝 제안을 한 게 대표적이다.

이 후보는 "필요하면 과감하게 양보하고 타협하겠다"며 "내 신념이기도 하지만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양보한 것처럼 열을 얻고자 허송세월하고 논쟁에 빠지기 보다는 보다는 두 개, 세 개, 네 개를 양보해서라도 당장의 국민 삶을 두 개라도 개선하겠다"고도 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조동연 신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2021.11.30. photo@newsis.com



부동산 문제에서도 "앞으로 사실 부동산 가격 폭등이 아니라 폭락이 걱정된다"며 "급격한 하락이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을까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며 전향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전세계적 금리인상과 물가폭등에 따른 '거품' 파열을 우려한 것으로, 부동산 연착륙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민주당 차원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인하를 본격적으로 검토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는 "전세계적 추세에 따라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올려 부동산 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이 후보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대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선 "내가 '한번 결정하면 안 돌아선다. 이 때문에 두렵다, 또는 무섭다,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며 "나는 나쁜 일은 하지 않는다. 모두가 공감가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철저히 준비해서, 가능한 모든 경우를 다 체크한 다음 가장 나쁜 경우가 발생해도 문제가 없고 도움이 되는, 즉 '플러스' 되는 상태라고 확신하면 그때 시작한다"며 "준비는 철저하게, 그러나 결정하면 집행은 신속하게 해서 성과를 내게 됐다"고 강조했다.

1호 영입인사로 '육사 출신' 30대 워킹맘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 겸 미래국방기술창업센터장을 영입한 것도 이 후보의 '실용' 노선의 한 요소다. 군 출신 우주항공 방위산업 전문가인 조 교수를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세우며 안보 중시를 드러낸 셈이다.

이 후보가 실용주의에 방점을 찍은 데는 유권자 지형의 변화가 일정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한국갤럽이 11월 한달치 만 18세 이상 성인 유권자 4005명을 합산한 정치성향 분포 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보수'라는 응답은 30%, '진보'는 22%였다. 중도와 성향 유보층은 48%로 나타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인 2017년 1월과 비교하면 진보층(37%)은 15%포인트 급감한 반면, 보수층(27%)은 3%포인트 늘어난 것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대선 후보. (공동취재사진) 2021.11.25. photo@newsis.com



대선 스케줄에 맞춘 단계별 전략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있다. 경선 후유증으로 주춤할 당시 '사과'와 '쇄신'에 방점을 찍어 전열을 정비했다면, 이제는 '유연한 실용주의'로 외연 확장에 나설 시점이라는 판단 하에 준비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자인 윤석열 후보가 내홍을 수습하지 못하고 리더십 한계만 노출할 때 정책 행보를 하는 것 자체가 '준비된 대통령'로서의 이미지를 굳히는 효과도 낳고 있다는 게 이 후보 측의 판단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에 "이 후보가 아직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 없기 때문에 '실용주의'로 변모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여태 중도층으로의 확장이 되지 않던 이 후보로선 일련의 행보로 최소한 중도층이 윤 후보에게로만 안 가도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선 표심 계산에 따른 공약 뒤집기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김은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세금도 표 계산하는 여당 후보"라며 "이재명 후보의 소신이란 여론조사수치와 유불리에 촌각을 다투며 반응하는 것 아닌가 의심된다. 그를 바라보는 국민은 불안하고 무섭다"고 쏘아붙였다.

양준우 대변인은 "아니면 말고 식의 포퓰리즘 공약 발표를 국민들이 언제까지 인내해야 하는 건가. '이재명은 합니다'가 사실은 '이재명은 철회합니다'였나"라고 조롱하면서 "대선이 대국민 포퓰리즘 수용도 테스트인가. 이재명 후보의 갈지(之)자 행보와 공약 번복의 원인은 오롯이 후보 본인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