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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김사니, 파국으로 끝난 동행

등록 2021.12.03 10: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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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영구결번 출신의 '레전드' 김사니

무단이탈 논란 속 감독대행으로 데뷔…3경기 만에 팀 떠나

[김천=뉴시스] 이무열 기자 = 2일 오후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한국도로공사 대 IBK기업은행 경기, 세트스코어 3대0으로 패한 기업은행 김사니 임시 감독대행이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 2021.12.02. lmy@newsis.com

[김천=뉴시스] 이무열 기자 = 2일 오후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한국도로공사 대 IBK기업은행 경기, 세트스코어 3대0으로 패한 기업은행 김사니 임시 감독대행이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 2021.12.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과 '영구결번' 레전드의 동행이 파국으로 끝났다.

김사니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은 2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전을 앞두고 사퇴를 발표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코치로도 남지 않고 팀을 떠나겠단 뜻을 밝혔다.

지난달 23일 흥국생명전에서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지 3경기 만이다.

구단을 대표하는 레전드와 이별치고는 상상 이상으로 초라한 결과다.

1999년 실업 무대에 입단, 2017년 은퇴한 김 대행은 2014~2015시즌 V-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쥐는 등 최고의 세터로 명성을 떨쳤다.

2014년부터 IBK기업은행에 몸담으며 정규리그 우승 1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2회를 이끌었다. 구단은 2017년 김 대행이 은퇴하자 그의 등번호 9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일찌감치 '미래의 감독감'으로 평가받았던 김 대행의 지도자 데뷔도 IBK기업은행에서 이뤄졌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5월 김 대행을 코치로 영입했다.

구단은 김 대행을 데려오면서부터 미래 사령탑으로 낙점했을 가능성이 높다. 탄탄한 경력에다 팀을 잘 아는 재목이 확실해 보였다.

[김천=뉴시스] 이무열 기자 = 2일 오후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한국도로공사 대 IBK기업은행 경기, 김사니 기업은행 임시 감독대행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21.12.02. lmy@newsis.com

[김천=뉴시스] 이무열 기자 = 2일 오후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한국도로공사 대 IBK기업은행 경기, 김사니 기업은행 임시 감독대행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21.12.02. [email protected]

그러나 구단과 김 대행의 푸르른 꿈은 1년 6개월 만에 산산이 조각났다.

그는 지난달 중순 주전세터 조송화와 비슷한 시기에 팀을 이탈했다가 구단 설득으로 돌아왔다. 시즌 중 주전 선수와 코치가 팀을 이탈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그런데 IBK기업은행은 이번 무단이탈 사건의 책임을 물어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동시에 경질하면서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앉혔다. 구단의 이해하기 어려운 뒷수습에 한 번 꼬인 실타래는 더욱 엉켰다. 팀을 떠났던 사건의 당사자가 팀을 이끌게 된 비상식적 결과에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레전드'는 쏟아지는 비난 속에 지휘봉을 잡게 됐다.

여기에 김 대행은 "서남원 감독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서 전 감독이 이에 대해 반박하자 김 대행은 증거도 내놓지 않고, 말을 아끼며 한발 물러날 뿐이었다.

"나도 쌓아온 업적이 있다"면서 자신의 무단이탈을 정당화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배구계도 '레전드'에게 등을 돌렸다. 지난달 27일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을 시작으로 여자부 감독들은 김 대행과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자배구를 대표하던 '스타 선수' 출신이지만 이번 논란 속의 김 대행은 '존중하기 어려운' 위치까지 내몰린 셈이다. 팬들도 '트럭 시위'를 하며 김 대행에 불편한 여론을 전달했다.

벼랑 끝에 몰린 김 대행은 사퇴를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레전드'의 퇴장이다. 그를 향한 세간의 평가가 현역 시절과는 완전히 달라진 만큼 현장 복귀까지는 제법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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