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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지는 글로벌 백신 인심…"공정 분배의 가치를"

등록 2021.12.04 05:00:00수정 2021.12.04 15: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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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코로나19 변이 대부분 백신 접종률 낮은 빈국에서 발생
선진국은 부스터샷에 집중…'백신 이기주의' 비판 일어
한국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대책 함께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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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AP/뉴시스] 요하네스버그 인근의 한 병원에서 직원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아프리카의 지난 4주간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평균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12.0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귀혜 기자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나라들이 부스터샷(추가접종) 등 백신 접종 확대로 공포에 대응하고 있다. 백신이 기존 바이러스 감염과 중증 발전 위험을 줄였던 만큼 오미크론 변이에도 유사한 효과를 낼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서다.

하지만 선진국들이 여전히 '백신 불평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이 바이러스의 대부분이 백신 접종률이 낮은 빈국에서 발생하고 있는데도 부국들은 여전히 '부스터 샷'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통해 자국민을 보호하는데만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달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초로 보고된 이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이미 지배종으로 자리매김했고, 전 세계 35개국으로 퍼졌다. 유럽에서는 18개국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고, 몇 달 안에 감염 사례의 절반 이상을 오미크론이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주요국들은 백신 접종 확대를 주요 해결책으로 내놓고 있다.

미국은 모든 성인을 위한 부스터샷 접종과 미성년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대책으로 내세웠다. 유럽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독일은 전국민 백신 접종 의무화를, 그리스는 백신 접종 의무화에 더해 과태로 부과를, 영국은 내년 18세 이상에 대한 부스터샷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일본은 부스터샷 접종 간격 단축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모든 성인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선진국들이 3차 접종에 필요한 물량 확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백신 보급률이 낮은 빈국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일어나고 변이가 발생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선진국들이 백신을 국제사회와 나누는 데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내년 9월까지 저소득층과 중산층 국가에 전달하기로 약속한 백신 17억회분 중 14%만을 전달한 상황이다. 반면 자국민을 위한 백신은 수억회분씩 비축해두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고소득 국가들이 3차 부스터샷 접종을 위해 8억7000만 도즈의 잉여 백신을 사재기했다고 비판했다. 또 유럽 고소득 국가들이 비축해두고 있다가 유통기한이 지난 백신 2억4000만 도즈를 폐기해야할 상황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 등 저개발 지역의 백신 접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발견된 보츠와나나 남아공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지난달 말까지 각각 19.58%와 23.51%에 그쳤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선진국들의 부스터샷 접종에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12일 WHO 보도자료를 통해 "선진국의 하루 부스터샷 공급량이 개발도상국의 백신 공급량보다 6배나 많다는 것은 부끄러운 상황”이라며 “이는 당장 멈춰야 할 스캔들"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지 못한 나라들이 많은 가운데 선진국 국민들이 백신을 3회씩 맞는다면 백신 불평등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선진국들의 백신 독점 현상을 해결하지 않으면 변이바이러스의 발생과 팬데믹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WHO 세계보건자금조달 대사로 활동 중인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는 지난달 26일 가디언 기고를 통해 "코로나가 이제 (백신접종으로)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질뿐만 아니라 가난한 나라들에서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고 있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백신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백신 이기주의'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지난 2일 공동성명을 내고 "오미크론과 같은 새로운 변이 출현은 처음도 아니지만 결코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며 "지금처럼 백신 불평등이 지속되면 또 다른 변이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에 참여한 이동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사무국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백신 불평등이 변이바이러스의 원인이라는 주장에는 실증적인 이유가 있지만 반대로 부스터샷이 오미크론을 막을 중요한 방법이라는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며 "(선진국들이) 그동안 백신 독점의 정당성을 찾기 위해서 부스터샷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그것을 오미크론에 끼워 맞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사무국장은 "한국은 올해 1억달러, 내년 1억달러, 총 2억달러의 돈을 (빈곤국에) 주겠다고 했는데, 이는 면피용 약속일 뿐"이라며 "확보하고 있는 백신을 빈곤국에 안전하게 전달할 방법을 마련하는 공정 분배 가치의 실천에는 한국 정부도 예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arim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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