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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백제 사비도성 감싸는 '북나성' 출입구 확인했다

등록 2021.12.06 17: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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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부터 발굴…북쪽 성벽 잔존 상태양호 60m 성벽 발굴

사비도성 '계획도시' 알려주는 중요 시설

부여나성(북나성) 북쪽 출입구 성벽, 백제 사비도성을 감싸는 외곽 시설물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부여나성(북나성) 북쪽 출입구 성벽, 백제 사비도성을 감싸는 외곽 시설물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부여=뉴시스]송승화 기자 = 백제 사비도성을 감싸는 외곽 시설물인 부여나성(북나성) 북쪽 출입 시설의 존재와 나성 축조기술을 밝힐 수 있는 단서가 확인됐다.

6일 충남 부여군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부여나성 10차 발굴조사’를 한 결과물을 공개했다.

북나성은 북동쪽 방비를 담당하고 도성 내외부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축조된 성이다. 백제가 사비로 천도(538)한 전후에 축조된 것으로 확인돼 사비 도성이 계획 도시였음을 알려주는 주요 시설로 평가받는다.

발굴조사는 북나성에서 부소산성으로 이어지는 성벽 진행 방향과 축조 양상 규명을 위해 2021년 4월부터 이뤄졌다. 특히 지난 7월 북나성에서 처음으로 출입문이 확인돼 주목받기도 했다.

조사단은 가증천 제방과 접한 북쪽 성벽 축조 방법 확인을 위해 이번 발굴조사에서 처음으로 평면 조사를 했다. 그 결과 북문지 존재와 함께 잔존 상태가 양호한 약 60m 성벽을 확인했다.

북나성 성벽 축조 기술로는 성을 쌓기 위해 자연 퇴적된 원지형을 기반으로 새롭게 흙을 깔아 평탄화하는 기초공사를 한 흔적이 드러났다. 기초공사는 성벽 주변 넓은 범위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하천변의 저습하고 연약한 지반을 단단하게 하려고 판판한 돌을 넓게 깔거나, 산에서 채취한 모래질 점토인 산사토 덩어리를 섞어 대지를 조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벽은 잘 다져진 대지 위에 돌을 가공, 외벽면을 쌓고 내측은 흙을 산처럼 쌓으면서 조성됐다. 이 가운데 돌로 쌓은 석축부는 저습한 연약 지반에서 성벽 하중을 견디도록 석축 단면을 사다리꼴로 쌓아 안정감을 줬다.
발굴한 토기와 기와편 일부 *재판매 및 DB 금지

발굴한 토기와 기와편 일부 *재판매 및 DB 금지


석축부에 덧붙여 내측에 흙으로 쌓은 토축부는 5~10㎝ 두께로 흙을 다져가면서 쌓았다. 토축부에서는 성벽 진행 방향에 따라 315~512㎝로 흙을 쌓았다.

 토축부 공정이 구분되는 지점에 따라 석축부의 축조 형태가 달라지는 양상이 확인돼 성벽의 유기적인 축조 공정을 밝힐 수 있는 중요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확인된 성벽 잔존 높이는 최대 2m, 성벽 폭은 최대 14.2m다. 성벽은 조사 지역 밖으로도 연장되고 있어 폭이 더 넓었을 것으로 보인다.

성벽 내측 토축부에선 뚜껑이 있는 접시 개배(蓋杯), 그릇 입구가 곧게 뻗은 작은 항아리 직구소호(直口小壺) 등 유물이 출토돼 성벽 조성이 6세기 중엽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조사지역인 북나성 일대는 가증천과 백마강이 합류되는 지점으로 '삼국사기'에 기록된 포구인 북포(北浦)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북문의 존재가 확인되며 육상과 수로를 연결하는 백제 사비기 교통체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 성과가 매우 크다는 평이다.

한편 부여군은 상시적으로 발굴현장에 대해 일반인 공개를 추진해 군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이를 통해 사비백제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정체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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