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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부패 만연한 콩고共 5성급 호텔이 '욕망의 상징'이 된 이유

등록 2021.12.08 14:16:52수정 2021.12.08 14: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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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共 토양, 전기차 배터리 원료 코발트 多

광산업 新이해관계자, 플뢰브호텔에 총집합

콩고共 출신 'NBA 전설' 디켐베 무톰보 주축

[서울=뉴시스] 콩고민주공화국(DRC) 킨샤사 플뢰브호텔 수영장 전경.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국적을 막론한 광산업 분야 이해관계자들이 이 호텔에 총집합하고 있다. (출처: 플뢰브호텔 홈페이지 사진 캡처) 2021.12.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콩고민주공화국(DRC) 킨샤사 플뢰브호텔 수영장 전경.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국적을 막론한 광산업 분야 이해관계자들이 이 호텔에 총집합하고 있다. (출처: 플뢰브호텔 홈페이지 사진 캡처) 2021.12.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현 기자 = 맞춤 정장과 드레스를 입은 사람들. 손목엔 금시계가 반짝이고 있고, 스틸레토 하이힐이 대리석 바닥 위에서 딸깍딸깍 소리를 낸다.

한쪽에선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고 명품 브랜드 로퍼를 신은 남성들이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씩 홀짝이고 있다.

미국 뉴욕의 어느 거리 풍경이 아니다. 콩고민주공화국(DRC) 수도 킨샤사에 있는 플뢰브호텔 로비의 아침 풍경이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흙탕물로 가득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강으로 꼽히는 콩고 강변에 있는 이 5성급 호텔이 이 나라 '욕망의 상징'이 됐다고 보도했다.

국가에 만연한 극심한 빈곤, 만성적인 부패에도 불구하고 콩고민주공화국은 기후 변화 대응의 핵심이 되는 원료의 주요 공급지다.

콩고민주공화국의 토양은 전기차 배터리, 풍력터빈, 그리고 녹색 에너지 혁명의 중심이 되는 코발트와 다른 금속들로 가득 차있다.

에어컨 바람이 찌는 더위와 싸우는 이 호텔은 부를 손에 넣으려는 이들의 욕망이 끊임없이 꿈틀대는 곳이다.

로비 옆 호화로운 뷔페 식당에는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전 농구선수인 NBA 전설 디켐베 무톰보가 앉아 있다.

무톰보는 광물자원을 통해 부를 얻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 측근이자 후원금 모금자였던 텍사스의 헤지펀드 매니저 젠트리 비치와 손잡았다.

무톰보의 앞에는 정치인이자 광업법 전문 변호사가 앉아 있는데, 그의 사무실은 호텔과 접근이 용이한 인근 단지에 자리잡고 있다.

무톰보는 미국의 주요 광산회사들이 노동력 남용과 뇌물 수수로 악명이 높은 나라에서 사업하는 것을 꺼리며 콩고민주공화국을 떠나자 그 공백을 차지하며 '기회의 물결'에 올라탔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전환 계획에 속도를 내면서 코발트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콩고민주공화국 내 광산업 분야에 대한 부유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는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코발트 가격은 지난 1월 이후 두 배 올랐고, 세계 공급량의 3분의 2 이상이 콩고민주공화국에 있다.

무톰보는 "이 나라가 미래에 전기차를 견인할 국가"라면서 "답은 전기차"라고 자신했다.

'고위험 고보상'의 광산업을 통해 부를 차지하려는 이들 중엔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패션 브랜드 코치와 케이트 스페이드의 모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지데 제이틀린, 세네갈 출신의 힙합 알앤비(R&B) 가수 에이콘도 있다.

NYT는 플뢰브호텔이 광산업자이자 정치적으로 연결된 중국인 사업가에 의해 운영되면서 호화 여행지로 거듭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호텔의 이런 분위기는 수 세기 동안 화석 연료에 의지해 온 세계 경제가 청정 에너지 혁명으로 뒤집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플뢰브호텔 건너편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설립자는 "콩고민주공화국이 세계 투기꾼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때 서구 광산회사 관계자들이 주로 찾았던 이 호텔은 콩고민주공화국 내 광산업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면서 '킨샤사 중심 호텔'이라는 명판을 플뢰브호텔에 넘겨야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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