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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추락하는 터키 리라화 가치…금리인하 거꾸로 가는 해법

등록 2021.12.08 12:08:41수정 2021.12.08 13: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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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인플레 막는다며 금리인하…리라화 가치 곤두박질
중앙은행 시중은행서 달러 빌려 리라화 매입 방어
외환보유고 고갈, 내년 봄 대규모 외채 연장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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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라=신화/뉴시스] 23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의 한 환전소에서 손님이 환전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 리라화의 가치가 하루 동안 최대 18% 폭락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 통화량을 늘려 물가가 상승하고, 외화 대비 자국 통화의 가치가 하락한다. 2021.11.2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터키 화폐 리라의 달러 대비 가치가 올들어 절반 가량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다. 투자자들과 경제학자들은 터키의 경제가 지금보다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추락하는 터키경제의 현황을 점검하는 기사를 실었다.

터키가 겪는 문제의 중심에는 레시프 타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몇년 동안 밀어부친 비정통적 경제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높은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므로 금리를 낮추면 인플레이션이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이는 전세계 각국의 역사적 경험과는 정반대다.

또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올들어 취해온 조치와도 정반대다. 러시아, 멕시코, 브라질 등은 외채 상환을 어렵게 만드는 인플레와 달러 강세를 막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기 주장에 반대하는 거의 모든 경제관료를 경질했다. 그가 생각을 바꿀 조짐은 거의 없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사의 신흥국담당 수석 경제학자 윌리엄 잭슨은 "투자자들이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정책을 되돌리려는 정책 당국자들이 없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정책으로 인해 리라화가 타격을 받고 있다. 올들어 리라화는 단연 세계 최악의 투자처다. 금리가 인플레보다 낮으면 기업인, 소비자, 외국 투자자들 모두 화폐의 구매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 화폐가 빠르게 약화되면 다시 인플레를 자극한다. 식품과 에너지 등 주요 수입품의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터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터키의 인플레가 지난달까지 전년 대비 21.3%를 기록했다. 이는 중앙은행 정책 금리보다 6% 높은 것이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이 수치가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터키 상품 수천가지의 가격을 조사하는 비정부 인플레조사그룹인 ENA그룹은 지난달까지 연률 인플레가 58%를 넘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NA그룹 대표겸 경제학자인 베이셀 울루소이는 "데이터 수집과 발표 사이에 어떤 일이 개입돼 있는 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제시된 데이터는 사람들 느낌과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해 리리화가 하락 압력을 받을 때 터키 중앙은행은 국내은행등 여러 기관에서 외화를 빌려서 팔고 리라화를 사들이는 방법으로 가치 하락을 막았다.

이 때문에 터키의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났고 중앙은행은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것으로 평가됐다. 중앙은행의 화력이 약해지면서 리라화는 더 빠르게 하락했다.

일부에선 이같은 취약한 고리가 터키은행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려한다. 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향후 1년 동안 도래하는 대외부채 규모가 830억달러(약 97조5748억원)에 달한다.

과거에 은행들은 이들 부채를 다른 외자를 도입해 연장(롤올버)함으로써 외환보유고를 고갈시키지 않을 수 있었다. 경제학자들은 채권자들이 오는 봄에 다가오는 대규모 부채의 롤오버에 응할 것인지를 지켜보고 있다.

또다른 우려사항도 있다. 터키 국민들이 리라화를 버리고 있는 것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추정에 따르면 현재 은행 예금의 60% 가까이가 외화예금이다. 터키 국민들이 은행에 갑작스럽게 달러 인출을 요구할 경우 은행들은 외화보유고를 소진하거나 정부가 나서서 예금 인출을 통제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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