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한은 "글로벌 물가 상승세 장기화…내년 상반기 지속"

등록 2021.12.09 12: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글로벌 물가 1%p↑시, 국내 물가 0.26%p↑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통계청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3분기 ‘밥상물가’로 불리는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0% 상승했다. 이는 OECD가 연간 물가 상승률을 공표하는 34개국 가운데 콜롬비아(11.2%), 호주(10.6%), 멕시코(8.0%)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6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1.12.06.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통계청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3분기 ‘밥상물가’로 불리는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0% 상승했다. 이는 OECD가 연간 물가 상승률을 공표하는 34개국 가운데 콜롬비아(11.2%), 호주(10.6%), 멕시코(8.0%)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6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1.12.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글로벌 물가가 1%포인트 상승하면 국내 물가도 0.26%포인트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높은 글로벌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등 높은 물가 상승 추세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1년 12월)'에 따르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율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동조화 현상이 크게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글로벌 물가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우리 경제의 무역의존도 증대 등으로 과거보다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물가와 국내 소비자물가의 상관계수는 2000~2007년 0.28에서 2010~2021년 0.7로 2배 이상 늘었다.

한은이 계량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글로벌 물가가 1%포인트 상승시 국내 물가 영향이 2000~2007년 중 0.1%포인트에서 2010~2021년 중 0.26%포인트로 높아지고 유의성도 강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주요국 대부분에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2%로 1990년 12월(6.3%) 이후 30년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유로지역의 소비자물가는 2008년 7월(4.1%)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이 15개 선진국 및 19개 신흥국 등 34개국의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국 GDP(국내총생산)로 가중평균 해 추산해 본 글로벌 인플레이션율도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한은은 최근의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에 대해 코로나19 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수요 증대, 국제원자재가격 급등, 공급 병목현상, 기후변화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위기의 영향으로 가계의 근로·사업 소득이 감소했지만 정부 지원금, 비대면 업종 종사자의 소득 증가 등이 이를 상쇄하면서 소비 여력이 빠르게 회복했다. 비용 측면에서는 글로벌 수요 증대로 국제원자재가격이 큰 폭 상승하면서 기업의 생산원가 부담이 증대했다.

한은은 "이번에는 과거 상승기에 나타나지 않았던 공급병목과 기후변화가 글로벌 물가 압력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정부의 방역조치 등으로 서비스 소비가 제약되면서 소비 수요가 재화에 집중된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감염 위험에 따른 공장 폐쇄, 노동공급 부족 등으로 생산과 물류가 지연되면서 공급병목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또 잦아진 기상이변이 곡물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친환경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로 구리, 니켈 등 관련 원자재가격이 급등했다.

한은은 높은 글로벌 물가 오름세는 주요국 경제의 수요 및 비용 측면 물가 상방 압력, 공급병목 해소 지연, 임금 및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주거비 물가 오름세, 기후변화 등을 종합해 볼 때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주요국의 유휴생산능력이 상당 부분 줄어들면서 수요측 물가 상승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원자재가격도 추세적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기업의 비용 부담도 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선진국의 GDP갭률(미국 등 10개국의 GDP기준 가중평균)을 2021년 -2.1%에서 2022년 0.1%, 2023년 0.5%로 각각 전망했다.

공급 병목현상을 유발한 요인이 여전한 데다 최근 계절적 수요 증가 등이 가세하면서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 완화 전망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 

최근 주요국의 임금 오름세도 확대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주택가격도 물가 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화 등 구조적 저물가 요인들이 약화되는 가운데 기후변화 및 저탄소·친환경 경제로의 전환도 장기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글로벌 물가의 국내 물가 영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수요 및 비용, 공급병목, 기후변화 등 최근의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에 주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요인들의 흐름 변화 여부와 이에 따른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