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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공략하는 편의점.. 메타버스 공간 가보니

등록 2021.12.1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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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점 'CU제페토한강점', 오프라인 편의점 완벽 재현

전날 개설한 'GS25 맛있성' 제페토 맵, 테마파크 연상

성과 입증돼…실물 결제 '커머스 기능' 부재는 아쉬워


MZ세대 공략하는 편의점.. 메타버스 공간 가보니



[서울=뉴시스]이소현 기자 = 오프라인은 물론 3차원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공간에서 편의점 업계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주요 소비층인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중반 출생의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다.

메타버스에서 구현한 편의점은 어떤 모습일까. 'Z세대' 기자가 직접 메타버스 앱에 올라타 봤다. 먼저 스마트폰에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앱을 깔았다. 아바타 이름을 '루시(Lucy)'로 설정하고 캐릭터를 고른 뒤 'CU제페토한강점'이 있는 '한강공원맵'과 'GS25 맛있성 삼김이 왕자' 맵에 차례로 접속했다.

MZ세대 공략하는 편의점.. 메타버스 공간 가보니


오프라인 편의점 완벽 재현 'CU제페토한강점'

한강공원맵 한 가운데 있는 CU 편의점. 루나(Luna), 밍, 야옹 등 다른 아바타들이 앞다투어 삼각김밥 코너로 몰려든다. 삼각김밥에 아이템 획득 기회가 걸려있는 것. 서둘러 따라간 루시도 '손바닥 표시'를 클릭해 삼각김밥을 손에 쥐었다.

왼편에는 핫바가 있고 그 옆 냉장고엔 자체 브랜드(PB) '헤이루(HEYROO)'의 우유들이 맛별로 진열돼 있다. CU가 단독 판매하는 '곰표 밀맥주', 인기 상품인 '허니 버터 아몬드'도 눈길을 끈다.

카운터 앞 매대에는 파우치 음료 '델라페(delaffe)', 자체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뺑 드 프랑(Pain de franc)'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한 쪽엔 즉석 원두 커피인 '겟(GET)커피' 기계도 있다. 한마디로 오프라인 편의점을 그대로 메타버스에 옮겨 놓은 것. 상품 배치도, 인테리어도 익숙하다.

편의점 곳곳을 구경하다 아바타 '슈가'와 인사를 나눈 루시는 군고구마가 있는 카운터 옆으로 다가갔다. 시국에 맞게 셀프계산대를 이용하려다 점원에게 말도 붙여볼 겸 가까이 가봤다. "반가워(Nice to CU)"라고 인사하는 직원. 단순 멘트를 반복하는 수준이어서 대화로 이어지지는 못한 점이 아쉬웠다.

매장 밖 디테일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즉석 라면 기계까지 구비돼 있어 '한강 라면'을 조리해 먹을 수 있다. 왼편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루프탑 테라스가 나온다. 1층에서 음식을 구매한 아바타는 이곳에서 먹거리, 마실거리와 함께 한강 야경을 즐길 수 있다.

MZ세대 공략하는 편의점.. 메타버스 공간 가보니


테마파크 놀러온 듯 'GS25 맛있성'

지난 15일 개설된 'GS25 맛있성 삼김이 왕자(이하 GS25 맛있성)' 맵을 찾았다. CU 1·2·3호점은 '한강공원맵', '교실맵' 등 이미 제페토에서 인기있는 맵에 자리잡고 있다. 그야말로 지나가다 들릴 수 있는 형태다. 반면 전용 맵을 개설한 GS25는 제페토 검색창에 맵 제목 또는 GS25 계정을 검색해 접속할 수 있다.

아바타 루시를 바닥에 있는 6개의 표시판 중 빛이 뿜어져 나오는 표지판에 세웠다. 'GS25'라고 적힌 표지판 위에 서는 순간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듯 어디론가 빨려 들어갔다.

정신을 차려보니 도착한 '맛있성'. 성 내부에는 놀이공원을 연상케하는 새로운 공간이 펼쳐졌다. 초대형 '삼김이(GS25의 삼각김밥 캐릭터)'랑 사진도 찍어보고 분수대 앞에도 가봤다. 점프게임, 미로게임 등 다양한 놀이 공간을 둘러보다 성 내부로 들어가니 GS25 편의점이 오른편에 보인다.

편의점 창문엔 이달의 결제 혜택, 할인 판매를 비롯해 원 플러스 원(1+1), 투 플러스 원(2+1) 등을 알리는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내부엔 취식 공간이 마련돼 있고 겨울철 인기 상품인 호빵으로 가득한 찜기가 단번에 이곳이 편의점임을 알린다.

샌드위치, 삼각김밥 등이 비치된 프레시 푸드(FRESH FOOD, FF) 코너에선 자체 브랜드 '유어스(YOUUS)' 상품들도 볼 수 있다. 아이돌인기샌드위치, 빅사이즈 불고기버거, 스팸 볶음김치 김밥 등이 진열돼 있다.

MZ세대 공략하는 편의점.. 메타버스 공간 가보니


수치로 성과 증명한 CU…물건 구매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와

BGF리테일은 지난 8월 업계 최초로 1호점 'CU제페토한강점'을 선보인 데 이어 2호점 'CU제페토교실맵점', 3호점 'CU제페토지하철역점'을 잇따라 열었다. 1호점, 2호점을 선보인 이후 해당 맵 방문자는 5배, 인증샷 수는 8배 증가했다.

특히 1호점이 위치한 한강공원맵의 지난달 방문자 수는 오픈 전 대비 354% 늘었다. 이 기간 CU는 유통업계 최초로 빙그레와 협업 마케팅을 진행해 제페토에서 바나나맛 우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CU는 "기존 1·2·3호점을 확대·리뉴얼 할지 새로운 맵에 4호점을 열지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메타버스 마케팅이 초기 단계에 있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20대 직장인 전모씨는 "물건을 구입하면 실물로 배달 되는 줄 알았다"고 했고 대학생 A씨는 "가상현실에서 결제하고 편의점을 방문해 물건을 픽업하는 줄 알았다"고 답했다.

현재 메타버스 점포는 현실 편의점과 유사하지만, 결제로 이어지는 '커머스 기능'이 도입되지 않아 실제로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은 없다. 따라서 물건을 구입한다 해도 아바타를 대상으로 하는 아이템에 한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대부분이 미성년자인 상황에서 커머스 기능으로의 확대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메타버스를 하나의 놀이이자 생활 공간으로 여기는 Z세대에게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 시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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