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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상장폐지 나선 SNK, 성공 가능성은?

등록 2021.12.17 10: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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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종가 대비 76% 높은 공개매수가 제시

2대주주와 3대주주 모두 응모자로 참여

"가능성 높아, 투자자 보호만 이뤄지면 큰 문제 없을 것"

자진상장폐지 나선 SNK, 성공 가능성은?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SNK의 최대주주 일렉트로닉 게이밍 디벨로먼트 컴퍼니(EGDC)가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들어갔다. 특히 기존 주가 대비 무려 76% 높은 가격에 매수하겠다는 밝혀 상장폐지의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2대주주와 3대주주 모두 응모자로 나섰다는 점에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상장폐지 결정은 국내에서 상장을 유지하는 것이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EGDC는 완전자회사가 이뤄져야 경영 자유도가 높아지고, 코스닥 상장 유지 비용 절감과 상장 유지 등의 사무 부담이 경감된다고 강조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개장 전 SNK는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는 현 최대주주인 EGDC의 결정이다. EGDC는 자진상폐를 위해 SNK의 주식 전량을 공개매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내년 2월10일까지다.

회사 측은 완전 자회사를 위한 상장폐지라는 설명이다. EGDC는 "최종적으로는 당사의 완전자회사화가 목표이므로, 공개매수자의 현재 보유분을 합산한 보유 비율로 해 95%에 도달할 때까지 당사 주권 등을 추가로 취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높은 수준의 공개매수가를 제시해 확고한 상장폐지 의사를 보이고 있다. EGDC는 공개매수가로 주당 3만7197원을 제시했다. 이는 전날 종가였던 2만1050원 대비 76% 높은 수준이며, EGDC가 SNK의 경영권을 양수할 당시 보다 높은 가격이다. 이 여파로 이날 SNK의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EGDC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알사우드이 운영하고 있는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11월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을 통해 33.3%를 보유하게 됐다. 당시 살만 재단은 SNK의 주식 17.7%를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SNK는 1973년 설립된 일본 게임 개발회사로, 1990년대 한국과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보였던 킹오브파이터즈 시리즈를 개발한 곳이다. 하지만 2001년부터 자금난에 시달렸고, 결국 중국기업이 SNK를 인수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살만 재단은 SNK 인수 당시 청소년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단 프로그램에 사우디 청년들이 일본을 방문해 게임 개발 과정을 배우는 지식 교환 프로그램을 추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EGDC가 이번 공개매수의 최소 매입 요건을 목표로 했던 지분 17.7%로 설정한 점이다. EGDC는 "공개매수의 내용 중 매수예정수량은 최소 372만7939주(발행주식총수의 17.7%), 최대 1404만8218주(발행주식총수의 66.70%)"라며 "공개매수에 응모한 수량이 최소 수량(지분 17.7%) 미만인 경우, 응모주식 전부를 매수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여기에 2대주주와 3대주주 모두 동의 의사를 밝힘에 따라 자진상폐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다. 공개매수에 대한 의견표명서에 따르면 2대주주인 퍼펙트 월드(PerFect World)와 3대주주인 주이카쿠(Zuikaku)는 이번 공개매수의 응모자로 참여한다.

SNK는 "EGDC는 지난 16일자로 퍼펙트월드(지분율 13.73%)와 주이카쿠(지분율 4.36%)의 모든 주식을 공개매수 응모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사실 이번 상장폐지는 최대주주가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것이 경영에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보여진다. 공개매수 의견표명서에 따르면 '라이선스사업을 더 추진하기 위한 시책을 신속히 실행함에 있어서는, 경영의 자유도를 확보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을 실현시켜 나가야 한다'며 공개매수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

또 완전 자회사화하면 일반 주주로의 외부 유출이 없어져, 경영 자원을 SNK에 전면적으로 투입할 수 있고, 코스닥 상장 유지 비용 절감과 상장 유지에 대한 사무 부담 경감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상장폐지를 위해서는 지분율 95%가 필수적이다. 만약 내년 2월10일까지 확보하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공개매수에 들어갈 수 있다.

지분율 95% 확보 후에는 이사회를 통해 상장폐지를 결의하고 주주총회에서 상장폐지를 승인하게 되어있다. 이후 거래소에 상장폐지를 신청하면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고 상장폐지 결정 후 정리매매 절차로 이어진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높은 가격 제시로 (상장폐지)성공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면서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폐지·심의 의결은 투자자보호에 대한 문제가 있었냐 없었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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