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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타의 굴욕①]사전청약 무더기 미달…신혼부부가 등 돌린 까닭은

등록 2021.12.19 12:00:00수정 2021.12.19 1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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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주거 선호도 낮은 전용 60㎡ 소형 면적·시세차익 공유 불만
공급 물량 확대 대신 신혼부부 눈높이 맞는 주택 공급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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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과천 주암 지구 C2블록 신혼희망타운 전용면적 46㎡ 주택형 평면도.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아기가 태어나면 옷부터 장난감까지 짐이 한가득 늘어날 텐데, 46㎡에서 아이와 함께 셋이서 살 수 있을까요?"

지난해 결혼한 직장인 남모(34)씨는 얼마 전 정부가 추진 중인 '신혼부부 희망타운'을 알아보다 청약을 포기했다. 내년 초 태어날 아기를 키우며 살기에는 주거공간이 비좁았기 때문이다.

남씨는 "정부가 신혼부부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현실을 전혀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며 "젊은 신혼부부들은 이미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급등한 집값에 좌절했고, 현실성 없는 신혼부부 희망타운 때문에 남아 있는 희망마저 꺾였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신혼부부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내놓은 신혼부부 희망타운이 정작 당사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이달 초 진행된 수도권 3차 사전청약에서 대거 미달 사태가 빚어지고, 최종경쟁률도 다른 공공분양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반면 공공분양 특별공급은 3855가구 모집에 2만9430건의 신청이 몰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 서초구와 맞닿아 있어 선호도가 높은 과천 주암지구에서도 미달 사태가 나오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진행한 신혼희망타운 해당지역 사전청약은 2172가구 모집에 1297명이 접수했다. 해당지역 수요자를 대상으로 접수를 진행한 결과 평균 경쟁률은 0.60대 1을 기록했다. 총 2개 지역 7개 전형 가운데 시흥하중 A4블록 55㎡(경쟁률 1.1대 1)을 제외하고, 모두 미달됐다. 서울 서초구와 가까워 '준강남'으로 불린 과천 주암지구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1421가구 모집에 730명이 접수했다.

앞서 지난 10월 진행한 2차 사전청약의 평균 경쟁률은 다른 공공분양에 비교하면 확연히 대비된다. 성남 낙생·성남 복정2·군포 대야미·의왕 월암·수원 당수·부천 원종 총 4126가구 입주자를 모집한 2차 사전청약에서 1만1914건의 신청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2.9대 1을 기록했다. 당시 5975가구를 모집한 공공분양은 15.0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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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신규택지 사전청약 접수가 시작된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장지동 성남복정1지구 위례 현장접수처를 찾아 분양을 마친 과천지식정보타운 55A형 신혼희망타운 모델하우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1.07.28. chocrystal@newsis.com



신혼희망타운은 젊은 신혼부부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우선 부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세의 70~80%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되고, 투기과열지구라도 분양가의 최대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녀와 함께 살기에는 비좁은 평수와 집값이 오르면 정부가 시세차익의 절반을 환수하는 수익공유형 모기지 의무가입으로 대상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혼희망타운은 주거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전용 60㎡ 이하 중소형 평형으로만 공급된다. 다른 공공분양과 비교하면 주택 면적이 좁은 편이다. 3차 청약에서 시흥 하중지구가 전용 55㎡형을 제외하고, 모두 미달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올해 결혼한 김모(36)씨는 "신혼희망타운은 부부 둘이 살기에도 비좁은 평수"라며 "자녀 출산으로 가족 수가 늘어나면 이사를 다시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익공유형 모기지 의무가입 등 정부가 시세차익의 절반을 환수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분양가가 3억700만원을 초과하면 연 1.3% 고정금리로 집값의 70%까지 대출을 해주는 대신, 수분양자는 주택을 매도하고 대출금을 상환할 때 주택도시기금이 시세차익의 최대 50%를 환수해가는 상품이다. 또 신혼희망타운은 공급지역과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에 따라 전매제한은 최대 10년이다.

재작년에 결혼한 강모(35)씨는 "10평대 좁은 집에서 아이 둘과 10년 넘게 산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차라리 경쟁률이 높더라도 별다른 조항이 없는 공공분양 특공이나 일반분양이 더 낫다"고 전했다.

여기에 서울에 거주하는 신혼부부들에게는 신청 기회가 사실상 없고, 당장 신혼집을 마련해야 하는 신혼부부들에게 실제 입주까지 최소 4~5년 이상 걸린다는 점도 청약을 꺼리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신혼희망타운의 좁은 평수와 수익 공유 등이 수요자들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급 목표 달성에서만 몰두해 신혼희망타운을 수요에 맞지 않은 좁은 면적 위주로 구성하다 보니 대상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것"이라며 "시세 차익의 절반을 환수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사전청약을 하더라도 언제 입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좁은 면적에 시세차익까지 환수한다면 수요자 입장에서 단서 조항이 없는 공공분양 특공이나 일반분양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주택 공급량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수요에 맞는 적절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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