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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소프라노 홍혜란 "힘든 시기일수록 음악 꼭 필요...희망 담은 독창회"

등록 2022.01.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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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11년 퀸 엘리자베스 아시아계 최초 우승
4년만의 독창회...23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서 공연
부모님께 바치는 앨범 '희망가', 무대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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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소프라노 홍혜란. (사진=스톰프뮤직 제공) 2022.0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삶 속에서 기쁨을 더하고 위로해주는 역할이 예술의 존재 이유고 가치잖아요. 힘든 상황 속에 있지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었어요."

소프라노 홍혜란이 4년 만에 독창회로 관객들을 만난다. 201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아시아계 최초 우승자로 그해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메트) 오페라에 데뷔하는 등 세계 무대의 주목을 받아온 그가 희망을 노래하며 새해를 연다. 오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홍혜란의 '호프(HOPE)'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톰프뮤직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독창회가 이렇게 오랜만인지 몰랐다"며 "제가 오롯이 이끌어가야 하는 부담감이 처음엔 있었지만, 홀로 관객들을 만나는 만큼 더 설렌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코로나19 속에 공연을 올리는데 고민도 있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음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저를 뽐내는 게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무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힘든 시기이지만, 관객들이 공연을 본 후 다시 힘을 내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슈베르트·스페인 가곡부터 한국 가곡까지 희망 담은 무대

이번 공연의 1부에서는 슈베르트의 가곡 '아베마리아', '세레나데', '송어' 등과 작곡가 페르난도 오브라도스의 스페인 가곡들을 피아노와 함께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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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소프라노 홍혜란. (사진=스톰프뮤직 제공) 2022.0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슈베르트의 가곡은 첫 소절을 들으면 다 알 거예요. 귀에 익숙한 노래로 관객들을 환영하고 싶었죠. 첫 곡이 '아베마리아'인데 가사에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어 지금의 우리 마음과 같죠. 스페인 가곡은 열정과 힘이 느껴지는 음악으로 즐거움을 주고 싶었죠."

2부에서는 지난 2020년 발매한 홍혜란의 첫 가곡 앨범 '희망가'에 수록된  '산촌', '그리워', '가을밤' 등을 비롯해 한국 가곡을 들려준다. 앨범의 수록곡을 무대에서 들려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앨범에는 가족들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다. 유명한 성악가가 되면 부모님이 들려주시던 노래를 똑같이 불러서 선물로 드리는 게 꿈이었던 그는 2018년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앞으로 영원히 할 수 없는 선물이 됐다고 슬퍼했지만, 남편인 테너 최원휘가 늦지 않았다며 앨범을 내도록 격려해줬다.

앨범 제목이기도 한 '희망가'는 이번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희망가'는 아버지가 자주 불러주셨던 노래"라며 "차에서 흥얼거리면서 불러주던 그 음색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애틋함을 보였다.

"이 노래를 부르면 아버지가 너의 인생에 정말 중요한 게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당시 치열한 세계 무대에서 저 자신을 잃고 경쟁심에 노래하기도 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죠. 이 노래로 위로받으며 희망을 찾았어요. 힘든 세상 속에 결국 주변을 둘러보면 힘이 되고 용기가 되는 건 가족들, 사랑하는 사람들밖에 없죠. 무대 위에서 그 감정을 나누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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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세계적 오페라 극장 '뉴욕 메트'에 각각 공연했던 소프라노 홍혜란, 테너 최원휘 부부가 지난 2020년 3월12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3.12. amin2@newsis.com

지난해 9월에는 아이에게 불러줬던 자장가를 앨범으로 내기도 했다. 그는 "아이가 주는 행복이 너무 크다. 무대 위에서 긴장했다가도 지금은 아이를 생각하면 덜 긴장되고, 덜 불안하다. 내적인 힘이 좀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20개월이 된 딸 하늘이는 어느새 자장가를 따라 부르게 됐다. '하늘아, 엄마아빠랑 코 자자. 잘 자라'라고 시작하는 인사는 물론 '자장가', '섬집아기'를 귀엽게 흥얼거린다. 엄마아빠가 부른 노래에 '브라보!'라고 박수 쳐주는 모습을 보면 무대 위에 있는 듯 기분이 너무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남편 테너 최원휘, 서로에게 뮤즈…"함께하는 무대 항상 행복"

남편인 최원휘는 현재 미국 메트 공연으로 출국해 곁에 없지만, 매일 통화하며 옆에 있는 것처럼 독창회 준비를 도와주고 있다고 했다. "평생 짝꿍"이라고 부른다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 같은 존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1학년 때 만나 연인으로 그리고 부부로 연을 맺어 20여년을 함께해왔다. 두 사람은 오는 2월에 부산, 6월에 대전에서 함께 공연할 예정이다.

"큰 무대든 작은 무대든 공연을 같이한 후엔 항상 행복하다고 말해요. 남편과 무대를 함께했을 때 느끼는 특별한 교감이 있죠. 서로에게 부부를 넘어 더 큰 존재에요. 가장 믿을 수 있는 조력자이자 선생님이 되기도, 형제가 되기도 하죠. 예전에 우리 꿈은 같이 노래하는 거라고 했는데, 그걸 이룬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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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소프라노 홍혜란. (사진=스톰프뮤직 제공) 2022.0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홍혜란은 2019년부터 한예종 전임 교수로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후배 성악가들을 보면 다시금 세계 무대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니다. "전에는 오로지 제 노래에만 몰두했지만, 지금은 제자가 12명이다. 제 속에 12명의 성악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새 10년이 지났지만, 늘 그의 이름 앞에 붙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아시아인 최초 우승의 타이틀은 어떤 무게일까. 홍혜란은 처음엔 부담이 됐다며 싫었다고 웃었다.

"많은 분이 알아봐 주셨지만, 상을 탄 홍혜란과 계속 비교되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엔 그 이름 자체가 너무 화려해서 크게 느껴졌죠. 제 것이 아닌 것 같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그 이름을 받아들이게 됐어요. 이름 석 자 앞에 타이틀이 붙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제 이름 앞에 평생 따라다닐 텐데, 점점 더 감사함이 커지고 있어요."

그는 "나이가 들수록 당연히 목소리도 노쇠하겠지만, 신기하게 소리가 더 좋아진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게 욕심이자 꿈"이라고 했다. "이 꿈을 위해선 제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보다 더 연습하고 노력하는 선생님이 되어야죠."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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