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길어지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광주 사고' 책임론 확산
지난해 '학동 참사' 땐 직접 대국민 사과문 발표
광주 현장서 수습에 집중…금명간 입장 밝힐까
전면 철거 후 재건축?…예비입주자, 국민청원도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향후 사업 막대한 차질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정몽규 HDC 회장이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 10일 광주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광주시 제공) 2021.06.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16일 HDC현산에 따르면 정 회장은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광주에 내려가 사태 수습을 지휘 중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철거현장 붕괴사고 이후 사고 현장을 찾아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공언했지만 다시 한번 벌어진 사고로 약속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유병규 대표이사는 사고 다음날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정 회장의 모습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사고 때처럼 전면에 나와 사과를 할 지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HDC현산 관계자는 "(정 회장이) 입장표명을 한다, 안 한다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사고 수습 등 현장을 챙기는 것에 더 집중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회사의 향후 사업도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당장 해당 사업자의 입주 지연이 예상된다. 안전진단 결과 사고가 난 201동은 물론 전체 철거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면 이미 투입된 비용과 기간이 물거품이 되고 입주자들에게 입주지연보상금도 지급해야할 수 있다.
아파트의 한 예비입주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몇 년이 더 걸려도 되니 일벌백계 삼아 전면 철거 후 재건축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보강으로 간다고 해도 심리적 불안감은 절대 해소될 수 없다"며 "무너져 내리는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이 삼풍백화점 사건과 오버랩되면서 '아이들과 저 곳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면'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16일 오전 현재 청원에 동의하는 인원이 1만9200명을 넘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3일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현장에서 119 구조대원과 구조견이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 소방청 드론 촬영 영상 캡처) 2022.01.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시는 아예 공공사업에서 이 회사를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13일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시가 추진하는 공공사업에 일정기간 현대산업개발의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도 법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는 "현대산업개발은 '학동 참사'의 장본인이기도 해 신뢰하기 어려운 참 나쁜 기업"이라며 "계속 사고를 일으킨 점에 대해 응징 차원에서 모든 공사를 중단시키고, 나아가 광주시가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 대해 참여 배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학동 참사로 정 회장이 대국민 사과까지 한 마당에 다시 인명피해사고가 발생하자, 이번엔 오너 책임론이 등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고 당시 화면을 보면 어떻게 저런 사고가 가능한가 할 정도로 놀라운 모습이었다"며 "HDC현산이 작은 회사도 아니고 지난해에 큰 사고도 났던 만큼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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