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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매각 불발...산은 '플랜 B'는 무엇

등록 2022.01.18 06:00:00수정 2022.01.18 06: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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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양동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대우조선 재벌특혜 매각 추진 책임 추궁과 대안 모색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01.17.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빅딜'이 무산되면서 정부와 KDB산업은행(산은)을 향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지난 14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의 독과점 우려를 이유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 심사를 불허했다. 이에 금융권과 업계 안팎에서는 '안 될 일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며 정부와 산업은행을 향한 '책임론'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전날인 17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비롯한 정부 당국자들의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3년여 동안 마무리되지 못한 채 계약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며 질질 끄집었던 대우조선 매각이 결국 실패로 귀결됐다"며 "한국정부와 산업은행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유럽연합의 결정에서 보여주듯 한국 조선산업의 역량 훼손 없는 매각은 불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역시 지난 14일 낸 성명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조선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며 "이러한 리스크가 자명함에도 무리하게 대우조선 매각을 추진한 정부와 산업은행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합병 무산의 배경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안일한 대처도 한 몫했다는 목소리도 높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한국 공정위는 자국을 대변하기 보다는 마치 EU 공정위같은 역할을 하면서 2년 반이란 시간을 허비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산은 등 관계기관은 EU의 결정 직후 즉각 '새주인 찾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는 "대우조선의 근본적 정상화를 위해서는 '민간 주인찾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외부전문기관의 컨설팅 등을 바탕으로 산업은행(대주주) 중심으로 대우조선 경쟁력 강화방안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와 금융권 안팎에서는 지난 3년간 달라진 산업 생태계 등을 감안할 때 정부의 뜻대로 '민간에서 주인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높다.

가뜩이나 EU의 불허 결정으로 인수 후보군 범위도 좁아졌다. 시장에서는 대우조선과 같은 업종을 영위하는 삼성중공업 등을 제외하고 기업 규모와 자금력,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하면 한화, 포스코, 효성 등이 인수 후보로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들 기업은 정작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포스코는 대우조선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고, 한화와 효성 등도 친환경·에너지·우주 등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어 인수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들이 대우조선 인수를 꺼리는 이유는 업황이 불확실한 데다,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는 크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5년 이후 7조원에 달하는 공적 자금을 수혈받으며 버티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지난 2020년 말 175.8%에서 지난해 3분기 297.3%로 치솟았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발행한 2조3000억원에 달하는 전환사채(CB) 등을 포함하면,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4000%대로 치솟는다. 이런 가운데 이번 합병이 무산되면서 대우조선의 자금흐름도 꼬이게 됐다. 당초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조5000억원을 지원받아 재무구조를 개선할 예정이었지만, 딜 무산으로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다행히 조선업황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긴 하나, 업 특성상 장기적으로도 업황이 '장밋빛'을 이어갈 것이란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업황 회복에도 대우조선은 당분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매출액이 연초 제시한 전망치인 4조8000억원을 믿돌 것으로 예상되고 고정비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회복세는 2023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에 대한 불확실성과 대우조선의 높은 부채비율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새로운 인수자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산업은행의 관리 하에 재정 상황 등을 개선한 후 추후 재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해외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군함이나 잠수함 등을 만드는 대우조선의 방산 사업부문을 분리한 후 해외 매각을 시도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물리적으로 분리가 쉽지 않을 뿐 더러, LNG선 설계 등 핵심 기술과 설비의 유출 우려 등으로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노조 등 일각에선 대우조선을 국유화해 국영 조선소로 운영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지만, 이 또한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그간 산은은 더 이상의 혈세를 투입할 수 없다며, 국유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한 조선업계 전문가는 "방산 뿐 아니라 LNG선 자체도 국가핵심기술로 관리되고 있어 해외에 매각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지난 20~30년간 축적해 놓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해외에 매각할 이유도 없다"며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새로운 매각 대상을 찾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한국 제조업에서 기업결합을 할 때 해외 의존도가 얼마나 큰지 이번에 여실히 드러났다"며 "산업은행이 앞으로 이러한 점을 극복을 하면서 굉장히 전략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광효 부산대 해양자원플랫폼 연구사업단장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조선소는 선박 건조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개념(인수 후보군)을 해양과 에너지까지 확장하면 시장 규모는 달라진다"며 "산은은 대우조선 매각을 금융 논리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머스크라인, 머스크오일, 머스크드릴링, APM터미널 등을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는 머스크 그룹의 사례처럼 사업 다각화 측면해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이달 중 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 빅딜 무산과 관련한 플랜B 등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그간 인수 무산 가능성에 대비해 여러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이런 저런 전망을 하면서서 플랜A, B, C, D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거래 성공을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하고, 무산 시에는 이해관계자와 긴밀하게 협의해 후속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산은 등 채권단은 이미 대우조선이 정상적으로 수주·조업할 수 있도록 연 35억 달러(약 4조1740억원) 규모 RG(선수금보증), 1조8000억원 규모 대출 상환유예, 연 12억 달러(약 1조4310억원) 규모 신용장 등 기존 금융지원을 올해 말까지 연장해줬다. 또 내년까지 2조9000억원 규모의 한도대출을 열어준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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