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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서 주세요" 대범해진 보이스피싱, 대면편취형 활개

등록 2022.01.18 13:03:31수정 2022.01.18 13: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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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충북 지난해 피해 79% "계좌 대신 직접"
회사까지 찾아와 돈 수거…사기 의심 ↓
경찰 "인출 후 만남 요구 땐 100%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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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늙어서 미안하다···."

충북 청주에 사는 A(64)씨는 최근 가족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 입에선 '미안하다'는 말이 떠나질 않는다.

한 가정의 가장인 A씨가 고개를 숙인 건 점차 대담해진 보이스피싱에 피해를 본 탓이다.

그는 지난 12일 "기존 대출을 갚으면 저금리 대환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현금 750만원을 자신의 회사로 찾아온 전화금융사기 조직 수거책에게 건넸고, 돈을 받은 수거책은 곧바로 자취를 감췄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그에게 현금 750만원은 전 재산과도 같았다. 평생 자가용을 타보지 못한 게 한이 돼 중고차를 사려고 은행 대출로 받은 돈을 그대로 날렸다.

A씨는 "내가 늙어서, 내가 많이 배우지 못해 가족에게 폐를 끼쳤다"며 "자녀와 아내의 얼굴 볼 면목이 없다. 다 내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전화금융사기가 대범해지고 있다. 조선족 말투를 남발하던 어설픈 수법이 사라지고, 범행 대상을 직접 만나 돈을 뺏는 수법이 활개를 치고 있다.

18일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의 치안전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충북지역에서 발생한 전화금융사기 1058건 중 52.4%(554건)가 '대면 편취형'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에는 1~8월 보이스피싱 870건 중 대면 편취형이 692건(79.5%)으로 전년 대비 급증했다.

통장개설 절차 강화와 30분 지연 인출제도, 계좌지급 정지 등 보이스피싱 예방책이 강화되자 피해자를 직접 만나 돈을 가로채는 신종 수법이 등장한 셈이다.

대면 편취는 주로 금융기관을 사칭해 기존 대출금을 현금으로 갚아야 한다고 속이거나 수사기관을 사칭한 뒤 은행계좌 송금이 아닌 현장에서 돈을 뺏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신의 회사까지 찾아와 돈을 받는 대범함 탓에 오히려 사기 행각을 의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대면 편취형은 전화금융사기 예방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계좌이체형의 경우 범행에 이용된 전화 사용을 중지하는 게 가능하지만, 대면 편취형은 송금이나 이체를 하지 않아 아무런 규제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과 수사기관은 절대 전화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불특정 앱을 설치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며 "돈을 인출한 뒤 만남을 요구하면 무조건 전화금융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sh012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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