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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이 촉발한 성과급 잔치…재계 긴장감 확산

등록 2022.01.20 1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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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SK하이닉스, 특별 성과급 지급 규모에 재계 '술렁'
삼성전자 반도체 추가 보상 '촉각'…형평 논란 '불씨'
'연 70조 매출' LG전자도 불똥…새 성과급 기준 '주목'
일각선 '그들만의 리그' 평가도…연봉 인상 압력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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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코로나19로 인한 뜻밖의 호황으로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기업들이 최근 성과급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대 실적 달성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성과에 따라 보상에 차등을 둬야 한다는 요구도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다만 성과주의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보상 체계를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연말 전 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300%를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특별성과급은 생산성격려금(PI)이나 초과이익분배금(PS) 같은 정기 상여금과 별도로 지급하는 '보너스'다. SK하이닉스는 앞서 2020년도 성과급 산정과 관련해 갈등을 빚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연봉을 반납하고, 경영진 사과와 PS 개편 등 진통 끝에 갈등이 봉합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전년과 달리 선제적인 보상 결정을 통해 직원 달래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의 '통큰 결단'은 업계에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불만을 토로하는 직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받는 특별보너스보다 규모가 더 커서다. 삼성은 앞서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특별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한 상태였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실적 달성을 견인한 반도체 부문의 경우 지난 2017~2018년 지급률 500%에 미치지 못한다는 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경계현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추가 보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 사장은 지난 12일 반도체 임직원들과의 사내 간담회에서 "2021년도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추가 보상에서 DX사업부문은 제외될 것으로 전해져 또 다른 논란을 예고했다. 삼성전자 측은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일 뿐, 보상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는 상태다. 특히 삼성전자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인식이 강한, 이른바 '후자(後子)' 계열사는 그동안 성과급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나타내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임금협상 결렬로 간부 중심의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계열사 노사가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진행할 임금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사상 첫 연 매출 70조원이라는 신기원에 도달한 LG전자의 성과급 지급에도 관심이다. 그동안 LG전자는 지난해 사업본부별 임금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논란에 휘말렸었다. 2020년도 기준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는 최대 기본급의 75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았다. 반면 적자를 기록한 모바일(MC) 사업본부와 자동차 전장(VS) 사업본부, BS사업본부 내 일부 사업부는 성과급 대신 100만∼300만원의 격려금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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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성과급을 받지 못한 직원들이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했다. 결국 당시 권봉석 대표(현 LG 부회장)가 직접 나서 개편에 나서면서 일단락됐다.

LG전자가 올해부터 새로운 성과급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지만, 새 기준 적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새 기준은 회사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의 달성도를 모든 본부의 성과급 산정에 기본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사실상 VS, BS 등 미래성장동력인 신사업의 경우 초기에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 것을 감안해 별도의 기준에 따라 성과급을 더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반면 지난해 올레드 TV 판매 호조로 역대급 실적을 올린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등의 경우 기대했던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없을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급 기준 개편이 또다른 갈등의 진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임금에 대한 불만으로 LG전자에는 사무직 직원을 대표하는 새 노조가 설립되는가 하면 노사협의회 구성을 둘러싼 잡음도 나오고 있다. 내부 구성원 간의 이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밖에 현대차도 지난해 '차등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성과가 좋은 사무·연구직 간부 직원들을 선발해 500만원의 특별 포상금을 지급하는 '탤런트 리워드'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가 노사 협상에 따른 성과급만 일률적으로 지급해온 것을 감안하면 전례 없는 일이다.

최근 포스코도 2012년 이후 처음으로 경영성과급 160%를 지급했다. 철강, 배터리, 헬스케어 등 업종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려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대기업에 국한된 '그들만의 리그'라는 원성도 있다. 코로나19 피해 업종이나 중소기업 등에게 성과급은 꿈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성과 분배를 둘러싼 구성원간 갈등은 재계가 안고 있는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일 사상 최대 실적 달성 발표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에 비해 임금이 적다는 인식으로 연봉에 만족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근 IT 업계를 중심으로 연봉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재계에 성과급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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