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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침공' 바이든 발언…"러 대응 분열 유럽의 불편한 진실 드러내"

등록 2022.01.21 10:53:23수정 2022.01.21 10: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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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미 CNN, '바이든 발언으로 러시아 상황 악화안할 듯' 분석
그보다 '유럽국들 안보입장차 직접 지목한 건 아픈 대목' 지적
미·영·캐·덴·노·동유럽국 비해 다른 나라 대응의지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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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에 대해 "러시아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그 경제에 비싼 대가를 부과하고 상당한 피해를 줄 준비가 됐다"라고 경고했다. 2022.01.20.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19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소규모 침공이 있을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를 두고 우리끼리 다투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한 군대로 실제로 침공하면 러시아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중 '소규모 침공'이라는 표현을 두고 서방 동맹국들과 우크라이나에서 반발이 심했다. 그러나 외교관들과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미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 사이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대응 방안을 두고 견해차가 심하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소규모 침공'이 무슨 뜻이냐는 질문을 받자 "러시아군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군을 살해하는 것"이라고 답하고 "나토 안에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를 두고 견해차가 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뒤에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군대가 국경을 넘는 모든 경우를 침략으로 간주하고 대응할 것이며 사이버 공격처럼 덜 심한 침공에는 그에 상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나토의 한 외교관은 "공개적으로 밝힐 필요가 없었던 진실이 드러난 것"이라며 "사이버 공격이 전면전을 촉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러시아가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한 외교관도 동의했다. "그의 말이 맞지만 정치적으로 옳은 일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바이든이 이같은 우려를 공개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상황을 한층 악화시켜도 좋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바이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진격할 것"이라고도 했으며 이번주 초에는 러시아군의 집결이 "거의 끝난 상태"라고도 했다.

나토 외교관은 러시아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나토의 대응책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나라는 없지만 미국, 영국,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동유럽국은 도발을 인내하는 한계가 낮지만 다른 나라들은 높다"고 말했다.

유럽국가들이 일치되지 않은 점은 러시아가 흡족해할 정도는 아닐지라도 잘 드러난다. 이번주초 에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의회가 러시아와 새로운 안보협상을 모색해야 하며 독자적인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EU가 독자적인 안보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오래도록 강조해왔으며 유럽군 설치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EU 회원국들은 유럽의 독자 안보능력 구축을 어디까지 진전시켜야 할 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특히 옛 소련 연방에 속했던 나라들은 나토를 약화시킬 수 있는 모든 조치에 부정적이다. 유럽국들은 대부분 나토 회원국이다.

리호 테라스 전 에스토니아군 사령관은 "마크롱은 자기 혼자만의 생각으로 현실과 거리가 먼 아이디어를 던진다는 건 널리 알려진 일"이라며 "EU가 러시아와 대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전 핀란드총리는 "유럽 안보를 강화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나토가 이미 하고 있는 일을 중복해서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다.

바이든 발언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도 상황 예측이 어렵다며 의견이 갈린다.

테라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서방이 인내하는 수준을 "조금 넘는 것"이며 바이든 발언은 "푸틴에게 자기가 정한 '소규모 침공'의 기회를 잡도록 촉구한 셈"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유럽 안보정책연구소장 벨리나 차카로바는 바이든의 발언이 "유럽내 나토 회원국들과 우크라이나에게 커다란 심리적 타격을 줄 것"이지만 푸틴에게는 큰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서방 당국자들의 외교적 용어에 익숙한 러시아가 (바이든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채텀하우스 선임연구원 겸 '러시아 발전사'를 집필중인 케이르 자일즈는 "바이든 발언이 러시아에 미치는 영향은 러시아가 다른 곳에서 일으키는 혼동 못지않게 혼란을 줄 것이다. 러시아 당국자들은 워싱턴에서 나오는 뒤섞인 메시지를 해독하느라 애를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EU 당국자들은 바이든의 발언으로 러시아가 상황을 악화시킬 것같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그들은 바이든이 유럽국들의 안보에 대한 입장 불일치를 적나라하게 지적한 것에 크게 당황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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