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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촉발 인플레 어느 정도일지 아무도 모른다

등록 2022.01.24 11: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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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낮은 인플레 시대는 끝났다
각국 인플레 낮추려 안간힘 쓰나 장기 요인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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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폴리스(미국)=AP/뉴시스]지난해 11월26일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한 백화점에서 고객들이 결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2.01.13.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물가상승으로 고통받는 나라는 미국만이 아니다. 유럽연합(EU)의 물가상승도 유로가 도입된 이후 가장 빠르다. 영국의 연간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5.4%를 기록해 30년내 최고치였다. 캐나다의 소비자물가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2배 속도로 오르고 있다.

1980년대 거품경제가 터지면서 경기 침체가 지속돼온 일본에서도 중앙은행이 최근 8년 만에 처음으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주요 경제 대국 가운데 중국만이 2020년 초반보다 낮은 인플레를 기록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팬데믹 이후의 경제회복 전망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면서 각국이 인플레이션 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이후 국제 공급망이 확대됨에 따라 노동자들의 협상력이 약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이다. 

전세계 공장들의 회복 속도가 제각각임에 따라 상품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게 되면서 물가가 한층 더 치솟고 있다. 보호무역주의의 강화, 중국의 임금 상승, 저탄소 경제 활성화 등 장기적 요인도 앞으로 몇 년 동안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블랙록 투자연구소가 밝혔다.

시티그룹의 국제경제학자인 네이선 쉬트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혼란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항과 같은 적체 현상이 로테르담과 상하이항에서도 벌어지면서 전세계 물가를 올리고 있다. 생필품 가격의 인상에 따라 식량과 에너지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유가가 55% 올랐다. 자동차와 항공우주산업에 사용되는 니켈은 27%, 커피는 거의 2배 올랐다.

물가상승으로 전세계 소비자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수입물가는 식품, 유가, 원자재를 중심으로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미 노동통계에 나타나 있다. 2007년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크게 올리고 있다. 세제와 종이 수건을 만드는 타이드사는 지난 주 인건비가 연간 23억달러(약 2조7478억원) 화물 운임이 3억달러(약 3585억원) 올랐으며 이에 따라 이 회사 제품 10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이 경기회복의 부산물이라면서 올 하반기 완화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팬데믹 동안 지갑에 영향이 느껴졌을 것"이라면서 "공장이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멈출 경우 전세계의 상품 생산과 운송, 가계와 기업 모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물가상승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빠르다.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팬데믹에 대응하는 무제한적 구호지원 때문이다.

지난 2020년 3월부터 의회는 6조달러(약 7167조원)을 미국인들에게 풀었다. 또 유럽과 아시아보다 가파른 미국 증시 상승으로 가계의 흑자폭도 늘어났다.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미국 가계 자산이 2019년보다 28조달러(약 3경3446조원) 증가했다. 물가상승을 감안하더라도 미국인들의 가처분소득이 팬데믹 기간중 늘어났다.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미국인들의 소비가 레스토랑과 영화관에서 상품 구매로 넘어갔다. 상품 구매 수요가 증가하면서 내구성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했다. 지난해 내구성 소비재 물가가 16.8% 올라 서비스 가격 상승의 4배에 달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인플레 추세가 다르다.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국가들의 경우 유가 상승으로 비료가격이 크게 올랐고 이에 따라 식품가격이 급등했다고 세계통화기금(IMF)이 밝혔다. 식품 소비가 가계지출의 40%에 달하는 이 지역의 인플레율은 1년전 6%에서 9%로 뛰었다.

유럽의 경우 EU의 일자리 보전정책으로 근로자들에게 일을 지속하도록 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원래 임금의 100%에 못미친다. 이에 따라 미국과 달리 유럽의 소비 지출은 증가하지 않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수석경제학자 로런스 분은 "유로권의 인플레에서 가장 큰 요인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다. 날씨, 천연가스 비축량 부족, 인프라스트럭쳐 보수 지연, 불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 부족, 지정학적 요인 모두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통화정책으로 인플레를 진정시키기가 어렵다. 현재까지 유럽중앙은행(ECB)는 지난해 월평균 820억유로(약 111조346억원)에 달하던 자산매입 규모를 올들어 200억유로(약 27조816억원)으로 축소했다. 한편 영란은행은 지난달 주요7개국(G7) 국가 중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다. 자산매입 축소와 금리 인상 등 중앙은행의 인플레 억제 조치에 따라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

미 연준은 3월중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3개 증시지표가 하락했고 특히 기술중심 나스닥 주가지수는 10% 이상 하락했다.

미국의 통화축소 정책이 다른 나라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오름에 따라 개발도상국에서 자금이 빠져 나올 위험성이 커졌다. 이를 막기 위해 이들 국가들이 금리인상에 나서면 저성장의 늪에 빠지게 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주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행한 화상연설에서 "주요국들이 기존 금융정책을 멈추고 방향을 급선회하면 심각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이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와 금융안정이 위태로워지고 개발도상국들이 그 피해를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와 헝가리 중앙은행 등 여러 나라의 중앙은행이 지난달 금리를 올렸다. 러시아는 지난해 기준금리를 7차례 올렸다. 팬데믹의 진로가 불확실함에 따라 폐쇄된 각국 국경 개방이 지연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가 지난달 밝혔다.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은 지난주 중앙은행이 오미크론 확산 우려와 부채가 큰 부동산업계의 붕괴 우려 속에서 금리를 내렸다.

전세계적 인플레를 유발하는 요인 중 일부는 단기적 요인이다. 공급망 혼선은 결국 해소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도 엔데믹으로 전환할 것이다. 그러나 이밖의 요인들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블랙록 투자연구소가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공급망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이것이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동안 전세계 다국적 기업의 저임 노동력 원천이었던 중국의 노동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저탄소 에너지 경제로의 전환도 에너지 비용의 상승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물가상승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없지 않다.

알리앙스 베른슈타인의 경제학자 에익 위노그라드는 앞으로 몇년 동안의 인플레이션이 금융위기 이후 10년 평균의 1.8%에서 2.5%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촉발한 경제 위기의 결과가 어떨 지를 예측하는 건 의미가 없어 보인다. MIT 대학교 크리스틴 포브스 교수는 "우리는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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