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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최다빈 "삿포로AG 金 어머니 눈물…마음에 남아"

등록 2022.01.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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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모친상 이겨내고 평창올림픽에서 7위로 선전

"어머니 여읜 후 잘 견딘 것 같아…스스로 기특"

"대학원에서 스포츠심리 공부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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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시스】추상철 기자 = 23일 오전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경기. 최다빈이 연기를 펼친후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02.2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스케이트 부츠 문제로 멈춰섰다가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빙판 위를 떠나도 후회가 남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월말 열리는 전국 동계체육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최다빈(22·고려대) 이야기다.

최다빈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모친상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7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를 제외하고 한국 여자 싱글 선수의 올림픽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부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발목 부상이 심해진 탓에 2018~2019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2019~2020시즌 다시 빙판 위에 돌아왔지만, 국제대회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짝짝이 부츠'를 신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던 최다빈은 "내가 신던 부츠가 단종이 돼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평창동계올림픽 전부터 부츠 문제가 있었다. 다른 부츠를 신어봤지만, 딱 맞는 부츠를 찾기가 힘들었다"며 "하지만 부츠 문제 때문에 은퇴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부츠 때문에 평창올림픽 다음 시즌을 아예 쉬었다.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심적으로 지쳤다"며 "'부츠 때문에 그만두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가, 없으면 없는대로 현재 상황에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을 바꿔 먹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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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시스】추상철 기자 = 11일 오후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팀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경기. 최다빈이 화려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18.02.11. scchoo@newsis.com

최다빈은 "2019~2020시즌에 복귀한 후 정말 열심히 했다. 올림픽을 준비할 때 만큼 열심히 했다"며 "다시 한 번 불태우고 났더니 이번 시즌을 끝나고 은퇴해도 후회가 남지 않겠더라"고 은퇴 결심 이유를 밝혔다.

현역으로 나서는 마지막 대회가 국내 대회인 것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최다빈은 "원래 지난해 12월 개최 예정이던 루체른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려고 했다. 하지만 대회가 취소돼 동계체전이 마지막 대회가 됐다"며 "마지막 국제대회에서 잘하고 싶어 의상도 새로 준비하고, 스케이트 부츠도 마지막으로 찾아봤다. 대회가 취소돼 아쉽다"고 털어놨다.

5살이던 2005년 피겨를 시작한 최다빈은 2007년 '김연아 장학생'으로 뽑힐 만큼 유망주로 손꼽혔다. 성장을 거듭한 최다빈은 국내 여자 싱글 간판 선수로 맹활약했다.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과 같은 해 세계선수권대회, 평창동계올림픽이 최다빈이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는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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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일본)=뉴시스】최동준 기자 = 25일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 마코마나이 빙상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다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2.25. photocdj@newsis.com

최다빈은 2017년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피겨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암 투병 중이었던 어머니에게 큰 선물이 됐다.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국제대회에서 따낸 첫 메달이었고,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다"며 "금메달을 딴 뒤 숙소로 돌아갔는데 엄마가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그 장면이 마음에 남는다"고 말했다.

한 달 뒤 최다빈은 다시 한 번 한국 피겨에 낭보를 선사했다. 최다빈이 2017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위를 차지하면서 한국은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출전권 2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최다빈은 "평창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는 대회라 부담이 컸다. 출전한 대회 중 부담감이 가장 컸던 것 같다"며 "쇼트프로그램 때 너무 긴장해서 눈물이 날 뻔 했다. 부담 속에서도 잘 마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2016~2017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뒤 평창올림픽 시즌을 준비하던 최다빈은 큰 아픔을 겪었다. 암 투병 중이던 그의 어머니는 2017년 6월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를 여읜 아픔 속에서도 묵묵히 올림픽을 준비한 최다빈은 평창올림픽에서 7위를 차지하며 한국 피겨에 의미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최다빈은 "엄마가 돌아가신 뒤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다. 마음을 추스를 시간도 없이 경기를 치르고, 훈련을 해야했다. 당시에는 실감도 나지 않고, 정신도 없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우울하고 무기력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다가 평창올림픽을 두 달 반 정도 앞두고 정신이 번쩍 드는 순간이 있었다. 이 정도만 노력해서는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그래서 독하게 올림픽을 준비했다. 지나고 난 뒤에 보니 '잘 견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잘 견뎌서 기특하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다빈은 동계체전을 위해 훈련을 하는 한편 '제2의 인생'도 준비 중이다. 올해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를 졸업하는 최다빈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스포츠심리를 전공할 계획이다.

현역 은퇴 이후 고려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은 김연아에게 조언도 구했다는 최다빈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운동 선수에게 심리가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느꼈다. 컨디션이 최상이어도 안 풀릴 때가 있지 않나'라며 "심리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단지 스포츠심리만 공부하는 것은 아니다. 최다빈은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피겨 심판 교육도 들을 것"이라며 "아직 어린 나이라 선택의 폭을 넓히는 시간을 갖고 싶다. 여러가지를 많이 경험해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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