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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심포니 첫 외국인 감독 "음악 열정 나누는 모험 설레"

등록 2022.01.27 06:00:00수정 2022.01.27 08: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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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다비트 라일란트 제7대 예술감독 취임
벨기에 출신 '독일·프랑스' 음악적 DNA
빈 악파→독일 낭만주의·프랑스 레퍼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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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새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 (사진=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2022.01.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한국에서 음악적 풍요로움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모험을 하게 돼 기대가 매우 큽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3년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 23일 취임연주회로 한국 관객들과 첫인사를 마친 코리안심포니 첫 외국인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술감독에 지명된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느끼고 있다"며 "취임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했는데, 최고의 기량으로 음악에 대한 열정을 관객과 나눠서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외국인 첫 예술감독이라는 타이틀보다 자신을 한 사람의 음악가로 봐달라는 그는 음악의 보편적인 힘을 강조했다. "무대에서 관객들과 음악을 나누면 그게 얼마나 진실된 표현인지 매일 체감한다"고 했다.

"음악을 보편적인 언어라고 하잖아요. 어디에 있든지 문화의 특수성을 잊게 해주죠. 저 스스로 외국인 지휘자나 외국인 예술감독이라고 정의하지 않아요. 예술가에겐 지구촌이라는 말이 맞죠. 여권의 국적은 중요하지 않아요. 여러 대륙을 다니고 다른 문화권, 다른 사람들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나누는 게 중요하죠. 그럴 때 더 풍요로워져요."

◆"코리안심포니 역량 키워 최고의 음악 선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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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새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 (사진=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2022.01.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4년 전 코리안심포니와 처음 인연을 맺은 그는 지난해까지 세 차례 호흡을 맞췄다. "첫 호흡 때 세심하면서도 유연한 태도로 관객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나누는 모습에 끌렸다. 두 번의 오페라 공연과 한 번의 교향악 공연을 통해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한국도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코리안심포니의 장점으로는 개방성을 꼽았다. "유럽 오케스트라의 경우 교향악, 오페라 등 특화된 하나의 강점을 내세우는데 코리안심포니는 모두 유연하게 공존하죠. 새 프로젝트에 열려있는 자세도 여러 차례 확인했어요. 젊은 작곡가 양성이나 지휘자 콘테스트 등 현대음악을 이끌어갈 주역을 양성하고 협업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점이 개방적이죠."

새롭게 출발하는 예술감독으로서 오케스트라가 성장하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전 세계 어느 오케스트라나 보완할 점이 있고, 그걸 발전시키는 게 예술감독의 역할이자 책임"이라며 "사소한 것까지 포착, 각각의 역량을 키워 최고의 음악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벨기에 출신으로 독일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를 두고 있는 그는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모두 구사하며 두 문화가 공존하는 환경에서 자랐다. 그 때문에 프랑스와 독일, 두 문화를 아우르는 음악적 DNA와 감수성을 지니고 있다. 베를리오즈, 드뷔시, 라벨 등 프랑스 음악과 슈만, 슈트라우스 등 독일의 낭만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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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 취임연주회. (사진=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2022.0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앞으로 세 시즌 동안엔 하이든과 모차르트로 대표되는 빈 악파와 슈만, 바그너를 포함해 베토벤에 이르는 독일의 낭만주의 그리고 19세기 중반과 20세기 프랑스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18세기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 음악에 굉장한 애착이 있어요. 규모가 크거나 특화된 오케스트라만 연주한다고 생각하지만, 위대한 음악가들의 레퍼토리를 늘리는 걸 수행해야죠. 독일과 프랑스 두 문화권이 혼재된 낭만주의도 나누고 싶어요. 저는 독일적 접근, 프랑스적 인식을 모두 갖고 있죠. 음악을 재창조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도 2022년을 사는 음악가의 사명이에요."

◆"'국립' 단어 상징성 무게감…책임에 깊이 공감"

그는 2018년부터 프랑스 메스 국립오케스트라와 스위스 로잔 신포니에타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독일 뮌헨 심포니 오케스트라 객원 수석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는 '슈만 게스트' 명예 칭호를 받아 객원 지휘를 펼치고 있다.

이번 취임 연주의 대미도 슈만의 교향곡 2번이 장식했다. 정신의 병마와 싸우며 인생 최악의 시기를 보내던 때에 슈만이 작곡한 곡이다. 그는 "슈만 전문가라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며 "하지만 무의식적인 친근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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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새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 (사진=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2022.01.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단원들에게 리허설 때 말한 건 흑과 백, 양자 선택이 아닌 공존을 표현하는 음악이라는 점이었죠. 절망과 희망이 동시에 드러나는 순간이죠. 취임연주로 택한 건 코리안심포니가 하지 않은 걸 찾았는데 최근 3년을 보니 슈만이라는 선물이 남아있었어요. 그의 음악은 어두운 면이 많은데, 이 곡만큼은 강렬한 기쁨이 분출돼요."

현대 창작곡에도 관심을 보여온 그는 취임 연주 첫 곡으로 작곡가 진은숙의 오페라를 택하기도 했다. 작곡가로 음악을 시작해 2015년 지휘자로 영역을 넓힌 그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한국 작곡가 육성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음악적 우수성도 있지만 영화처럼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음악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지휘자 이전에 작곡가였기에 한국만의 표현이 궁금했죠. 음악에서 그 뿌리가 드러나요. 한국적 뿌리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작곡가의 곡들을 코리안심포니에서 선보이고 싶어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리안심포니 이름에 '국립'을 넣어 변경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두고 KBS교향악단이 반발하는 가운데, 두 교향악단 모두 올해 새 외국인 감독이 취임해 주목을 받고 있다.

라일란트는 "국립이라는 말은 굉장한 무게감이 있다. 이제 막 부임한 예술감독이지만, 국립 단어의 상징성과 힘이 있는 만큼 책임을 동반한다는 데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을 낯설고 어렵게 느끼는 대중들이 호기심을 갖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젊은 음악가를 키우는 중요한 의무가 있죠. 그 이름을 달게 된다면 한국의 음악적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책임도 생겨요. 이름에 걸맞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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