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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히 번지는 오미크론…'접종 속도전' 해법 부상

등록 2022.01.26 16:22:03수정 2022.01.26 22: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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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확진자 사상 첫 1만명 돌파

의료체계 과부하·사회기능 마비 우려

예방 효과 높이고 인명피해 줄이려면

미접종자 1천만명 접종 수용도 높여야

[안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오미크론 대응 단계 전환이 본격 시행된 26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보건소의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안성을 비롯해 광주, 전남, 평택 등 4개 지역에서는 오늘부터 60세 미만인 경우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한 뒤 양성이 나오는 경우에만 PCR검사를 받을 수 있다. 2022.01.26.jtk@newsis.com

[안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오미크론 대응 단계 전환이 본격 시행된 26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보건소의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안성을 비롯해 광주, 전남, 평택 등 4개 지역에서는 오늘부터 60세 미만인 경우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한 뒤 양성이 나오는 경우에만 PCR검사를 받을 수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의료체계 과부하, 사회 기능 마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 감염 예방 효과를 높이고 인명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만3012명으로, 지난 2020년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1만 명을 넘겼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은 기존 델타에 비해 중증화율이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전파력이 매우 높아 의료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층은 감염되면 위중증으로 악화하기 쉽다. 의료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중증 코로나 환자가 넘쳐나면 투석이나 분만, 수술 등이 필요한 일반 중환자도 진료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오미크론은 확산 속도가 빨라 사회 기능 마비도 야기할 수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가령 3만에서 5만 명 정도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보통 확진자 1명당 자가격리자 3명이 생겨 하루 자가격리자 수가 20만 명 정도가 되고, 자가격리기간(7일)을 적용하면 100만 명 이상이 자가격리된다"며 "이 경우 사회 기능이 잘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응하는 최선의 해법은 백신 접종 수용도를 높이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텍사스대의대와 화이자, 바이오엔테크 연구진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3차 접종하면 오미크론 변이를 적어도 4개월 간 막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앞서 영국에서도 화이자 백신을 3차 접종한 후 10주차 때 항체가 83%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31일부터 12월25일까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중 절반 이상(53.2%)이 백신 미접종자로 확인됐다. 국내 코로나19 미접종자는 약 1000만 명에 달한다.  백신 접종 지연에 따른 피해 사례는 다른 나라에서도 확인된다. 일본은 3차 접종이 지연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5일 6만2613명으로, 처음으로 6만명대를 넘어섰다. 같은 날 코로나19 사망자 수도 42명으로, 최근 3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코로나 백신 2차까지 맞은 사람은 4384만 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접종률은 85.4%다. 3차 접종(부스터샷)을 마친 사람은 2554만 명으로, 인구 대비 접종률은 49.8%다. 이철우 국제백신연구소(IVI) 책임연구원(예방의학 전문의)은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1·2차 백신 접종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않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백신 접종이 금기시되는 사람들 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접종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예방접종은 언제나 (접종을 하지 않은)마지막 10%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가장 어렵다"며 "남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접종에 참여하도록 하려면 추가적인 전략이 필요한다. 미접종자마다 접종을 주저하는 이유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예방접종 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접종률이 낮은 청소년의 백신 접종 수용도를 높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2~17세 청소년은 전체 확진자의 29%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2차 접종률은 50%를 겨우 넘겼다. 법원이 청소년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며 청소년들이 자주 찾는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시설에 대한 정부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를 집행정지해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면 백신 이상 반응(부작용)에 대한 보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있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6일 0시 기준 코로나 백신 이상 반응 누적 신고 건수는 43만4914건이지만, 백신접종과 이상 반응 간 인과성이 인정돼 정부가 피해보상금을 지급한 비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정부가 '백신 이상 반응 인과성 심의 기준' 중 '4-1'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피해자에 한해 접종과 이상반응 간 인과관계를 인정해주겠다고 했지만, 그 대상이 1만2000명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여전히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접종자의 접종과 이상 반응 발생 시기가 시간적 개연성이 있지만 자료가 불충분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면 '백신 이상 반응 인과성 심의 기준' 중 4-1로 판정해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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