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4캔 만원 맥주 사라지는데 수제맥주 업계는 '환영'…왜?

등록 2022.01.27 01:00:00수정 2022.01.27 05:27:0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편의점 '4캔 1만원' 맥주 시장의 역사가 막을 내리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10년 가까이 수입맥주를 중심으로 4캔을 1만원에 할인판매 했지만, 최근 4캔 묶음 판매가격이 1만1000원으로 오르고 있다.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맥주의 공급 단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가격 인상을 시행한 곳은 수입맥주다. 작년 12월 하이네켄 코리아는 대표제품인 하이네켄과 타이거, 에델바이스, 데스페라도스, 애플폭스 등의 4캔 묶음행사 가격을 1만1000원으로 인상했다. 같은 달 오비맥주가 수입·판매하는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등과 하이트진로의 블랑1664, 산미상사의 산미겔 등도 4캔에 1만10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이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수제맥주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제주맥주는 다음달 1일부터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등 제품 6종의 편의점 판매 묶음 행사를 4캔 1만1000원으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수제맥주 점유율 1위인 제주맥주가 가격을 올리면서 다른 수제맥주 업체들도 가격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맥주업계가 가격을 인상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치솟는 주요 원부자재 가격 급등, 물류비 인상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맥주 제조 원재료인 맥아, 홉 등이 최소 20%~최대 60% 상승했으며(수제맥주 업계 내부 데이터 2021년 평균 구매가격 대비 22년 현재 구매가격 기준),  알루미늄이 국제 시세 기준 2020년 12월 대비 2021년 12월 각각 20.4%, 33.5% 상승했다. 여기에 물류비가 작년 1월 대비 올해 1월 78% 상승하며 맥주 업계의 부담이 가중됐다.

4캔 1만원 맥주 가격 인상 소식에 소식에 소비자들은 "이제 편의점 맥주 사먹는 횟수 줄여야겠다", "앞으로 혼맥도 부담스럽겠네"라는 실망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를 환영하는 업계도 있다. 바로 수제맥주 업계다.

4캔 1만원 프로모션은 2011년 수입맥주들이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채택한 마케팅 전략이었으나, 이후 맥주업계의 암묵적인 가격 룰로 자리잡으면서 수제맥주 업체들도 4캔 1만원 룰을 따랐다.

4캔 1만원 시장에 편입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워, 수제맥주 업체들도 이에 맞춰 제품을 출시했다는 설명이다.

수제맥주 업계는 아무리 좋은 원재료를 넣어 만든 맥주도 4캔 1만원이라는 암묵적인 가격 안에서 제품을 출시해야 했기 때문에,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거나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개성 있는 제품을 출시해왔던 수제맥주 업계도 울며 겨자먹기로 단순한 패키지 컬래버를 선택해 맥주를 출시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는 설명이다.

실제 작년 맥주업계에서는 CU와 대한제분, 세븐브로이가 함께 선보인 곰표맥주가 인기를 끌자, 말표 맥주, 쥬시후레시 맥주, 유동 골뱅이 맥주 등 타 산업 유명 브랜드 컬래버한 재미 중심의 다양한 수제맥주가 출시됐다.

associate_pic


이에 대해 수제맥주 업계에서는 "홈술, 혼술 트렌드와 함께 수제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저변을 넓히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일회성 이벤트 성격이 강한 굿즈 맥주 중심의 경쟁만으로는 각각의 차별화된 개성을 중시하는 수제맥주 시장의 질적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수제맥주 업계에서는 4캔에 1만원이라는 틀이 깨지면 조금 더 자유롭게 맥주 개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한 수제맥주 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정체돼 있던 4캔 1만원 시장의 변화는 오히려 한국 맥주업계에 새로운 성장 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맥주 균일가 시장이 깨짐에 따라 높은 품질과 새로운 시도를 한 맥주들이 2캔 1만원, 3캔 1만원 등으로 묶여 출시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맥주 시장의 프리미엄화를 전망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수제맥주에는 때로는 비싸고 구하기 힘든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간다", "지속적으로 맛을 개발·연구해야 하고 장비들도 새로 세팅해야 해서 원가가 높다"며 "그런데 그간 4캔에 1만원이라는 가격에 맞추다보니 도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제맥주 업계에서는 4캔에 1만원이라는 암묵적 가격의 틀이 깨지는 것을 기회로 보고 있다"며 "맥주의 가격이 아닌 품질경쟁 시대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