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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구속영장' 신청 안받는다는 공수처…"묘수" "이해 안돼"

등록 2022.01.26 16:23:21수정 2022.01.27 12: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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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공수처, 경찰 체포·구속영장 신청 받지 않기로
법조계 의견 분분…"검찰에 일 떠넘겨" 분석도
유보부 이첩은 검찰에 한 발 물러났다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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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6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2022.01.26. kkssmm99@newsis.com


[과천=뉴시스] 고가혜 하지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공소권 유보부 이첩', '영장 청구권' 등 검찰과 갈등을 일으켜 온 사건사무규칙 일부 조항을 수정 및 삭제했다. 이중 일부는 공수처가 권한을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기에 법조계에서는 그 의도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 시선도 있다.

공수처는 26일 ▲선별 입건 제도 폐지 ▲수사·기소 분리 사건 결정제도 도입 ▲공소권 유보부 이첩 조항 삭제 ▲경찰의 체포·구속영장 신청 접수 조항 삭제 등 변경사항을 담은 공수처 사건사무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입법예고했다.

특히 공수처는 이 과정에서 검찰과 갈등을 빚어온 유보부 이첩, 경찰의 영장신청 접수 조항 일부를 삭제했는데, 이중 영장 부분은 스스로 권한을 포기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월 공수처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공수처 검사의 영장청구권 등 직무범위를 정한 제8조4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헌재는 해당 조항이 헌법상 검찰의 영장청구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에 대해 "헌법에 규정된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인 검사로서 공익의 대표자이자 수사단계에서의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그에 부합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지, 검찰청법상 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공수처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공수처는 경찰이 공수처로부터 판·검사의 공직범죄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하는 경우 압수수색 및 체포·구속영장 신청을 검찰에만 하는 것은 공수처법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자체 사건사무규칙을 제정하면서 25조 3항에 경찰이 공수처에도 영장을 신청할 수 있음을 전제로 ▲체포·구속영장 ▲압수수색·검증 영장 ▲통신제한조치허가서 및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허가서 ▲그외 강제처분에 대한 허가서를 접수하도록 명시했다.

그런데 공수처는 이번 개정안에서 경찰이 신청할 수 있는 영장 항목에서 체포·구속영장을 삭제하고 압수수색 등 나머지 영장만 신청을 받도록 규칙을 다시 변경했다. 압수수색 등 수사 개시·진행을 위한 강제처분과 달리 체포·구속은 신체의 자유를 억제하는 중대한 결정인데, 경찰이 검찰과 공수처에 선택적으로 영장을 신청하게 되면 형사사법절차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공수처 측의 설명이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규칙을 변경한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태영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상적으로 대물 강제처분과 대인 강제처분은 같이 처리해야 한다. 압수수색을 하면서 동시에 체포할 수도 있고, 체포하면서 압수수색을 할 수도 있어야 효율적이고 빠른 수사가 진행될텐데 왜 분리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전통적인 수사기관이 영장 청구권에 관여를 안하면 난센스가 아닌가. 손이 두개가 있는데 왜 하나를 삭제해서 검찰에 주느냐"며 "하나를 포기할 거면 차라리 영장청구권 전체를 검찰에 맡긴 뒤 어느 정도 수사가 된 것만 손보는 것이 공수처의 업무를 줄이는 방법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짚었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서경대 교수)는 "어차피 공수처가 기소권을 갖고 있는 사건은 다시 공수처로 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경찰과 마찰도 피하고 검사에게 짐을 떠넘기는 묘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영장실질심사에 검사도 들어가야 하는데 인적·물적 여건상 이 과정은 검찰에 맡기고, 공수처는 영장 발부 후에 정리된 자료로 사건을 진행하는 것이 더 편할 것"이라며 "오히려 귀찮은 일은 검찰이 하는 것이기에 공수처 위상을 검찰 상위기관으로 하는 셈"이라며 그 의도를 비판했다.

한편, 공수처는 이번 개정안에서 검찰 갈등을 격화시켰던 '공소권 유보부 이첩' 조항도 삭제했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 발 물러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공수처는 이성윤 서울고검장 사건과 이규원 검사 사건 등을 검찰에 재이첩하며 최종 기소권은 공수처가 행사하겠다고 요구했지만 검찰은 이를 거부하고 지난해 4월 이규원 검사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공수처는 사건사무규칙 25조 2항 말미에 "처장은 해당 수사기관의 수사 완료 후 사건을 수사처로 이첩하여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며 유보부 이첩을 명시했고, 검찰과의 갈등은 더욱 커졌다.

이번 개정안을 공개하면서 공수처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조건부 이첩이 필요하나, 다른 수사기관과의 협력적 관계 구축 등을 위해 사건사무규칙에서는 관련 조항을 삭제한다"며 "이는 조건부 이첩을 명문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이나 향후 사법부의 판단 등을 통해 해결하기로 하겠다"고 삭제 이유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유보부 이첩은 학계에서도 논문 등을 통해 반대의견이 나오는 등 논란이 됐으니 일단은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규원 사건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법원에서 공소권 남용으로 판단해 유무죄 판단 없이 공소를 기각할 것인지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보이는데, 이는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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