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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탈루냐, 400년 전 '마녀사냥' 희생자 1000여명 사면 결의

등록 2022.01.27 15:41:32수정 2022.01.27 18: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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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8세기 마녀사냥 성행…책임 전가 위해

올빼미 변신, 숙취 유발 등 황당 혐의로 기소

카탈루냐 마녀재판 성행…유럽 최초 '마녀 법'

카탈루냐 지방의회 "피해자 1천 명 사면 결의"

[에르푸르트(독일)=AP/뉴시스] 2019년 4월30일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마녀 복장을 한 여성이 기독교 전통 행사인 발푸르기스의 밤을 기념하며 불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2022.01.27. <*해당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이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에르푸르트(독일)=AP/뉴시스] 2019년 4월30일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마녀 복장을 한 여성이 기독교 전통 행사인 발푸르기스의 밤을 기념하며 불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2022.01.27. <*해당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이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재민 인턴 기자 = 수백 년 전 마녀사냥으로 억울하게 처형당한 피해자들을 사면하는 결의안이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통과됐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회에서 400여 년 전 마녀사냥으로 기소된 1000여 명의 사람을 사면했다.

마녀사냥은 15∼18세기 유럽 전역에서 수많은 사람을 소위 ‘마녀’로 몰아 처형한 사건이다. 마녀사냥은 자연재해가 발생하거나 전염병으로 아이들이 죽는 등 사고가 발생할 때 책임을 돌리기 위한 목적으로 벌어졌다. 당시 유럽 전역에서 1580∼1630년 사이에만 약 5만 명의 사람들이 마녀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이 중 80% 정도가 여성이었다.

이들은 올빼미로 변신한 혐의, 악마를 만난 혐의, 이웃의 숙취를 유발하는 주문을 건 혐의 등 황당한 이유로 기소됐다. 마녀로 몰린 사람들은 손톱을 뽑거나 바늘로 찌르는 등 고문을 당했으며, 이에 피해자들이 고문을 버티지 못하고 자신이 마녀라며 거짓 자백을 하기도 했다.

스페인 카탈루냐에서는 1424년 유럽 내에서 처음으로 '마법'을 규제하는 '마녀 법'이 통과됐다. 유럽 내 다른 국가와 달리 스페인에서는 마녀재판이 흔하지 않았지만, 예외적으로 카탈루냐 지역에서는 마녀사냥이 성행했다. 카탈루냐에서는 전문 '마녀 사냥꾼'이 있었으며, 마녀 사냥꾼 한 명이 33명의 여성을 마녀로 몰아 처형케 하는 사건도 있었다.

파우 카스텔 바르셀로나대학 근대사 교수는 "카탈루냐 지역에서 특히 마녀사냥이 횡행했다"며 "이곳은 당시 봉건 영주들의 절대적 권력 아래 있었기 때문에 자백만으로도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있었다"고 했다. 또 그는 카탈루냐 마녀들은 대부분 화형이 아닌 교수형에 처했다며 "귀중한 장작을 낭비하지 않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페레 아라고네스 카탈루냐 주지사는 마녀사냥을 "제도화된 여성 살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앞서 최근 100여 명의 유럽 역사학자들이 스코틀랜드, 스위스, 노르웨이 등에서 마녀사냥으로 희생된 여성들의 신원 복권을 주장하며 "그들은 마녀가 아니라 여성이었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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