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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등급제 찬반 팽팽…"인분 섞인 시멘트" vs "전세계 유래 없어"

등록 2022.01.29 18:00:00수정 2022.01.29 18: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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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소비자·환경단체, 토론회서 시멘트 성분표시 및 등급제 도입 주장
"폐기물 투입된 시멘트, 새집증후군과 아토피 유발 원인으로 지목"
시멘트 업계 "전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등급제…현실 무시한 주장"
"폐기물 사용한 시멘트, 중금속·방사능 안전성에 전혀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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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공장서에서 연료로 사용하는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뉴시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시멘트 성분표시와 등급제 도입을 두고 소비자·환경단체와 시멘트 업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민단체는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폐기물을 부원료로 사용하면서 새집증후군과 아토피 유발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시멘트 성분표시와 등급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멘트업계는 폐기물이 포함된 시멘트도 중금속 함량에는 큰 차이가 없고. 시멘트 등급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29일 정치권과 시멘트업계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강훈식 의원은 지난 26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 환경재단, 한국여성소비자연합 등과 함께 '폐기물 시멘트 성분표시 및 등급제 도입'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 노웅래 의원은 "각종 폐기물, 심지어 인분까지도 투입된 시멘트는 새집증후군과 아토피 유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며 "국민 90%가 폐기물 시멘트의 성분표시와 등급제를 원하고 있는 만큼, 관리기준을 시급히 마련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멘트는 석회석과 점토, 규석, 철광석 등을 주원료로 하는데 환경부가 지난 1999년 '폐기물 관리법' 개정을 통해 폐기물을 시멘트의 부원료와 보조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시멘트 제조 과정에 폐기물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날 토론회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구자건 전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값싼 폐기물로 만든 시멘트를 친환경 시멘트로 둔갑시켜 활용하고 있다"며 "시멘트의 유해성 및 위험성은 이미 국제적으로 입증됐으므로 폐기물 시멘트에 친환경 시멘트라고 명명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병성 전국시멘트대책위원회 상임대표는 "스위스는 시멘트 제품에 탈륨 기준을 정하고 있고, 프랑스 역시 16가지 중금속을 관리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준조차 설정되어 있지 않다"며 "인분이 섞인 시멘트는 실내 수분을 빨아들인 뒤 가스를 뿜어내게 되며, 이 가스에 새집증후군과 아토피를 유발하는 암모니아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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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노웅래, 강훈식 의원은 지난 26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 환경재단, 한국여성소비자연합 등과 함께 '폐기물 시멘트 성분표시 및 등급제 도입'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토론회에서는 국내 시멘트 공장에서 사용되는 폐기물이 88종으로, 이는 일본(20종), 독일(25종), 미국(34종) 등 타 국가보다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국민의 알 권리와 건강을 위해 폐기물을 사용하는 시멘트의 성분표시 및 등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같은 시멘트 성분표시와 등급제 도입 주장에 업계는 "현실을 무시한 주장"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국내 주요 7개 시멘트 생산회사를 회원으로 하는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석탄재, 폐타이어, 폐합성수지 등 순환자원을 사용하더라도 중금속 함량 변화는 큰 차이가 없다"며 "이는 객관적인 데이터로도 확인되는 사항이고, 전세계 어디에서도 이를 문제 삼지 않는 상황에서 유독 국내에서만 등급제 도입 등 규제를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환경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산 11종 및 외산 1종 시멘트의 중금속 및 방사능 물질 검출 추이 분석결과'에 따르면 현재 국내 유통 중인 시멘트제품 12종은 중금속·방사능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환경부 소속 환경과학원에 따르면 폐기물을 대체 원료나 보조연료로 사용해 만든 포틀랜드 시멘트 제품 10종의 13년(2008~2021년)간 검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6가 크롬 평균 농도가 자발적협약 기준치 이하인 8.6㎎/㎏로 나타났다.

중금속의 13년간 평균 농도 조사에서도 비소(9.9∼19.7㎎/㎏)·카드뮴(0.1∼10.1㎎/㎏)·수은(0.0∼0.2㎎/㎏) 등은 평균 검출 농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시멘트협회는 시멘트 제조에 사용되는 폐기물에 인분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시멘트공장에서 재활용되는 슬러지는 발생된 하수 등을 그대로 재활용 하는 것이 아니라, 처리장에서 물리·화학적 전처리 과정을 거쳐 안정화된 슬러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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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공장서에서 연료로 사용하는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뉴시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시멘트 업계는 폐기물을 부원료와 보조연료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탄소배출 저감에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간 시멘트업계는 고온의 소성 공정을 위해 화석연료인 유연탄을 사용해왔는데 유연탄은 연소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시멘트업계는 유연탄을 대체하는 부연료로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 가연성 폐기물 사용하고 있다.

실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배재근 교수의 '시멘트산업의 폐기물 재활용에 따른 국가 경제 기여효과 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순환자원 재활용에 따른 국가 경제적 편익이 연간 503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 교수는 "시멘트산업은 폐기물이 시멘트소성로에 투입되어 원료 및 연료로 최대한 재활용되고, 시멘트제품으로 반복 사용되는 순환경제의 대표적인 산업"이라며 "유럽의 사례를 모델로 삼아 국가 차원에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급증하는 일회용품을 처리하는 방법은 매립이나 소각뿐인데, 시멘트업계에서는 폐기물을 재활용하면서 에너지절감과 탄소 배출까지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미 전 세계적으로 문제없이 활용되고 있는 시멘트산업에서의 폐기물 재활용을 유독 국내에서만 등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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