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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 집사 겨냥 '동물 진료비 경감' 공약…실현 가능성은?

등록 2022.01.30 07:30:00수정 2022.01.30 07: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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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 '동물병원 표준수가제' 공약

같은 질병 어디서나 동일 비용 부담이 핵심

"의료행위·절차 담은 진료항목 표준화부터"

[서울=뉴시스] 대선을 한달 여 앞둔 가운데 국내 1500만 명에 달하는 반려인, '댕댕이 엄빠(멍멍이 엄마 아빠)', '냥이 집사(고양이 집사)'의 표심을 얻기 위한 '반려동물 진료비 경감' 공약도 주목받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2021.10.07

[서울=뉴시스] 대선을 한달 여 앞둔 가운데 국내 1500만 명에 달하는 반려인, '댕댕이 엄빠(멍멍이 엄마 아빠)', '냥이 집사(고양이 집사)'의 표심을 얻기 위한 '반려동물 진료비 경감' 공약도 주목받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2021.10.07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대선을 한달 여 앞둔 가운데 국내 1500만 명에 달하는 반려인, '댕댕이 엄빠(멍멍이 엄마 아빠)', '냥이 집사(고양이 집사)'의 표심을 얻기 위한 '반려동물 진료비 경감' 공약도 주목받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따라 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동물병원 표준수가제' 공약을 잇따라 내놨다. 동물병원 표준수가제란 현재 병원에 따라 최대 6배 가량 차이가 나는 반려동물 진료비를 진료 항목별로 일괄적으로 정하는 제도다. 반려인이 반려동물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을 경우 같은 질병이라면 어디서나 똑같은 비용을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

윤 후보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동물복지공단을 설립해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다빈도 고부담 질환에 대해 '표준수가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높은 반려동물 진료비는 반려인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면서 "표준수가제를 도입해 반려인의 부담을 덜어드리겠다"고 선언했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반려동물 진료비 경감' 공약을 발표한 것은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집콕' 장기화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반려문화가 확산하면서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29.7%(604만 가구)로, 3가구 중 1가구 꼴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도 약 1448만 명에 달했다.

현재 동물 진료비는 병원이 '부르는 게 값'이다. 병원별로 임대료, 약품비, 인건비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책정해서다. 서울시 동물병원 193곳의 진료비를 조사한 결과 적게는 2배, 많게는 6배까지 차이가 났다는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도 있다. 같은 진료항목이라도 최대 수십 배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야 대선 후보가 동물 진료비를 낮추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이유다.

문제는 공약이 현실화될 가능성이다. 반려동물 진료비 경감은 동물병원에 대한 반려인의 불신을 줄이고 병원과 반려인 간 갈등 해소를 위해 바람직하지만, 현실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표준수가제 도입에 앞서 특정 진료나 수술 때 동물병원 수의사가 행해야 할 의료 행위나 절차 등을 담은 '진료항목 표준화'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현재 동물 진료는 사람과 달리 진료항목조차 표준화돼 있지 않다"면서 "표준수가제 도입을 논하기에 앞서 질병별로 치료할 때 필요한 진료 행위에 대한 가이드라인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병원마다 의료 행위나 절차가 다른 상태에서 표준수가제가 도입되면 같은 '슬개골탈구교정술'이라도 엑스레이, 혈액검사 같은 진료 행위를 줄여 진료비가 저렴한 병원을 좋은 병원으로 여기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동물병원 표준수가제 공약이 나오기 전부터 진료항목 표준화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진료항목을 표준화하려면 반려동물의 모든 질환과 수의사의 치료 행위에 고유의 코드를 부여해 질병별 진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려동물 질환의 종류가 워낙 많아 막대한 시간과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물병원 진료비 공개·비교 앱 '펫프라이스'를 운영하는 박홍성 대표는 “표준수가제 등 도입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현실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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