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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 말고도 원자재 가격 다올라…배터리업계 '긴장’

등록 2022.03.14 04:04:00수정 2022.03.14 1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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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플레이션 영향 크고, 전쟁 영향 있어…엎친데 덮친격"

[서울=뉴시스] 10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지난 9일 기준 t당 4만2995달러로, 전년 대비 132.5% 폭등했다. 전월(2만3550원) 대비로는 약 1.8배 올랐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10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지난 9일 기준 t당 4만2995달러로, 전년 대비 132.5% 폭등했다. 전월(2만3550원) 대비로는 약 1.8배 올랐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최근 니켈 가격이 이틀간 235% 폭등한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로 사용되는 다른 광물들의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어 배터리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14일 업계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가격은 4일 t(톤)당 2만8700달러에서 7일 4만2200달러, 8일 10만달러 이상으로 급등해 거래가 중단됐다. 이틀 만에 235%나 뛰었다. 이에 LME는 니켈 매매를 정지시키고, 중단 조치를 이달 13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니켈값 폭등은 국제사회의 대(對) 러시아 경제제재와 차익을 노린 중국계 거대자본의 시장 교란으로 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는 세계 니켈 공급의 10%를 차지하는 세계 3위 니켈 보유국이다. JP모건에 따르면 러시아 니켈 생산업체 노르니켈은 전 세계 배터리용 니켈의 15∼20%를 공급한다.

리튬과 알루미늄 가격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리튬 가격은 kg당 9만95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5565원) 대비 약 600% 올랐다. 최근 3개월 간 230% 상승했다.

니켈 가격 급등으로 배터리 업계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대안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를 비롯해 폭스바겐·포드·BMW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채용을 늘리면서 리튬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크게 상승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알루미늄 생산국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알루미늄 가격은 3개월 전(지난해 12월초) t당 2625달러에서 이달 7일 3984.5달러까지 치솟았으며 10일 3535달러를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재한우크라이나모임 회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러시아 규탄 및 전쟁 중단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2022.03.12.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재한우크라이나모임 회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러시아 규탄 및 전쟁 중단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2022.03.12. [email protected]

알루미늄은 대다수 배터리 업체들이 완성차업체와 가격 연동 계약을 맺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루미늄 가격이 급등해 납품가가 상승하면 배터리업체들이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주요 원자재를 러시아가 아닌 중국, 호주 남미 등에서 공급받고 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는 물론 인플레이션과 공급난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고 배터리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가격이 올라 전기차 시장 확대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대기업 한 관계자는 "러시아 생산 비중이 높은 광물은 니켈과 알루미늄인데, 알루미늄도 러시아 변수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면서도 "공급 자체는 문제 없지만 수익성은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러시아에서 사들이는 원자재는 없지만, 시장에서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준다. 최근 완성차업체들이 차량 가격을 다들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기화되면, 전기차 시장 확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파우치형 배터리인 LG에너지솔루션(맨 왼쪽) 및 SK이노베이션(가운데) 배터리와 각형 배터리인 삼성SDI배터리 (사진=각사 취합)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파우치형 배터리인 LG에너지솔루션(맨 왼쪽) 및 SK이노베이션(가운데) 배터리와 각형 배터리인 삼성SDI배터리 (사진=각사 취합) *재판매 및 DB 금지

또다른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완성차업체들이 테슬라처럼 가격을 올리거나 할 것"이라며 "완성차업체나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빨리 해야하는 상황에서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전기차 1위 사업자 테슬라는 미국과 중국에서 주력 차종의 가격을 올렸다. 테슬라는 지난 9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델 Y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모델 3 롱레인지 세단의 가격을 각각 1000달러(약 123만원)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생산한 동일 차종의 가격도 1만위안(약 194만원)씩 인상한다고 했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원자재 가격이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전기차 가격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전기차 시대 도래가 미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영향도 크고, 전쟁 영향도 있다.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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