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인권위, 성평등 정치대표성 확보 권고해야"

여성할당제 등 포함한 의결 사안

단체 "기득권 남성이 정치 독점"

"여성도 대표자로 나설 수 있어야"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세계 여성의 날' 114주년인 지난 8일 서울시청 앞 도로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세계 여성의날 정신 계승 성평등 운동회에서 민주노총과 산하 여성단체 등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2.03.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여성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성평등한 정치대표성 확보' 권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여세연)는 14일 인권위 전원회의에 앞서 '성평등한 정치대표성 확보를 위한 권고의 건'을 의결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단체에 따르면 해당 건은 지난 2021년 말부터 인권위 상임위원회에 두 차례 상정됐으나 의결되지 못해 전원위원회에 넘어왔다.

지난 상임위에서 일부 위원들은 성평등을 지지한다면서도 "여성할당제는 전 세계 대세로 보기 어렵다", "정당활동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세연은 "수많은 국가들이 여성할당제를 넘어 성별균형으로 나아가는 시대"라며 "인권위 상임위원들이 말하는 인권에 과연 여성이 존재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권 보장의 최전선에 서야 할 인권위가 '성평등한 정치대표성 확보'에 권고조차 못하는 상황은 남성 중심의 인권담론과 정치담론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번 대선에서 여성 유권자는 철저히 배제됐다"며 "이런 배제의 정치가 가능한 것은 소수 기득권 남성집단이 정치적 대표성을 과도하게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총선에서 당선된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로, 지난 1월 기준으로 전세계 평균인 26.1%에 미치지 못한다. 정치영역에 대표자로 나서는 여성의 수가 적어 성평등한 참정권이 실현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어 "할당제 없이 성평등 의회와 정치는 시작될 수 없다"며 "할당제는 남성 중심의 정치질서를 성평등한 정치로 변화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자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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