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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돈 때문에…아버지 강제입원시킨 패륜아, 처벌은?

등록 2022.04.0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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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후배에게 아버지와 술마시도록 부탁
알코올 중독자처럼 꾸며서 입원시켜
아버지 예금계좌서 5500만원 인출해
法 "인륜 위배되는 행위…비난가능성"
"父, 처벌 불원" 징역 1년6월·집유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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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멀쩡한 아버지를 알코올 중독자인 것처럼 꾸며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예금 수천만원을 인출한 패륜아들은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 법원은 반인륜적인 범행을 지적하면서도 아버지가 처벌을 불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박모(31)씨는 지난해 1월께 아버지가 부동산을 매도하고 받은 매매대금 등 5000만여원을 예금해놓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몰래 인출하기 위해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인 것처럼 꾸며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이 같은 계획을 실행하고자 박씨는 응급환자 이송업체를 물색해 아버지를 병원에 이송하는 방법을 문의했고, 친구 김모(30)씨와 후배 이모(23)씨를 이 사건 범행에 끌어들였다.

이후 박씨는 지난해 2월1일 후배 이씨에게 "아들 친구인 것처럼 행세하며 술을 함께 마셔달라"고 부탁했다. 이씨는 편의점에서 산 소주 5병과 쥐포 1개를 들고 박씨의 아버지 집에 찾아가 함께 술을 마셨다.

그 사이 박씨는 아버지의 집 현관 비밀번호를 눌러 잠금 해제한 뒤 응급환자 이송업체 측에 아버지를 정신병원으로 이송하도록 했다. 박씨는 정신병원 의사에게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인 것처럼 말해 입원가능 판단을 받아 강제 입원시켰다.

결국 박씨는 과거 아버지를 따라가 은행 업무를 도와주다가 은행 비밀번호를 알게 된 점을 이용해 아버지의 은행 계좌에서 9회에 걸쳐 5500만여원을 빼돌렸다.

3일 법원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7단독 이호산 부장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공동주거침입, 컴퓨터 등 사용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300시간 등을 명령했다.

이와 함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공동감금 혐의로 기소된 김씨와 이씨에게 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박씨의 범행은 자신의 아버지를 상대로 한 인륜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극히 높아 징역형 선택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씨의 아버지인 피해자가 '자녀들을 직접 양육할 수 없어 보육시설에 위탁해 자녀들이 어린시절을 자신 보살핌 없이 보내게 됐다', '박씨마저 수감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처벌되지 않기를 간곡히 탄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컴퓨터사용사기죄로 인한 피해가 실질적으로 박씨의 아버지인 피해자에게 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박씨가 구속돼 상당 기간 수용 생활을 한 점 등의 사정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나아가 "박씨에 대해 3년의 집행유예 기간 동안 사행행위에 빠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정당한 수입원에 의해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정기적으로 제출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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