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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주사 맞는 불편 해소'…체내 이식 약물 전달 기기 개발

등록 2022.04.06 15: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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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팀, 체내 이식형 약물 전달 기기 개발

배터리 교체 없이 반영구적 사용 가능…버튼으로 주입

당뇨·비만 치료제 둥 투여시 주사와 효과 차이 없어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최영빈,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팀은 피부 위에서 손쉽게 버튼 클릭으로 정교한 양의 약물을 체내에 주입할 수 있는 '이식형 약물전달 디바이스'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사진 : 서울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최영빈,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팀은 피부 위에서 손쉽게 버튼 클릭으로 정교한 양의 약물을 체내에 주입할 수 있는 '이식형 약물전달 디바이스'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사진 : 서울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체내에 이식한 뒤 버튼을 눌러 정확한 양의 약물을 손쉽게 투여할 수 있는 반영구적 장치가 개발됐다. 매일 약물을 주사로 투여하던 만성 질환 환자들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최영빈,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팀은 피부 위에서 손쉽게 버튼 클릭으로 정교한 양의 약물을 체내에 주입할 수 있는 '이식형 약물전달 디바이스'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당뇨병이나 고도비만과 같은 만성 질병을 앓는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인슐린 등의 약물을 매일 3~4회 자가 주사 투여한다. 이런 방식의 약물 투여는 바늘 공포증, 통증, 감염, 찔림 사고와 같은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체외 착용형 약물주입기가 개발된 적이 있지만 오랜 시간 피부에 접착제 스티커를 부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식형 약물주입기도 개발됐지만 배터리 교체를 위한 큰 이식 수술이 반복적으로 필요했다.

연구팀은 기존 장치의 단점을 보완해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인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무전원 기계식 구동으로 배터리 교체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크기가 작아 국소 마취를 통한 이식이 가능해 환자의 부담도 적다. 단 한 번의 체내 이식으로 버튼 클릭을 통해 약물을 정확하고 손쉽게 주입할 수 있다. 장치 안에는 충전 포트와 약물 저장소가 장착돼 있어 기기 교체 수술 없이 주사를 통해 약물을 보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체내 비만·당뇨 관련 약물 주입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기존 바늘 피하 주사 약물 투여 군 ▲디바이스 이식 버튼 클릭 약물 투여 군으로 나눠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당뇨·비만 치료제(exenatide), 인슐린(혈당 저하 유도), 글루카곤(혈당 상승 유도)을 탑재한 약물 전달 기기를 실험 군에 각각 이식해 28일간 관찰했다.

  그 결과 당뇨·비만 치료제의 경우 두 그룹 모두 음식 섭취량과 몸무게 감소 수준이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경우에도 혈당을 낮추거나 상승시키는 정도가 두 그룹에서 유사하게 확인됐다. 약물 전달 기기가 기존 바늘 주사 방식을 대체할 수 있음을 뜻한다.

또 기기를 이식하고 56일 동안 특이한 이물반응이나 독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에 약물을 바늘 주사로 투여하던 방식을 탈피해 환자 스스로 바늘 없이 편리하게 약물 주입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개발된 디바이스를 통해 환자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고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향후에는 비만·당뇨 관련 약물 이외에도 자가 주사로 투여되던 다수의 약물로 확장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약물 치료 편의성을 높이는 차세대 의공학 기술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 공학자 협회(AIChE)의 '바이오엔지니어링 앤드 트랜슬레이셔널 메디신(BIOENGINEERING & TRANSLATION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와 서울대병원 집중육성 원내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현재 이 기술은 최 교수가 교원창업한 투바이오스에 이전돼 상용화를 위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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