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인상 시 수출 채산성 악화…"5월 '빅스텝' 대비해야"

무협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기업대출 금리·원자재가격·원달러 환율 등 트리플 상승 전망

[서울=뉴시스]한국무역협회 CI.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1일 발표한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 인상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져 달러 결제 수입비용을 증가시키고, 이는 수출채산성을 악화시킨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하면서 원화 기준 원자재 수입부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수입에서 1차 산품과 중간재 수입비중이 73%에 달하기 때문에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 현상은 환율 상승과 함께 원자재 수입부담을 배가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특히 신흥국 수출기업은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신흥국의 자본유출과 경기 둔화로 이어지면서 신흥국의 수입수요가 상대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앞서 2013년 최대 48.1%에 달했던 신흥국 수출비중은 2015년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2017년 44.5%까지 3.6%p(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둔 지난 2월에도 작년 12월 대비 1.5%p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본격적인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수출기업들의 유동성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과거 미국 금리 인상기(2016년 7월~2018년 10월)에 30개월 동안 0.5%p 인상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2021년 5월부터 올 2월까지 10개월 동안 0.8%p 상승했다.

무역협회 홍지상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수요 요인(demand-pull)보다 비용 요인(cost-push)에 의해 구조적으로 장기화되면서 5월 미국의 빅스텝(0.5%p)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면서 "상반기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기업대출 완화 대책을 마련하고, 해상운임 등 수출기업의 부대비용을 절감해 원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고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엔화 약세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우리 수출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유도했던 기간(2012~2016년) 중 일본의 수출물량 증가율은 연간 1%p 미만에 불과했다. 최근 한·일 수출경합도도 2019년 0.481에서 2020년 0.471로 하락하고 있다.

보고서는 올해 일본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엔화의 실질가치(실질실효환율)가 1990년대의 절반 미만 수준으로 하락해 안전자산으로서 엔화의 위상이 크게 하락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이 엔저의 지속가능성을 낙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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